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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개인정보 유출 '약한 고리' 카드사, 이사회에 '보안 전문가' 갖춘 곳은 하나카드·비씨카드뿐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이사(왼쪽)와 최원석 비씨카드 대표이사. [씨저널] 2025년 한 해는 '정보 유출'의 해였다. SK텔레콤과 KT, 쿠팡, GS리테일 등 대기업들에서 연달아 정보 유출 사고가 터지며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을 한껏 끌어올렸다. 금융권 역시 이같은 상황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흥미로운 점은 금융권에서 정보유출 사건이 터진 두 회사가 모두 카드 회사라는
아모레퍼시픽 '뷰티 디바이스' 시장 재공략, 서경배 자체 '피부 솔루션' 플랫폼 갖추고 선발주자 추격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2025년 9월4일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열린 창립 80주년 기념식에서 중장기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씨저널] 아모레퍼시픽이 화장품 제조사를 넘어 '뷰티테크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고자 힘쓰고 있다. 이 회사는 10여 년 전 일찌감치 뷰티 디바이스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그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2025년 이후 신제품들을 연이어 내놓으며 다시금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오너경영인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회장은 앞으로 뷰티테크 시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뷰티테크는 뷰티 산업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첨단 기술을 결합해 개인 맞춤형 제품과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을 말한다. 뷰티 디바이스는 이 같은 기술이 적용돼 실제로 사용자의 스킨케어를 돕는 기기들을 가리킨다. ◆ CES 2026에서 신기술 선보여… 스킨사이트 혁신상 수상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열린 CES 2026에서 다양한 뷰티테크 제품을 선보였다. 개인 맞춤형 피부 솔루션 제공 플랫폼인 '스킨사이트(Skinsight™)', 삼성전자와 협업해 만든 'AI 피부 분석 및 케어 솔루션', 메이크온(makeON) 브랜드의 뷰티 디바이스 제품 등이 대표적이다. 스킨사이트는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과 함께 개발한 차세대 전자피부(electronic skin) 플랫폼이다. 피부의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하는 초정밀 센서를 장착했다. 속당김, 자외선 및 블루라이트, 온도, 수분 등 4가지 노화 요인을 동시에 측정해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개인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스킨사이트는 이번 CES 2026에서 뷰티테크 부문 혁신상을 수상했다. 'AI 피부 분석 및 케어 솔루션'은 삼성전자의 'AI 뷰티 미러'에 기반한 솔루션이다. 카메라 기반 광학 진단기술로 모공, 홍반, 색소, 주름 등 피부 상태를 정밀 분석하고, 45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스킨케어를 제안한다. '스킨사이트'와 'AI 피부 분석 및 케어 솔루션'에서 나온 결과물은 아모레퍼시픽이 새로 내놓은 뷰티 디바이스를 통해 피부에 적용할 수 있다. 메이크온 브랜드의 '스킨 라이트 테라피 3S'와 '온페이스 LED 마스크'가 그것이다. '스킨 라이트 테라피 3S'는 매일 피부에 활용해 즉각적으로 피부를 개선할 수 있는 데일리 맞춤케어 디바이스다. 'AI 피부 분석 및 케어 솔루션'을 탑재한 전용 앱과 연동해 개인 맞춤형 루틴을 설계하고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피부 관리 데이터를 제공한다. '온페이스 LED 마스크'는 머리카락 두께만 한 마이크로 레드(Micro Red) LED 3770개를 얼굴에 빈틈없이 배열해 피부 깊숙이 에너지를 전달, 피부를 회복시키는 디바이스다. ◆ 서경배, 뷰티테크 사업 적극적 확장 의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회장은 뷰티테크 사업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 왔다. 지난해 CES 2025 현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고 뷰티 기술 관련 트렌드를 살피기도 했다. 2025년 9월 열린 창립 80주년 기념식에서는 "글로벌 대표 뷰티&웰니스 기업으로의 성장"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슬로건으로 '크리에이트 뉴 뷰티(Create New Beauty)'를 제시했다. 이를 위한 새 전략으로 디바이스 사업 확장과 'AI 퍼스트'를 내놓았다. 전문경영인인 김승환 대표이사도 뷰티테크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AI와 데이터 등 시대를 움직이는 디지털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경영진의 의지와는 별도로 아모레퍼시픽은 그동안 뷰티테크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인 '메이크온'을 2014년 일찌감치 출시했으나 인지도는 여전히 낮다. '클렌징 인핸서', '메이크업 인핸서' 등 초기 제품은 대부분 단종됐다. 또한 2023년 설립한 뷰티 디바이스 자회사 퍼시픽테크도 아직 본격적인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현재 출시된 뷰티 디바이스 제품들은 아모레퍼시픽에서 관장하고 퍼시픽테크는 외부 디바이스 기업들을 발굴하는 사업모델을 갖고 있다는 것이 회사 쪽의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25년 이후 뷰티 디바이스 사업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해 3월 '스킨 라이트 테라피 3S'를 내놓았고, 4월 '잼 소노 테라피 릴리프', 11월 '온페이스 LED 마스크'를 연이어 출시했다.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여전히 아모레퍼시픽이 놓칠 수 없는 블루오션이다. LG경영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2018년 약 5천억 원에서 2022년 1조6천억 원으로 확대됐고, 2030년에는 3조40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 역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P&S 인텔리전스는 세계 뷰티 디바이스 시장 규모가 2022년 140억 달러(약 20조 원)에서 2030년 898억 달러(약 130조 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사실상 후발주자 입장이다. 앞으로 서경배 회장은 기존 강자로 자리잡은 에이피알, LG전자, 클래시스 등을 따라잡기 위해 힘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메이크온의 실적은 신제품 출시 효과로 뚜렷하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메이크온의 2025년 1~9월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149% 증가했다. 이승열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오프라인 유통 부활 실험, '스타필드 DNA' 주입으로 대형 마트 깨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마트 할인점에도 스타필드 DNA를 이식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씨저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마트 할인점에도 스타필드 DNA를 이식하고 있다. 대형마트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스타필드마켓'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양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죽전점을 포함 이마트 할인점 3개를 스타필드마켓으로 변신시켰다. 스타필드마켓은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16일 이마트에 따르면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은 지난해 매출이 2023년보다 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방문객 수는 22% 늘었다. 죽전점은 이마트 할인점 가운데서도 지난해 매출이 가장 높은 점포로 꼽힌다. 스타필드형마켓 실험의 첫 번째 점포로 2024년 8월 이마트 할인점에서 재단장했다. 정 회장은 올해 첫 발걸음을 이 점포에서 내딛었다. ◆ 이마트 할인점 스타필드 적용하는 배경 정 회장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이마트 스타필드 실험'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통 소비패턴이 변하면서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의 시장 점유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유통 채널 가운데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은 내림세를 걷고 있다. 대형마트 매출비중은 2020년 12%에서 2023년 9%로 떨어졌고, 2024년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마트는 실적이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할인점 실적은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다. 이마트는 2024년 연결기준 매출 29조309억 원, 영업이익 471억 원으로 매출은 2023년보다 1.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연결기준 매출 29조652억 원, 영업이익 4434억 원으로 2024년보다 각각 0.1%, 841.4% 늘 것으로 추정됐다. 이마트 할인점의 경우 2024년 영업이익 적자를 낸 뒤 다시 반등하고 있지만 다른 채널보다는 회복 속도가 느리다. 2024년 매출은 전년보다 34.8% 줄어든 11조6665억 원, 영업손실 199억 원이었다. 지난해 1~3분기에는 매출 8조7830억 원, 영업이익 986억 원으로 2024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0.9% 줄었고 영업이익은 52.2%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12%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스타필드마켓에서는 실적이 가시화하고 있다. 정 회장이 이마트를 살리기 위한 방법으로 스타필드 적용을 고려하는 이유로 볼 수 있다. 스타필드마켓 가운데 킨텍스점은 지난해 6월 개점한 뒤 1달 동안 2023년보다 매출은 39%, 방문객 수는 67% 증가했다. 동탄점은 지난해 7월 개점한 뒤 2주 동안 2023년보다 매출은 52%, 방문객 수는 18% 늘었다. ◆ 정용진 올해도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스타필드 영역 확장에 속도 정 회장은 여전히 이마트 살리기의 해답을 스타필드 모델 적용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올해 뿐 아니라 2024년에도 경영 첫 행보로 스타필드 수원점에 방문했다. 수원점은 MZ를 겨냥한 '스타필드 2.0'이라는 새로운 차원으로 소개했다. 정 회장은 수원점과 마찬가지로 이마트 채널에 다양한 스타필드 모델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 체험할 수 있는 영역을 넓힌다는 '종합 몰(Mall)' 설계를 토대로 지역 환경과 주력고객 등에 맞춘 전략적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는 현재까지 공간의 특성에 맞춰 스타필드 5곳, 스타필드시티 3곳, 더샵스앳센터필드 1곳, 스타필드빌리지 1곳, 스타필드마켓 4곳, 스타필드애비뉴 1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오프라인 채널의 구조혁신을 통해 2027년에는 매출 34조 원을 넘어서겠다고 발표했고 여기에 스타필드 활용이 주요 방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 공간을 스타필드 형식으로 재구성하하고 스타필드 영역도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현재 스타필드 청라와 창원점을 짓고 있다. 스타필드빌리지는 2030년까지 30곳 이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스타필드는 쇼핑 공간 안에 편집숍과 도서관, 놀이시설 등 체험형 여가생활공간을 도입한 몰형 유통 채널이다. 정 회장이 미국 쇼핑몰업체 터브먼과 손잡고 기획했다고 알려졌다. 스타필드는 2021년 하남에 처음 문을 열었다. 같은 해 코엑스몰을 시작으로 2017년 고양, 2020년 안성, 2024년 수원점까지 모두 5개로 점포를 넓혔다. 안수진 기자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떠난 자리에 두 남매 남았다, 임주현 '승승장구' 임종훈 '암중모색'
한미사이언스 임주현 부회장(왼쪽)과 임종훈 사장 <한미사이언스> [씨저널]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현재 사내이사 5명, 기타비상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는 김재교 대표이사 부회장, 오너 2세인 임주현 부회장과 임종훈 사장, 심병화 부사장, 김성훈 전무이사로 구성돼 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배보경 써드네이쳐 익스피리언스 원장이 선임돼 있다. 사외이사는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김영훈 변호사, 신용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교수가 맡고 있다. 이 중 임종훈 사장과 배보경 원장 등 두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송영숙·임주현 모녀 쪽 인사로 분류된다. 이는 2025년 정기주주총회에서 모녀 쪽이 승리한 결과다. 임종훈 사장과 배보경 원장은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승리했던 2024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임됐다. 신동국 회장은 2024년 7월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을 모녀와 체결한 뒤 그해 11월28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회에 진입했다. 나머지 이사 7명은 2025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임됐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이사회에 남겨진 임주현·임종훈 남매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의 앙금이 아직 채 사라지지 않았고 어머니인 송영숙 회장까지 사내이사직을 사임하면서 오너 일가 중에서는 둘만 남게 됐기 때문이다. 송 회장은 2020년 9월 사내이사에 선임돼 이사회에 진입했고 2023년 3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하지만 2024년 3월 정기주총에서 아들인 임종윤·임종훈 형제에게 패배하면서 그해 5월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 이때 임종훈 사장이 대표이사에 올랐다. 하지만 4자연합(송영숙·임주현·임동국·라데팡스)을 통해 승기를 잡은 후 2025년 2월 아들 임종훈 대표가 사임하자 다시 대표이사에 올랐다가, 3월 김재교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후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올해 3월에 있을 정기주주총회에서는 큰 폭의 물갈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사 10명 중 임기 만료가 예정된 사람이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임종훈 사장과 배보경 원장의 경우 지난해 정기주총을 앞두고 사임할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그대로 자리에 남은 바 있다. ◆ '보폭 넓히는' 임주현, '전략적 후퇴' 임종훈 임주현 부회장은 현재 오너 일가 중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된 상황에서 사실상의 승리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미사이언스 지분율(7.57%)도 가장 높다. 오빠인 임종윤 전 사장이 경영의 중심에서 멀어졌고 어머니 송영숙 회장도 사내이사직을 사임한 상황에서 임주현 부회장을 견제할 수 있는 인물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임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 전부터 한미사이언스 최고전략책임자(CSO)이자 그룹 전략기획실장으로서 회사의 전략을 주도해 왔다. 지금도 글로벌 사업과 R&D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으며, 외부 행사와 사회공헌 활동에도 참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앞으로도 회사 내 지배력을 확장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임종훈 사장은 사실상 고립된 상황으로 보인다. 한배를 탔던 형 임종윤 전 사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고 지난해 2월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후, 자신도 대표직을 사임했다. 또한 지난해 3월 상속세 마련을 위해 한미사이언스 지분 2.8%(192만 주)를 킬링턴에 넘기면서 지분율도 5.09%에 그친다. 임 사장은 대표를 사임하면서 "대표이사직에서는 물러나지만 앞으로도 창업주 가족의 일원으로 회사를 위해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앞으로 중립적인 위치에서 한미사이언스 경영에 관여하면서 차기 행보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에서 손을 뗄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이승열 기자
한미약품 장남 임종윤 중국·바이오사업 전념, 경영권 분쟁 패배 후 지주사 지분율 1%대로 축소
임종윤 전 한미사이언스 사장 <연합뉴스> [씨저널] 한미약품그룹 장남인 임종윤 전 한미사이언스 사장은 창업주인 임성기 전 회장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혀 왔다. 임 전 사장은 1972년생으로, 미국 보스턴칼리지 생화학과와 버클리음대 재즈 작곡 분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2000년 한미약품에 입사해 기획 및 신사업 개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특히 북경한미약품유한공사(북경한미) 기획실장, 부사장, 사장을 지내면서 한미약품 중국 사업의 기틀을 닦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0년 한미약품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자 부친인 임성기 회장과 함께 한미사이언스 공동대표이사에 올랐다. 2016년 단독대표가 됐으나 2020년 임 전 회장 별세 후 어머니인 송영숙 회장이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각자대표로 일했다. 2022년 3월 사내이사에서 물러났고 2024년 3월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사장 자리에서도 해임됐지만 이어진 정기주주총회에서 승리하면서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그러나 임 전 사장은 송영숙 회장과 여동생인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라데팡스파트너스로 구성된 4자연합에 밀려 패색이 뚜렷해지자 2024년 12월 지분 11.8% 중 5%를 넘기며 백기를 들었고, 지난해 2월 사내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사실상 한미사이언스 경영에서 손을 뗀 것이다. 이후에도 임 전 사장은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처분하면서 지분율을 1%대까지 낮췄다. ◆ 임종윤, 중국 사업과 DXVX 경영 관여하며 차기 모색 임종윤 전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후 북경한미약품유한공사 동사장(이사회 의장)으로 취임했다. 4자연합에 투항하면서 이 자리를 보장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북경한미는 임 전 사장에게 익숙한 곳이다. 본인이 직접 사업 기반을 닦으며 경영수업을 받은 곳이기 때문이다. 북경한미는 임 전 사장의 이익에 직접적으로 관계된 곳이기도 하다. 임 전 사장의 개인회사 코리그룹과의 사업 관계 때문이다. 코리그룹은 임 전 사장이 지분 100%를 들고 있는 코리홍콩(COREE HK)을 지주회사로 하는 기업집단이다. 코리홍콩은 자회사 오브맘홍콩을 통해 룬메이캉이라는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룬메이캉은 의약품 영업대행 사업을 영위하는데 북경한미의 의약품을 판매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북경한미와의 거래에서 나오는 이익이 임 전 사장에게 흘러들어가는 구조다. 임 전 사장은 코스닥 상장사인 디엑스앤브이엑스(DXVX)의 경영에도 관여하고 있다. 지분율 57.70%의 최대주주이며, 기타비상무이사로서 이사회에도 진입해 있다. 얼마 전까지 임 전 사장의 지분율은 15.41%였는데 12월30일 997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지분율을 과반으로 높였다. 디엑스앤브이엑스는 유전체진단 및 체외진단 등 의료진단과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임 전 사장은 2021년 상장폐지 위기에 있던 회사(당시 캔서롭)에 투자를 단행한 지 4년 만인 지난해 3천억 원 규모의 파이프라인 기술이전 계약과 5천억 원 규모의 플랫폼 기술이전을 이끌어냈다. 바이오업계에서는 임 전 사장이 한미약품그룹의 경영에 복귀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현재 지주사 지분율이 1%대에 그치고 이사회에도 진입해 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임 전 사장은 북경한미와 코리그룹, 디엑스앤브이엑스 경영에 몰두하면서 차기를 기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열 기자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 신동국 다음 선택은? '경영권 행사'와 '충실한 조력' 사이 키맨 행보에 창업주 가족도 촉각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한양정밀> [씨저널] 한미약품은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1940~2020)이 1966년 서울 종로에서 연 '임성기약국'에서 시작됐다. 임 회장은 1973년 한미약품공업을 설립하면서 제약업에 뛰어들어 한미약품을 국내 5대 토종 제약사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 특히 'R&D 명가'라는 별칭에서 보듯 신약개발을 위한 R&D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한미약품은 2010년 인적분할과 2011년 지주회사 출범을 통해 한미사이언스(지주회사)와 한미약품(사업회사)으로 나뉘었다. 잘나가던 한미약품에 문제가 생긴 것은 2020년 8월 임성기 회장이 별세하면서부터다. 약 5400억 원에 달하는 상속세가 불씨가 됐다. 임 회장 별세 후 임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34.27%는 부인 송영숙 회장과 세 자녀인 임종윤·임주현·임종훈씨에게 상속됐다. 이때 가족 중 최대 지분(11.20%)을 보유하게 된 송영숙 회장이 경영의 키를 잡게 된다. 송 회장은 2024년 초 딸인 임주현 부회장과 손을 잡고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추진한다.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면서도 회사에 대한 지배력은 잃지 않는 방안을 고안한 것이다. 하지만 두 아들인 임종윤 전 사장과 임종훈 사장이 이를 반대하고 나서면서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 2024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형제가 승리했지만 이후 송영숙·임주현 모녀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사모펀드 운영사인 라데팡스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전세를 뒤짚었다. 지금은 장남인 임종윤 전 사장이 자신의 지분을 모녀 쪽에 넘기면서 사실상 분쟁이 종결된 모양새다. 신동국 회장은 이 같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가장 부각된 인물이다. 향후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향방의 열쇠를 쥔 인물로 평가된다. ◆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의 최종 승자는 신동국? 한미약품의 지분구조를 보면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가 41.42%로 최대주주이며, 신동국 회장 7.72%, 한양정밀 1.24% 순이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50.39%다. 한미사이언스는 송영숙 회장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26인이 35.7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오너 일가 네 사람만 보면 장녀인 임주현 부회장(7.57%), 차남인 임종훈 사장(5.09%), 송 회장(3.38%), 장남인 임종윤 전 사장(1.05%) 순이다. 그런데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주주는 오너 일가가 아니라 신동국 회장(16.43%)이다. 신 회장이 100% 소유한 한양정밀도 6.95%를 갖고 있다. 한양정밀은 건설기계와 자동차부품을 제조하는 회사다. 이 밖에 킬링턴 유한회사(라데팡스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도 9.81%를 들고 있다. 신 회장과 라데팡스파트너스는 경영권 분쟁 당시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4자 연합을 맺었던 당사자들이다. 신 회장은 2024년 7월 송 회장 및 임 부회장과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3인연합)을 체결하며 모녀 쪽에 합류했다. 당시 송영숙·임주현 모녀는 지분 총 6.50%(444만4187주)를 1644억 원에 신동국 회장과 한양정밀에 넘겼다. 경영권 분쟁의 우군을 확보하면서 상속세 재원까지 마련하기 위해서다. 그해 11월 라데팡스가 가세하면서 4자연합이 됐다. 앞서 3월 임종윤·임종훈 형제를 지지했던 신 회장의 입장 변화는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의 중대한 변곡점이 됐다. 형제는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주주(당시 12.15%)인 신 회장의 지지로 그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신 회장과 한양정밀은 앞으로도 한미약품 그룹 경영권 향방의 캐스팅보드를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신 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은 총 23.39%에 이른다. 향후 신 회장의 영향력은 더 커질 수도 있다. 오너 일가의 지분 중 상당 부분이 상속세 납부로 인한 주식담보 대출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미약품 오너 일가 경영권 분쟁의 실질적인 최종 승자는 신동국 회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 신동국은 더 큰 욕심 없을까 신동국 회장은 고 임성기 회장의 고향 및 고교 후배로, 임 회장과 매우 가까웠다.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지분도 임 회장의 권유로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창업주 가족과 30여 년간 인연을 맺어왔으나 경영권 분쟁 전까지 경영에 관여한 적은 없었다. 그런 신 회장이 2024년 한해 한미약품 오너 형제와 모녀 편에 번갈아 서면서 사실상 경영권 분쟁의 키맨으로 부각됐다. 특히 2024년 1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되면서 이사회에도 진입했다. 신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경영권 분쟁을 거치며 2023년 말 12.15%에서 16.43%로 높아졌다. 지분이 없던 한양정밀 역시 현재 6.95%를 들고 있다. 신 회장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 지분율도 7.72%나 된다. 이 때문에 신 회장이 사실상 한미약품그룹을 장악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표출한 바 있다. 2024년 9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미약품 백기사 역할을 충분히 했고, 이제부터 경영권을 적극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1년 뒤인 2025년 9월 언론 인터뷰에서는 "내 목표는 최대주주로서 한미약품그룹을 성장시켜 진정한 빅파마로 만드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신 회장은 본인의 행보가 회사의 경영을 주도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대주주로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정착시키는 역할에 충실하고 이후 조력자로 남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전문경영인들이 제대로 자리를 잡도록 돕겠다"면서 "앞으로 몇 년간 내실을 탄탄히 다지고서, 기존 회사의 강점인 R&D 역량을 유지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 임성기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회사를 지키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경영권 분쟁에서 보인 오락가락 행보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회사를 OCI 그룹에 넘기는 것에 반대해 형제편을 들었고, 나중에는 외국 자본이 들어올 것을 염려해 모녀와 뜻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이승열 기자
2026년 금융 키워드 소비자·보안·IT, 박현주 미래에셋 계열사 이사회 구성 손볼까
2026년 금융권의 주요 키워드는 '소비자 보호'와 '생산적 금융'이다. 이와 관련된 전문가들의 이사회 참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2026년 금융권의 주요 키워드를 꼽자면 단연 '소비자보호'와 '생산적 금융'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의 수장들이 일제히 이 두 가지 키워드를 강조하고 있고, 4대 금융지주 회장들 역시 소비자와 생산적금융을 신년사의 중심으로 삼았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일찍부터 그룹 내에 전문경영인의 '각개전투' 체제를 안착시키며 지배구조 선진화를 이끌어 온 인물이다. 다만 미래에셋그룹의 주요 계열사 이사회를 살펴보면 소비자 보호와 생산적 금융 측면에서 이사회의 결정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IT·보안 전문가나 소비자 전문가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 2026년 금융권의 화두, '소비자보호'와 '생산적 금융' 최근 금융권 수장들은 2026년의 핵심 키워드로 생산적 금융과 소비자 보호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생산적 금융은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첨단 산업이나 중소기업 등에 자금을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의미하며, 소비자 보호는 단순한 민원 처리를 넘어 사전 예방 중심의 보호 체계, 최근 계속해서 이슈가 되고 있는 정보보안 강화 등을 포함하는 키워드다. 실제로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의 회장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일제히 이 두 가지 키워드를 강조했다. 미래에셋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미래에셋증권을 포함한 주요 증권사들 역시 내부통제 강화와 모험자본 공급을 통해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또한 이에 발맞춰 금융소비자보호본부를 '부문'으로 승격시키고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는 등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직의 변화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의사결정의 정점에 있는 이사회의 구성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미래에셋증권, IT 전문가 확보했으나 '보안·소비자' 전문성은 여전히 숙제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이사회 독립성 측면에서 비교적 양호한 지표를 보이고 있다. 2025년 상반기보고서 기준 사내이사 3명(김미섭·허선호 부회장, 전경남 사장)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되어 있어 사외이사가 이사회의 과반(57.1%)을 차지하고 있어 상장사 이사회로서의 기본을 지키고 있다. 이는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상장된 다른 경쟁사들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NH투자증권(66.7%), 한국투자증권(62.5%) 등과 비교하면 조금 낮다. 미래에셋증권의 사외이사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석준희 교수다. 석 교수는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이자 스탠퍼드대학교 전기공학 박사 출신으로 미래에셋증권에서 위험관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그룹의 기술적 리스크를 점검하는 IT 전문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빈틈이 존재한다. IT·기술 전문가로 석 교수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긴 하지만 석 교수의 경력을 고려할 때 현재 금융권, 나아가 국내 경제 전체의 최대 화두인 정보보호 및 보안 분야에서의 깊이 있는 전문성을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2026년 금융권의 핵심 가치인 소비자 보호 분야의 전문가가 부재하다는 것 역시 미래에셋증권 이사회의 약점이다. 석 교수를 제외한 나머지 사외이사들은 송재용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문홍성 두산 고문(경제학 박사), 이젬마 경희대학교 국제학과 교수(재무학 박사) 등 경영·경제·재무 전문가 위주로 편성돼있다. 미래에셋캐피탈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고중혁 중앙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IT·기술 전문가로서 참여하고 있으나 미래에셋증권의 석 교수와 마찬가지로 정보보안 분야의 전문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외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출신의 신인석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재무 전문가인 윤정선 국민대학교 재무금융전공 교수가 미래에셋캐피탈 이사회를 지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마찬가지로 사외이사 구성이 재무·경영 전문가에 치우쳐있고 보안·소비자 권익 보호 측면에서 이사회 역량은 미지인 셈이다. 다만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캐피탈이 이사회 내 위원회로 ESG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은 특기할만한 점이다. 한국ESG기준원의 ESG모범규준에 따르면 이사회 내 위원회는 회사에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중요한 사항이나 집중적인 검토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설치해 업무수행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ESG위원회가 설치돼 있다는 것 자체가 회사가 ESG 실현에 높은 비중을 부여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한 셈이다. ◆ 미래에셋자산운용, 박 회장 '개인회사'에 가깝지만 상징성 고려하면 이사회 개선 필요성도 미래에셋그룹의 주요 계열사 가운데 이사회 구성 측면에서 가장 개선이 필요한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는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캐피탈에는 존재하는 IT·기술 분야의 전문가도 존재하지 않고 모든 사외이사가 경영·경제·재무 전문가로 구성돼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사외이사는 제임스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경영학 석사), 최종학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윤태신 전 관세청장, 서현주 전 제주은행장 등으로 구성돼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캐피탈과 달리 이사회 내 ESG위원회도 존재하지 않는다. 한쪽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비상장사인 데다가 사실상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개인회사에 가까운 만큼 이사회 구성이 편중돼있다는 것이 큰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도 나온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분은 박현주 회장이 60.19%를, 미래에셋컨설팅이 36.92%를, 박 회장의 배우자인 김미경 씨가 2.72%를 들고 있다. 이 가운데 2대주주인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9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상의 개인회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박 회장의 완벽한 지배 아래 있는 개인회사에 가까운 셈이다. 다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고객들의 자산을 관리해서 수익을 내는 사업을 하는 자산운용사라는 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래에셋그룹 전체에서 갖는 상징적 의미 등을 살피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박 회장의 개인회사에 가깝다고 하더라도 이사회 측면에서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997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자산운용사다. 미래에셋그룹의 모태 기업으로 소위 '박현주 신화'의 주인공격인 회사이기도 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지명도 높은 교수나 전직 관료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던 시대는 지났다"라며 "AI 기반 금융 산업의 성장과 소비자 권리 강화라는 2026년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내에 보안 및 소비자보호 전문가를 반드시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미래에셋 회장 박현주는 장남 박준범 미래 어떻게 그릴까, 게임사 직원에서 6년 만에 금융그룹 핵심부서로
박현주 미래에세슥룹 회장의 장남인 박준범 미래에셋벤처투자 선임심사역이 미래에셋증권 PI부문 선임매니저로 자리를 옮겼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금융당국이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의 최전선에 미래에셋그룹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장남이 전진 배치됐다.박 회장의 장남 박준범 씨는 최근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투자(PI) 부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본격적으로 미래에셋그룹에서 투자 실적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신사업이나 혁신 성장 부문에서 후계자의 경영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 전형적 '승계 공식'이라는 점에서, 이번 인사를 두고 미래에셋그룹의 승계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해석하는 시선도 나온다.◆ 미래에셋 '오너 2세'의 PI 합류, "혁신 성장 기업 발굴을 위한 인력 확충"2026년의 첫 영업일이었던 지난 2일, 박준범 미래에셋벤처투자 선임심사역은 미래에셋증권 PI(자기자본투자) 부문 선임매니저로 자리를 옮겼다.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인사를 두고 "비상장 투자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혁신 성장 기업 발굴을 위한 인력 확충 차원"이라며 "박 매니저의 벤처심사역 경력이 PI 주식 투자 등에서 즉각적인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실제로 박 매니저의 경력은 미래에셋증권의 설명을 충분히 합리적으로 뒷받침해준다. 박 매니저는 1993년생으로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2020년 게임사 넷마블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이후 2022년부터 미래에셋벤처투자에서 비상장 및 혁신 성장 기업 발굴 업무를 담당하며 실무 경력을 쌓아왔다. 게임회사 경력, 벤처투자 경력 등 '혁신 성장 기업 발굴' 분야에 딱 맞는 경력인 셈이다.◆ 금융권 화두 '생산적 금융', 성과 돋보일 최적의 무대박 매니저가 맡게 된 PI 부문은 고객의 자금이 아닌 회사의 자기자본을 직접 투자하는 영역이다. 투자 성과가 회사의 재무제표와 이익에 즉각 반영되기 때문에, 성공할 경우 그 공로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자리다. 또한 PI는 고객의 자금을 활용하는 것이 아닌 만큼 조금 더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기 때문에 모험자본 투자에 적합하다는 성격도 갖는다.특히 재미있는 것은 최근 금융당국이 내세우고 있는 '정책'과의 조화다.이재명 정부는 가계와 부동산에 쏠려있는 자금을 AI, 바이오, 반도체 등 첨단 산업으로 전환하는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이에 발맞춰 끊임없이 금융회사들에게 생산적 금융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미래에셋증권 역시 2026년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자산과 혁신 투자를 그룹의 성장 동력으로 꼽으며 PI 부문의 역량 강화를 예고했다. 김미섭,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혁신 성장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글로벌 투자전문회사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라며 "IB·PI 역량을 기반으로 기업의 성장 단계 전반에 걸친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고, 다양한 자금 조달 수단을 활용해 혁신 기업과 성장 산업에 대한 생산적 금융과 모험 자본 공급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박 매니저는 당국의 정책 기조와 그룹의 미래 전략이 맞물리는 지점에서 자신의 경영 능력을 숫자로 증명할 기회를 잡은 셈이다.미래에셋그룹 측이 이번 이동을 두고 승계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박 매니저의 '경영 수업'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그룹 성장동력에서 '경영 신화' 만들기, 재벌가 후계자들의 승계 공식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최전선 후계자의 능력을 증명하는 행보는 국내 주요 대기업 집단의 승계 과정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전형적 패턴이다. 후계자를 안정적 관리 업무보다는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핵심 부서에 독자적 성과를 내게 함으로써 경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다.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2010년 한화 비서실 차장으로 한화그룹에 입사해 2년이 채 되지 않아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김 부회장은 이때부터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주도하면서 태양광 사업을 한화의 주력 사업으로 끌어올렸고, 최근에는 우주 항공과 방산 등 '뉴 한화'의 핵심 사업을 총괄하며 승계 기반을 다지고 있다.롯데그룹의 신유열 부사장 역시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로서 롯데그룹의 새 먹거리인 바이오 CDMO 사업을 이끄는 동시에 지주사의 미래성장실장을 겸임하며 '그룹의 미래'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이규호 코오롱그룹 사장의 바이오 부문 전진 배치나 구동휘 LS그룹 부사장의 배터리·반도체 분야 배치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재조명되는 박현주 '2세 승계 없다'는 뜻, 이번 인사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박현주 회장이 예전부터 여러차례 경영권을 2세에게 승계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가 승계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박 회장은 2021년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미래에셋은 여느 재벌그룹처럼 2세, 3세로 물려주는 오너 세습경영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많은 인재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미래에셋의 CEO(최고경영자)가 되는 길을 활짝 열어놓겠다"고 말했다. "자녀는 이사회 역할에만 참여할 것"이라는 뜻도 여러차례 밝혀왔다.미래에셋그룹이 계열사별 독립경영을 강조하는 이유도 전문경영인 체제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은 글로벌 투자금융그룹으로 각 계열사는 전문경영인과 이사회가 독립적으로 경영하고 있다'라며 '현 각자 계열사 체계는 해외 비즈니스 및 글로벌 투자를 하기 위한 신속한 의사결정에 적합한 체계"라고 말했다.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의 말대로 자녀들이 이사회에만 참여하더라도 미래에셋그룹의 여러 사업에 대한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박준범 매니저가 경영능력을 증명하는 것이 반드시 경영권 승계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윤휘종 기자
박현주 이번에는 미래에셋 '웹3' 승부수 던졌다, 1990년대 '펀드'로 판 뒤집었는데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2023년 12월11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센터원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갓생한끼(한국판 버핏과의 점심)'행사에 참석해 젊은이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씨저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금융투자업계에서 '판'이 바뀌는 변곡점마다 남보다 앞선 시각으로 과감한 승부수를 던져온 인물이다.박 회장은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0년대 말 '박현주 펀드'를 통해 국내에 간접투자 열풍을 일으켰고, 대우증권 인수 등을 통해 미래에셋을 자산규모 1위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키워냈다.최근 박 회장의 시선은 또 다른 변곡점을 주목하고 있다. 전통 금융을 넘어선 새로운 전장, 바로 '웹3'와 가상화폐 시장이다.미래에셋그룹이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 인수를 추진하고 나선 배경에도 박 회장의 변곡점을 보는 눈이 자리잡고 있다. 급격한 기술 변화 속에서 디지털 금융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코빗 품는 미래에셋, '금산분리' 우회하며 웹3 영토 확장 나선다미래에셋컨설팅은 최근 코빗 지분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NXC(지분 60.5%)와 SK플래닛(31.5%)으로부터 경영권 매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거래 규모는 약 1천억 원에서 14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재계에서는 이번 인수의 '주체'에 주목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등 주력 금융 계열사가 직접 나서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셋컨설팅이 전면에 나선 것은 '금가분리' 원칙을 우회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금가분리 원칙이란 금융회사 가상자산에 투자하거나 관련 업체와 협업하는 걸 금지한다는 원칙으로, 2017년 발표된 행정지도 성격의 '가상자산 긴급조치대책'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유지돼왔다.미래에셋컨설팅은 지난해 9월 기준 박현주 회장이 지분 48.5%(특수관계자 지분 포함하면 91.5%)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상의 가족회사다. 규제망을 우회하면서도 오너 일가의 직접적 의사결정 아래 가상화폐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인 셈이다.◆ 박현주의 웹3 사랑,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박 회장은 지금까지 여러차례 가상화폐 시장과 디지털 전환을 강조해왔다. 박 회장은 평소 "금융업계가 웹3 시대에 적응해야 한다"며 전통 금융의 패러다임 전환 필요성을 이야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박 회장은 2025년 열린 국민성장펀드 행사에서 가상자산이 금융에 일으킬 수 있는 혁신을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박 회장은 이 행사에서 "민간이 벤처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뚫어야 하는데 벤처캐피탈(VC) 자금이 코스닥에 상장돼야 엑시트가 가능한 구조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디지털 거래소에서 토큰화된 비상장 주식이 거래될 수 있으면 그 자금이 VC로 투자될 수 있다"고 블록체인과 산업 투자의 연계 가능성을 짚었다.박 회장은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과 함께 국민성장펀드 전략위원회 민간합동위원장을 맡고 있다.미래에셋증권 내에 디지털자산플랫폼팀을 신설해 토큰증권(STO)과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 가능성 등에 대비해온 것 역시 박 회장이 웹3가 불러올 변화에 대해 진지하게 대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KRWX' 상표 출원, 스테이블코인으로 그리는 '디지털 월렛'의 꿈금융권에서는 미래에셋그룹이 코빗의 플랫폼을 활용해 스테이블코인 예치 및 이자 상품을 출시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7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던 코빗 역시 미래에셋의 자금력과 신뢰도가 수혈된다면 전통 금융의 안정성을 갖춘 디지털 자산 플랫폼으로 재탄생할 기회를 잡게 된다.다만 미래에셋그룹이 코빗 인수를 통해 노리는 것은 단순히 거래 수수료 수취에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박 회장의 시선은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이 연계된 새로운 생태계를 향해 있으며, 그 중심에는 '스테이블코인'이 자리잡고 있다.미래에셋컨설팅은 2025년 6월 'KRWX'와 'KRWM'이라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상표를 출원했다. 이 상표에는 클래스 9(블록체인 소프트웨어 및 전자지갑)와 클래스 36(가상화폐 거래)가 함께 포함돼있다. 미래에셋그룹이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보관·거래할 수 있는 '글로벌 디지털 월렛' 사업까지 염두에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문제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법적 근거가 여전히 미비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가상화폐 관련 제도 정비가 지연되고 있고,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 규정 등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에 당장 사업화에 나서기에는 불안정성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현주의 글로벌 전략, 스테이블코인이 '송금 혁명'의 열쇠 될까박 회장이 불투명한 제도적 환경 속에서도 가상화폐 시장에 베팅하는 이유는 그의 '글로벌 집념'과도 맞닿아 있다. 박 회장은 과감한 인수합병(M&A)을 통한 미래에셋그룹의 글로벌 진출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전략책임자(GSO)를 맡고 있기도 하다.박 회장은 스테이블코인이 이 글로벌 영토를 잇는 강력한 결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송금에 가상화폐를 활용하면 비용 측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방식으로 해외에 자금을 송금하면 일반적으로 2.5% 이상의 송금 수수료가 발생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블록체인 기반 송금은 수수료가 0.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자본시장 전문 시장조사업체 그로쓰리서치는 '국경 없는 통화,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송금 및 결제방식은 은행·카드사 등 다중 중개자가 필요하지 않아 수수료가 절약된다"라며 "1만 달러를 송금한다고 가정하면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250달러, SWIFT 국제송금 방식을 이용할 때 390달러의 비용이 필요하지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약 55달러로 동일 금액을 송금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이는 미래에셋이 공을 들이고 있는 인도(쉐어칸 등) 등 이머징 마켓(신흥시장) 확장에 결정적 무기가 될 수 있다. 또한 글로벌 OTT, 게임, 애플리케이션 등 이용에 국경이 따로 없는 플랫폼 이용자들의 결제 인프라를 미래에셋그룹이 선점하는 것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등은 이미 2025년에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에 나서는 등 본격적으로 금융과 가상자산의 연계를 검토하고 있다"라며 "박 회장 역시 이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선점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윤휘종 기자
LG유플러스 '해킹의 1년' 동안 조용히 반사이익 챙겨, '임직원 정보' 유출 관련 경찰 수사는 부담
LG유플러스가 해킹 사태에 대한 공식적 사과나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21일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홍범식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해킹 사태와 관련한 위원 질의에 답하는 모습. <연합뉴스>[씨저널]통신3사가 모두 해킹 사고로 홍역을 앓은 가운데 LG유플러스만이 아직까지 해킹에 대한 공식적 사과나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SK텔레콤과 KT가 차례로 위약금 면제 조치를 발표한 가운데 LG유플러스만 공식 대책 없이 반사이익만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2월29일 KT와 LG유플러스의 해킹 관련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KT와 달리 LG유플러스의 조사 결과 발표 분량은 짧았다. 과기부에 따르면 LG유플러스에서 서버목록과 임직원 성명 등이 유출된 것은 사실이었다. 다만 과기부는 이러한 내용을 LG유플러스가 제공한 자료에서는 "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해킹 사태 공식 사과 없이 일단락되나LG유플러스는 과기부에 의해 경찰청의 수사를 받게 됐다. 혐의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다. 이는 LG유플러스가 허위 자료를 제출하고 고의로 서버를 폐기한 것이 아닌지 조사하겠다는 것으로 정보 유출 자체에 대한 수사와는 결이 다르다.이와 관련해 통신업계 관계자는 "혐의가 공무집행 방해라는 것은 해킹에 대한 조사는 일단락 됐다는 의미"라며 "수사 방향은 해킹이 아니라 고의성을 입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킹 사안 자체에 대한 조사는 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LG유플러스는 해킹과 관련해 공식 사과를 발표할 계획은 없지만 조사 결과를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금까지 과기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해왔으며 앞으로 남은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 해킹 이후 그해 최대 번호이동 가입자 받은 LG유플러스한쪽에서는 LG유플러스가 소극적 해킹 대응으로 경쟁사 해킹 사태로 인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을 보면, 지난해 3위였던 LG유플러스의 번호이동 가입자 점유율은 SK텔레콤의 해킹 사태 이후 2위로 올라선 것으로 확인됐다.지난해 통신사 두 곳이 위약금 면제 방안을 차례로 발표하면서 LG유플러스의 반사이익도 불어난 것으로 보인다. 먼저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해킹 사실이 알려진 이후 7월 열흘간의 위약금 면제 기간을 발표했다.사안이 알려진 직후인 5월 LG유플러스는 21만6160명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받았다. 그해 LG유플러스의 번호이동 가입자 수 가운데 최대 규모다. 번호이동 점유율은 KT가 27.07%를, LG유플러스가 23.16%를 각각 차지했다. SK텔레콤은 3.75%로 비중이 급감했다. 6월에는 LG유플러스의 번호이동 점유율이 21.8%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무단 소액결제 사태 이후 알뜰폰 시장 망 점유율 KT 꺾고 1위 차지한 LG유플러스, 고객 보상안 나오기 어렵다는 지적도다음으로 KT는 지난해 9월 무단 소액결제 사건이 알려진 뒤 12월 올해 13일까지 14일간의 위약금 면제 기간을 발표했다. KT의 발표 직후 10월부터 12월까지 LG유플러스는 26만337명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받아 같은 기간 35만525명을 받은 SK텔레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알뜰폰(MVNO) 가입자 가운데 LG유플러스의 망을 선택한 가입자까지 포함하면 LG유플러스가 반사적으로 얻은 수혜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알뜰폰 시장에서 LG유플러스의 망 점유율은 KT를 뛰어넘어 1위를 기록했다. LG유플러스가 알뜰폰 망 점유율에서 KT와 확연히 격차를 벌리기 시작한 시점은 SK텔레콤 해킹이 알려진 지난해 4월 이후다.한쪽에서는 LG유플러스가 직접적 보상안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KT는 고객 정보가 유출된 것이지만 LG유플러스는 직원 정보가 유출된 것"이라며 "서로 보상 주체가 다르기 때문에 대응 방식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주은 기자
LG유플러스 비통신도 고르게 성장하지만, 홍범식 해킹 은폐 의혹과 자회사 갈등 해결 무겁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심플리 유플러스'란 슬로건으로 통신 본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LG유플러스 >[씨저널]'심플리 유플러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이후 내건 슬로건이다. 이전 슬로건이었던 '그로쓰 리딩 AX 컴퍼니'에 비하면 이름처럼 보다 단순해졌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경영 성과를 돌아보면 '심플'이란 슬로건이 통신 본업에 대한 집중을 가리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LG유플러스는 최근 10년간 통신3사 가운데 휴대폰 가입자 점유율이 가장 많이 상승한 곳이다. 통신3사의 휴대폰 가입자 점유율 그래프를 그려보면, LG유플러스만 유일하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5년 20.2%였던 LG유플러스 점유율은 2025년 6월 기준 27.4%로 7.2%포인트 상승했다.수치로만 보면 SK텔레콤을 빠져나간 가입자를 LG유플러스가 흡수해온 모양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의 휴대폰 가입자 점유율은 7.5%포인트 하락했다. KT는 0.3%포인트 상승해 기존 가입자 규모를 유지했다. ◆ LG유플러스 지난해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 KT와 '해킹 직격탄' SK텔레콤 사이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매출 15조5271억 원, 영업이익 9493억 원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직전 해인 2024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2%, 10%가량 상승한 것이다. 통신업계가 해킹 피해로 몸살을 앓은 가운데 준수한 성적을 낸 것으로 평가된다. 경쟁사들과 비교해도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매출 17조1590억 원, 영업이익 1조1419억 원을 내 직전 해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4%, 37.4%가량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해킹 사태로 가입자가 이탈하는데다 영업점 보상과 위약금 환불 등 일회성 비용 지출이 발생해 2분기부터 영업이익 악화가 지속됐다.KT는 지난해 매출 28조2717억 원, 영업이익 2조5114억 원을 낼 것으로 추산돼 직전 해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 210.2%가량 뛰었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2분기 KT는 1조148억 원에 달하는 역대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텔레콤 해킹 여파로 가입자가 증가한 영향도 있지만 재개발 분양 이익과 임단협 기저효과의 영향이 컸다.◆ 통신 부문 가입회선 최고 기록과 비통신 부문 매출 성장세 주목지난해 LG유플러스의 실적 가운데 주목할 지점은 통신과 비통신 부문에서의 고른 성장이다. 통신 부문에서는 전체 무선 가입회선이 처음으로 3천만 개를 넘어서 규모의 확대가 두드러졌다. 알뜰폰(MVNO) 가입자 수도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며 지난해 처음 알뜰폰 시장 전체 망 점유율에서 1위로 올라섰다.인공지능(AI)을 주축으로 한 비통신 부문에서도 안정적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LG유플러스는 1999년 국내 최초로 인터넷 데이터 센터(IDC) 사업을 시작해 통신사 가운데 데이터 센터 운영 경력이 가장 길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LG유플러스는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AIDC)로 데이터 센터 운영 범위를 확장하려 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AIDC 매출은 1031억 원을 기록해 직전 해 같은 기간보다 14.5% 상승했다. 2027년경 완공될 파주 AIDC도 장기적으로 매출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과제는 LG헬로비전 노조 갈등 봉합과 해킹 은폐 의혹 해소다만 실적 외적 측면에서 홍범식 사장의 지난해 경영 평가는 갈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LG헬로비전 노동조합이 희망퇴직과 사옥 이전 방침에 반대하며 창사 이래 첫 파업을 단행했기 때문이다.LG헬로비전은 유료방송 시장이 정체기에 들어서며 2023년, 2024년 연속 평균 40%가량 영업이익 규모가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022년 260억 원 적자를 낸 이후 2023년 454억 원, 2024년 1062억 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2019년 LG유플러스가 LG헬로비전을 인수한 이후 당기순이익이 흑자를 낸 것은 2021년 한 해뿐이다.노조는 LG유플러스가 62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인수 당시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 자회사경영진의 일방적 희망퇴직 등 경영 효율화 작업을 방관하고 있다며 반발한다. 반면 홍범식 사장으로서는 중점 과제인 AI 투자에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는 가운데 정체된 유료방송시장에 적극적 투자를 이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딜레마 속에서 노조와 갈등을 풀고 자회사와 시너지를 모색하는 것이 올해 홍범식 사장의 과제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홍범식 사장은 LG유플러스의 잠복된 사법 리스크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지난해 LG유플러스가 해킹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서버를 고의로 폐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를 사실로 파악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LG유플러스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의뢰한 상태다.SK텔레콤과 KT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차례로 해킹 관련 고객 보상안을 발표한 것과 비교해볼 때 LG유플러스의 대처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쪽에서는 수사 결과에 따라 경쟁사보다 더 큰 후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홍범식 사장의 신년사에서 'TRUST(신뢰)'가 화두로 제시된 만큼 하루빨리 의혹을 걷어내는 것이 LG유플러스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김주은 기자
LG유플러스 통신 시장 만년 3위의 작은 반란, 홍범식 알뜰폰 1위 굳히기 들어간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취임 이후 LG유플러스는 알뜰폰(MVNO) 시장에서 망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연합뉴스>[씨저널]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한 이후 LG유플러스는 알뜰폰(MVNO) 시장에서 망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통신 시장에서 '만년 3위'로 취급받던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시장에서 상황을 반전시킨 것이다. 홍범식 사장은 알뜰폰 경쟁력을 무기로 전체 통신 시장에서 LG유플러스의 경쟁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알뜰폰 시장에서 통신사 망 점유율은 지난해 10월 기준 LG유플러스가 45.0%로 1위다. KT와 SK텔레콤은 각각 38.1%, 16.9%를 차지하고 있다. 1위였던 KT를 LG유플러스가 추월한 것은 홍범식 사장이 취임한 이후다. 지난해 홍범식 사장은 '심플리 유플러스'라는 새 슬로건으로 변화를 꾀하면서도 오래전부터 LG유플러스가 추진해왔던 '알뜰폰 상생 프로젝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LG유플러스 알뜰폰 끌어안기 전략은 1위 SK텔레콤과 차별화 포인트 만들어LG유플러스는 2010년대 알뜰폰 시장 초기부터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알뜰폰 사업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2014년 알뜰폰 사업자 금융 지원을 발표했고 2017년에는 알뜰폰 멤버십을 내놨다. 모두 통신사 중 최초다. 홍범식 사장 이후에도 알뜰폰 비교 서비스 '알닷'이 개편되며 알뜰폰 사업에 누구보다 적극적 행보를 이어왔다.이는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전략을 알뜰폰에서 모색한 결과기도 하다. 통신시장 점유율 1위인 SK텔레콤이 기존 가입자를 수성하는 전략을 펼치며 알뜰폰 업체들을 경쟁사로 여긴 반면,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업체를 '망 임대 사업'에서의 협력적 관계로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알뜰폰 위상 확대될수록 LG유플러스 매출 기여도 커진다홍범식 사장이 알뜰폰 사업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알뜰폰 시장의 위상이 도입 초기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통신비 절감 정책의 일환으로 도입된 알뜰폰은 2011년 서비스 초기 가입자가 약 45만 명에 불과했다. 당시 업계는 알뜰폰 시장의 성장에 부정적이었다. 이미 통신 시장이 포화 상태였기 때문이다.하지만 2012년 알뜰폰 가입자는 100만 명을 넘어섰고 현재 1천만 명을 넘어 10배 넘는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전체 알뜰폰 점유율은 17.9%로 알뜰폰을 제외한 LG유플러스의 점유율 19.5%를 턱밑까지 따라잡았다. 제4이통사라고 할 만큼 중소 알뜰폰 업체들의 존재감이 커진 것이다.이에 따라 알뜰폰이 LG유플러스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LG유플러스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무선 사업 매출이 증가한 원인으로 '알뜰폰 가입회선 증가'를 꼽았다. 실제 LG유플러스의 알뜰폰 가입회선의 증가폭은 16.8%로 이동통신 가입회선 증가폭(5.4%)보다 높다.◆ 알뜰폰 시장 확대 여력, LG유플러스 점유율 변수로 떠올라알뜰폰의 점유율 상승은 통신 시장에서도 LG유플러스의 존재감을 각인시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동통신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자급제+알뜰폰' 조합이 주요 소비 패턴으로 떠올랐고 기존 통신사 가입자가 꾸준히 알뜰폰 업체로 빠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LG유플러스가 자사의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를 늘리면서 통신3사의 전체 망 점유율 격차도 줄어들고 있다.현재 통신3사 망 점유율 순위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순으로 각각 41.9%, 30.7%, 27.4%로 시장을 삼분하고 있다. 10년 전 10.2%포인트였던 KT와 LG유플러스의 격차는 최근 3.3%포인트까지 줄었다. SK텔레콤과 KT의 격차도 19%포인트에서 11.2%포인트로 좁혀졌다.게다가 알뜰폰 사업의 본질인 망 임대사업을 기업간거래(B2B) 영역까지 확대하면 시장이 더 커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휴대폰으로 한정하면 인구 구조 때문에 알뜰폰 시장 전체 크기가 한정돼 보일 수 있지만 커넥티드카 등 산업현장 수요를 대비한 B2B 영역에서는 여전히 파이가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주은 기자
[CEO 말말말] 김승연 한화그룹 시선은 우주로, "우리 위성이 인류의 더 나은 삶에 기여하는 것이 진정한 사업의 가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이 8일 제주 서귀포시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에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가운데)과 함께 '초저궤도 고해상도 합성개구레이다(VLEO UHR SAR) 위성'의 실물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한화>[씨저널]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새해 우주를 향한 한화의 포부를 내놨다.한화가 주도해 민간 우주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가운데 국내 최대 '민간 위성 생산허브'를 방문해 현실로 다가온 우주 시대를 확장하겠다는 비전과 과제를 제시한 것이다.김 회장은 8일 한화그룹 우주사업을 총괄하는 아들 김동관 부회장 등 경영진과 함께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를 방문해 전시관을 둘러본 뒤 올해 사업계획과 전반적 우주사업 현황을 보고 받았다. 이어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연구원들을 만나 격려했다.2024년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판교 R&D(연구개발)센터, 한화오션 사업장을 방문해 잇따라 현장경영을 펼친 김 회장이 한화시스템 사업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김 회장은 제주우주센터 방명록에 '어려워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을 가는 것, 그것이 한화의 사명입니다. 제주우주센터와 함께 대한민국을 지키는 대표 기업으로 우뚝 섭시다'고 적으며 친필서명을 남겼다. 이후 방진복을 착용하고 제주우주센터 클린룸을 둘러봤고 임직원들과 오찬을 하며 소통과 격려의 시간을 보냈다.김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전한 격려사에서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꿈은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으로 현실이 됐다"며 "달 궤도선에 이어 달 착륙선 추진 시스템까지 만들게 돼 한화는 대한민국 민간 우주산업의 명실상부한 선도 주자가 됐다"고 평가했다.이어 "어려워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을 가는 것, 그것이 한화의 사명"이라며 "그렇게 난관을 뚫고 우리가 만든 위성이 지구의 기후변화를 관측하고 안보를 지키며 인류의 더 나은 삶에 기여하는 것이 한화가 추구하는 진정한 사업의 의미이고 가치"라고 강조했다.김 회장은 1980년대 화약을 만들던 시절부터 우주산업을 꿈꿔왔고 지난해 11월 누리호 4차 발사의 성공으로 김 회장의 목표는 현실로 다가오게 됐다.김 회장의 우주를 향한 열망은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이어받고 있다. 김 부회장은 2021년 우주 산업 전반을 지휘하는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했다. 조직 구성을 엔지니어 위주로 구축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해 왔다.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는 축구장 4개 크기에 이르는 3만㎡(약 9075평) 부지에 연면적 1만1400㎡(약3450평) 규모의 건물로 지난해 12월 준공됐다. 연간 최대 100기의 위성을 제작할 수 있는 제주우주센터에서는 올해부터 지구 관측에 활용되는 SAR(합성개구레이다) 위성 등의 본격 양산에 돌입한다. 한화그룹은 제주우주센터를 한화그룹 우주사업 경쟁력 강화의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김 회장은 "제주우주센터는 단순한 사업장이 아니라 한화의 우주를 향한 원대한 꿈의 현재이자 미래"라며 "우주는 도전을 멈추지 않는 자에게만 길을 내어준다"며 한화만의 '불굴의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장상유 기자
보스턴다이내믹스 CEO 로버트 플레이터가 내세우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현대차그룹 정규직 활약 자신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내믹스 CEO가 현대차그룹의 로봇 사업을 글로벌 경쟁 궤도로 끌어올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씨저널]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내믹스 최고경영자(CEO)가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사업을 최전선에서 이끄는 핵심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최고 평가를 받는데 성공하면서다.아틀라스는 글로벌 통신기술(IT) 전문매체 씨넷으로부터 'CES 2026 최고의 로봇'에 선정됐다. 씨넷은 "CES에 나온 휴머노이드 로봇 가운데 최고"라며 "프로토타입은 자연스러운 보행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고 양산형은 현대차그룹 공장 투입 준비를 마쳤다"고 평가했다. 'CES 2026'은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다.이번 전시회에서 로버트 플레이터 CEO는 아틀라스를 세계 최초로 공개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술력을 각인시켰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은 핵심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제작된 초기 모델로 자유로운 보행과 360도 회전할 수 있는 관절을 선보였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은 실제 제조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효율성을 강화했다.로버트 플레이터 CEO는 "아틀라스는 우리가 개발한 로봇 중 가장 뛰어난 모델이며 이번 수상은 세계 최고 수준의 휴머노이드를 시장에 선보이기 위한 팀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4일(현지시각)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틀라스가 수 년 뒤에는 현대자동차에 정규직으로 합류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공장에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을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포함한 생산 거점에 투입해 공정 단위별로 기능을 검증한 뒤 아틀라스 투입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18년 로보틱스를 5대 미래 혁신 성장 분야 가운데 하나로 선정했다. 2019년 타운홀 미팅에서 "미래 현대차그룹 사업의 20%는 로보틱스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현대차그룹의 로봇 사업이 한시적 프로젝트가 아님을 강조했다.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는 정 회장의 로봇 사업 구상이 구체화된 분기점이었다.당시 정 회장은 인수 자금의 4분의1 가량을 사재로 출연했지만 이에 대해 업계에서 회의적 시선이 끊이지 않았다. 업계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주력 사업인 '유압식 로봇'의 확장성에 의문을 품었다. 엔비디아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유니버설 로봇'과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시장의 반응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CES 2026에서 아틀라스가 최고 평가를 받으며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투자에 대한 업계의 평가도 반전되고 있다.이런 흐름을 살려 로버트 플레이터 CEO가 현대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안정 궤도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가 인수한 2021년부터 현재까지 4년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로버트 플레이터 CEO는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항공우주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 박사학위를 받은 직후 보스턴다이내믹스에 합류해 2012년까지 기술 부사장을 맡았다. 2019년 보스턴다이내믹스 CEO가 됐고 정의선 회장은 인수 뒤에도 그를 그대로 CEO로 기용했다.김주은 기자
이석구 신세계면세점 인천공항 재입찰 두고 고민 깊어져, 실리도 명분도 놓치기 힘든 상황
이석구 신세계디에프(신세계면세점) 대표이사가 인천공항 면세점 재입찰을 앞두고 깊은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이석구 신세계디에프(신세계면세점) 대표이사가 인천공항 면세점 재입찰을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면세점 사업이 신세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4년 기준 30%를 넘고, 단일법인 기준 매출규모도 그룹 내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공항면세점 재입찰에 관심을 보이는 배경, 수익구조 상 포기할 수 없다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신세계디에프의 매출은 1조9558억 원으로 단일법인 기준으로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신세계의 주요 종속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1조797억 원)의 1.8배, 신세계센트럴시티(3226억)의 6배, 대전신세계(1897억 원)의 10배 큰 규모다.이 대표가 인천공항 DF2권역 영업을 포기했지만 재입찰을 고심하고 있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재입찰에 나서지 않을 경우 인천공항 면세점 영업 비중의 절반가량이 그대로 소멸하는 셈으로 그룹 전체 실적과 사업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업계 관계자의 의견을 종합하면 인천공항 면세구역 입찰은 상징적 의미도 적지 않다. 세계적 글로벌 허브 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면 브랜드 인지도와 간판 홍보 효과가 그만큼 크다. 이는 단기 수익을 넘어 장기적 브랜드 자산으로서 가치가 높다.인천공항공사는 최근 신라, 신세계가 빠진 면세점 DF1, DF2 권역의 재입찰에 나섰다. 신세계면세점도 2025년 12월18일 열린 재입찰 설명회에 참석했다.◆ 재입찰 셈법이 복잡해진다, 인천공항 임대료를 둘러싼 갈등신세계면세점은 이번 인천공항 재입찰에 복합적 이해관계를 안고 있다. 높은 입찰가를 제시하면서 입점했지만 임대료 부담으로 결국 사업을 철수하게 된 상황이 맞물려있어서다.신세계면세점은 2023년 DF2 권역 입찰에서 최저입찰가보다 약 60% 높은 입찰가를 제시하며 해당구역을 낙찰 받았다고 알려졌다. 이 구역은 DF1구역과 함께 인천공항 내에서도 매출비중이 가장 높은 구역으로 향수와 화장품, 주류, 담배 등을 취급한다.그러나 신세계면세점은 DF2권역 운영 동안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신세계면세점은 2024년 3분기 영업손실 162억 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4분기에는 영업손실 355억 원으로 손실 폭은 더 커졌다. 2025년 들어 사업규모를 축소하면서 적자 폭을 줄였지만 흑자로 전환하지는 못했다. 2025년 분기별 영업손실은 1분기 23억 원, 2분기 15억 원, 3분기 56억 원이었다.◆ 면세업계를 둘러싼 상황, 객단가 회복세는 더디고 높은 임대료 부담도 여전면세업계가 실적을 회복하지 못하는 주요 원인으로 외국인 객단가 감소가 꼽힌다. 관광수요가 회복되면서 외국인 관광객 수는 늘었지만 면세점 매출 회복세는 이를 뒤따라가지 못하고 있다.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면세점을 이용하는 외국인 고객은 2025년 기준 전체이용객의 35~40% 수준이지만 매출 기여도는 70% 이상을 차지한다. 외국인 고객 이용 패턴이 면세점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셈이다.외국인 관광객 수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 12월23일 기준 외국인 관광객 수는 1850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13% 증가했다. 반면 2025년 1월~11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1조4145억 원으로 2024년보다 12% 감소했다.문제는 외국인 객단가가 관광 수요 회복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 객단가는 2025년 2월 약 116만6천 원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전환됐다. 3~4월 100만 원 내외에서 5~6월 80만 원대로 낮아졌고, 7월에는 약 65만 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8월부터 소폭 회복됐으나 11월까지는 70만~80만 원대에 머물렀다.이런 상황 속에서 임대료 부담은 여전하다. 인천공항은 이번 재입찰에서 임대료를 2023년 공개 입찰 당시보다 각각 5.9%, 11.1% 낮게 책정했다. 다만 그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게 면세점 업계 반응이다.신세계면세점은 당시 2023년 공항 이용객 수를 기준으로 임대료를 지급하는 조건의 계약을 맺었다. 신세계의 객당 임차료는 9020원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연간 여객 수는 도착여객과 출발여객을 모두 합쳐 5613만 명 규모다.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468만 명이다. 이를 단순 계산해보면 신세계의 월 임차료 부담은 약 420억 원에 달한다.신세계면세점은 2025년 4월 인천지방법원에 인천공항 임차료 조정신청을 냈다. 그러나 공항공사가 법원 조정에도 임대료를 조정해주지 않자 사업권 반납을 결정했다. 인천공항 DF2권역은 2026년 4월28일부로 문을 닫는다.신세계면세점은 자료를 통해 "운영을 지속하기에는 경영상 손실이 너무 큰 상황으로 부득이하게 인천공항 면세점 DF2권역 사업권을 반납하게 됐다"며 "고환율과 경기둔화, 주고객의 구매력 감소와 소비패턴 변화 등 면세시장에 어려운 환경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수진 기자
김동하 롯데면세점 맡고 구조조정 집중, 브랜드·상징성 고려하며 인천공항점 입찰 신중 접근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가 면세점의 생존을 위해 체질개선에 앞장서고 있는 상황에서 공항면세점 재입찰을 두고 어떤 선택을 할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가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면세사업의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인천공항 면세점 재입찰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공항면세점은 단순 수익 사업을 넘어 장기적 브랜드 자산이라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를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에서는 이러한 상징성을 근거로 입찰 참여를 결정하기에는 부담이 클 수 있다.◆ '외형확장'에서 '수익성'으로 경영 기조 전환"면세산업은 생존을 위한 대응과 체질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대응책을 마련해야한다"김동하 호텔롯데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2025년 3월 한국면세점협회 취임사에서 이렇게 진단했다.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성 회복과 사업구조 재편이 필요하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는 취임 초기부터 분명했다. 김 대표는 2025년 신년사에서 "과거 면세점이 외형 성장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사업성 재검토와 포트폴리오 조정을 선언했다.김 대표는 취임한 뒤 곧바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2024년 10월 롯데면세점 명동점에서 운영했던 오프라인 쇼룸 '나우인명동'을 1년 만에 폐점했고, 역직구를 위한 기업간거래(B2B) 플랫폼 '카츠'의 오프라인 매장도 철수했다. 자체 패션브랜드 '싱귤러' 사업을 축소하기도 했다.해외점포도 수익성 기준으로 정리했다. 2025년 2월 뉴질랜드 웰링턴 공항점 영업을 종료한 데 이어 5월 베트남 다낭 시내면세점과 호주 다윈 공항점도 철수했다.수익성을 잠식해온 다이궁 의존 구조도 끊어냈다. 다이궁은 면세점 상품을 대량으로 사들인 뒤 해외에서 되팔아 마진을 남기는 중간 유통업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여행객이 급감하자 면세점들은 다이궁에 저가로 상품을 공급하며 의존해왔다.이 같은 전략으로 롯데면세점은 분기별로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5년 1분기부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고, 누적기준 영업이익은 1분기 152억 원, 2분기 218억 원, 3분기 401억 원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김 대표가 롯데그룹 안에서 기획·관리·재무 분야를 두루 경험한 만큼 비용 효율화에 중점을 둔 전략 판단이 빨랐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로 입사해 롯데그룹 정책본부 개선실을 거쳐 롯데쇼핑에서 슈퍼사업부 전략혁신부문장, 신선식품부문장, 경영지원부문장, 재무부문장, 기획지원부문장 등을 지냈다. 롯데지주로 옮긴 뒤 기업문화팀장 겸 업무지원팀장을 맡았다. 2025년 한국면세점협회장을 맡았다.◆ 인천공항 재입찰, '수익성'의 관점에서 신중하게김 대표는 이번 인천공항 재입찰에서 가장 신중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업계 취재를 종합해보면 공항면세점은 수익성 측면에서는 시내면세점이나 해외면세점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특히 공항 임대료는 높은 편이지만 객단가는 아직까지 코로나 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임대료는 객단가와 여객수를 반영해 산정된다. 임대료는 여행소비 회복으로 여객수가 늘어난만큼 높아지지만 객단가는 그만큼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부담은 더 크다.이 밖에 고정비용도 많다. 면세업계들은 사업보고서에서 매장 이외에 보세창고, 물류시설, IT시스템 등 별도 인프라가 필요해 자본 부담이 크다고 설명하고 있다.업계에서는 객단가가 과거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면세 사업 전반의 수요와 실적 전망 역시 단기간 반등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회복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항면세점이 지니는 상징성은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요소로 꼽힌다. 공항은 관광객과 가장 가까운 접점에 위치한 공간이다. 접근성과 가시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공항에 면세점을 운영할 경우 브랜드 인지도와 간판 홍보 효과가 뒤따른다는 점도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효과는 수치로 계량하기는 어렵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공항면세점이 단순한 수익 사업을 넘어 장기적인 브랜드 자산으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롯데면세점은 2001년부터 22년 동안 공항면세점을 운영했다. 다만 2023년 3월 실시된 새 사업자 입찰에서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에 밀려 탈락했다.한 업계 관계자는 "시내면세점도 줄이는 상황에서 공항면세점 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공항면세점에 입점하는 가장 큰 매력은 '상징성'인데 이것만을 가져가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안수진 기자
박장서 현대면세점 '인천공항 재입찰' 최후의 선택은? 확장·효율화 장단점 막판 저울질
박장서 현대디에프 대표이사 전무가 인천공항 면세구역 재입찰에 참여할 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현대백화점그룹>[씨저널] 박장서 현대디에프(현대면세점) 대표이사 전무가 인천공항 면세구역 재입찰에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만 박 대표 체제에서 지속돼 온 '축소를 통한 효율화' 기조를 감안하면 재입찰에 적극적으로 승부수를 던질 지는 불확실해 보인다.특히 공항면세점 중심 구조는 높은 임대료와 객단가, 경기변동 등에 따른 매출 변동성을 동시에 안고 있다. 외국인 객단가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확장'에서 '수익성'으로 과감한 방향 전환"앞으로 무역센터점과 인천공항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현대면세점은 2025년4월 경영효율화 추진방향을 발표하며 이렇게 설명했다.이번 인천공항 면세구역 재입찰과 관련한 전략도 이같은 맥락에서 벗어나지는 않으리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긴 하다.박 대표는 과연 인천공항 면세점 재입찰 경쟁에 뛰어들까.인천공항 면세구역 재입찰 사업 설명회는 올해 1월18일에 열린다. 재입찰하는 곳은 향수와 화장품, 주류, 담배를 판매하는 DF1, DF2 구역으로 각각 제1여객터미널과 제2여객터미널에 위치해있다.면세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이 2025년12월 서울 대강당에서 주관한 입찰 설명회에는 현대면세점도 참석했다.다만 박 대표가 이 입찰에 승부수를 띄울 지는 미지수다. 그가 취임한 뒤 지금까지 외형 확장보다는 축소의 방향으로 경영 효율성을 높여왔기 때문이다.박 대표는 2025년 정기인사에서 현대면세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신라면세점과 두타면세점 등 동종업계 영업현장에서 33년 넘게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박 대표의 취임은 현대면세점이 첫 외부 인사를 수혈했다는 점에서 무게가 실린다. 현대면세점은 영업이익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박 대표는 취임한 뒤 5개월 만에 시내면세점의 구조조정을 결정했다.시내 면세점 2곳 가운데 동대문 면세점은 문을 닫았고 무역센터점은 3개 층에서 2개 층으로 규모가 줄었다. 특히 동대문점 철수는 특허기간을 5년 연장하기로 했던 기존 경영 판단을 뒤집는 결단이었다.유일하게 남은 시내 면세점인 무역센터점은 상품기획(MD) 구조를 손봤다. 저효율 품목을 줄이고 수입화장품과 럭셔리 패션, 주얼리 등 고부가 상품을 늘렸다. 동대문점이 주력하던 K뷰티·패션·잡화 상품도 편입시켰다.그 효과는 흑자전환으로 나타났다. 현대면세점은 2025년 3분기 영업이익 약 13억 원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4분기도 긍정적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효율화 전략에 따라 4분기에도 영업이익 흑자가 이어질 것"이라며 "2024년 4분기 면세점 영업손실이 118억 원에 달했던 만큼 연결실적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바라봤다.◆ 외형 축소의 그늘, 성장 동력 약화 우려현대면세점의 외형 축소 전략은 단기적으로 비용 효율성을 개선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의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 사업 기반 자체가 축소되면서 매출 규모 성장이 제한될 수 있어서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면세점 사업은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 브랜드 협상력과 상품 구성 경쟁력에서 구조적으로 불리해진다.반대로 규모의 경제가 확보되면 구매 규모 확대에 따라 매입 단가 인하 등 구매 교섭력 강화되고 재고관리 효율성 증대되는 등 원가율 인화되고 수익성 회복되는 구조 가능해진다.시내면세점 철수로 고정비 부담은 줄었지만 내국인과 개별 관광객 접점이 크게 줄었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공항면세점은 여객 흐름에 따라 매출 변동성이 크고, 시내면세점보다 체류시간과 구매유도 여지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1인당 매출(객단가)가 과거보다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외국인 객단가는 2023년 183만8천 원으로 2022년보다 82.5%줄었고 2024년에는 119만 원으로 다시 35% 이상 줄었다.공항면세점 중심의 사업 구조는 높은 임대료와 수익 변동성을 동시에 안고 간다는 점에서 부담이 더 클 수 있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공항면세점 임대료는 시내면세점보다 비싸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여객수에 객단가를 곱해 산정하는 임대료 구조 역시 이익 개선에 제약으로 작용한다.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관광객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이어갔던 배경 역시 객단가 회복 지연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박종대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은 공간임대료, 다이궁, 알선수수료 등 판관비가 높아 구조적으로 이익을 내기 어렵다"며 "다만 자기자본이익률(ROE)나 투하자본수익률(ROIC) 등은 백화점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안수진 기자
두산로보틱스 시장 둔화에 실적 곤두박질, 박인원 '박정원 회장 강조 AI' 들고 미래 준비한다
박인원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사장. <두산로보틱스>[씨저널]두산그룹은 2020년대 초반부터 지주사 두산의 자회사 3곳에서 신성장동력 육성에 힘을 쏟았다. 물류 부문의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과 수소드론 부문의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그리고 로봇 부문의 두산로보틱스다.이 가운데 특히 두산로보틱스의 성과에 재계의 시선이 모였다. 3곳의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오너경영인인 박인원 사장이 경영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로봇 분야가 글로벌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박 사장이 이끄는 두산로보틱스는 당초 그룹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 사장 취임 이후 두산로보틱스는 영업손실 폭이 커졌을 뿐 아니라 외형도 후퇴했다.다만 박 사장은 단기 실적 부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인공지능(AI)를 접목한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오너4세 박인원 리더십 이후에도 협동로봇 시장 부진에 막힌 두산로보틱스 성장두산로보틱스는 2023년부터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악화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박 사장이 두산로보틱스 대표에 오른 시점과 맞물린다. 박 사장은 2023년 1월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에 선임됐다.두산로보틱스 연결기준 실적을 보면 매출은 2023년 530억 원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468억 원을 지나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매출 200억 원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92억 원, 412억 원으로 확대됐고 지난해 1~3분기 이미 430억 원의 영업적자를 봤다.가장 큰 원인으로는 협동로봇 시장의 성장이 둔화한 점이 지목된다.국제로봇협회(IRF)의 2025년 세계 로봇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협동로봇 신규 설치량은 2017년 1만1107대에서 매년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며 2022년 5만7966대까지 5년 동안 5배 이상 성장했다. 그러나 2023년 5만7148대로 규모가 오히려 후퇴했고 2024년에도 6만4542대의 협동로봇이 새로 공급되는 데 그쳤다.코로나19 이후 자동화 수요가 많아지는 흐름 속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산업용 로봇과 비교해 속도가 느리고 많은 물량이 필요하지 않아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협동로봇 시장점유율 1위인 덴마크 유니버설로봇도 역성장을 경험하고 있다.두산그룹은 2022년 12월 박 사장을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인사"라며 "성장기에 접어든 협동로봇 분야에서 국내외 핵심고객 발굴을 비롯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성장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제가 성립되지 않아 박 사장도 기대에 부응하기 어려웠던 셈이다.박 사장은 신임 대표로서 실적 반등이라는 1차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오너4세 경영자로서 긴 호흡의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라는 2차 목표 달성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능형 로봇 솔루션과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중심에는 박정원의 'AI'두산로보틱스의 실적 부진 이면에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성격이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협동로봇을 생산하는 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 가동률은 2023년과 2024년 60%대에서 지난해 3분기 누적 16%까지 급락했는데 이는 시장 전반의 부진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지난해 1~3분기 수익성 지표를 보면 우선 매출원가율은 84%를 나타냈다. 제품 생산에 들어간 비용이 매출보다 적은 것으로 생산원가는 건전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다만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는 매출(200억 원)을 2배 이상 뛰어넘는 461억 원을 나타냈다. 판관비가 증가한 주요 요인은 중장기 사업 전환을 위한 원엑시아(OnExia) 인수합병(M&A) 관련 일회성 비용 및 신규인력 채용 비용이다.박 사장은 두산로보틱스의 사업 구조를 하드웨어(협동로봇) 중심에서 '지능형 로봇 솔루션'과 최근 로봇 분야에서 각광받는 '휴머노이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지능형 로봇 솔루션은 협동로봇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AI 기능을 통합한 형태로 작업 경로와 순서를 최적화하고 다수의 협동로봇 사이 협업을 가능하게 해 정밀성,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3분기 로봇시스템 통합 및 첨단 자동화솔루션 기업 원엑시아를 인수한 일도 지능형 로봇 솔루션 사업 역량 강화의 일환이다.두산로보틱스는 휴머노이드 사업 진출을 위해서 지난해 대규모 경력공채, 연구개발(R&D) 전문조직 신설 등도 진행했다. 또 9월 경기 성남시에 개관한 '두산로보틱스 이노베이션센터'의 주요 역할 가운데 하나가 휴머노이드 관련 기술개발이다.두산로보틱스 AI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그룹의 미래를 위해 가장 강조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AI 기반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완전히 다른 선상에 있게 될 것"이라며 "빠른 인공지능 전환(AX)으로 기존 제품의 지능화, 새로운 사업모델 창출,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하자"고 강조했다.박 사장은 1973년생으로 2009~2012년 두산그룹 8대 회장을 역임한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의 셋째 아들이고 박정원 회장과 사촌지간이다. 두산로보틱스에서 김민표 부사장, 조길성 전무와 함께 각자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장상유 기자
두산밥캣 인수합병 DNA로 수익성 악화 돌파구 찾을까, 스캇 박 바커노이슨 빅딜로 그룹 캐시카우 다시 한 번
스캇 박(박성철) 두산밥캣 대표이사 부회장. <두산밥캣>[씨저널]두산그룹이 또 다른 '빅딜'을 준비하고 있다. 두산밥캣의 독일 건설기계기업 바커노이슨(Wacker Neuson SE) 인수다.스캇 박(박성철) 두산밥캣 대표이사 부회장은 10년 넘게 두산밥캣을 이끌면서 인수합병(M&A)으로 성장에 속도를 내왔다.한 때 영업이익이 1조 원을 훌쩍 넘었던 두산밥캣은 최근 업황 둔화와 함께 미국 관세 부담이 겹치며 수익성이 크게 저하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박 부회장은 조 단위 M&A를 통해 그룹의 핵심 현금창출원(캐시카우)으로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산밥캣이 노리는 '4조 원 안팎' 바커노이슨은 어떤 기업인가바커노이슨은 1848년 설립된 독일 건설기계 전문기업으로 200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바커노이슨은 두산밥캣과 유사하게 소형 건설기계 제품을 주력으로 한다. 얼핏 보면 두산밥캣과 사업부문이 겹치는 것으로 보이지만 주력 제품이나 핵심 시장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으로 평가된다.제품으로 보면 두산밥캣은 건설기계 가운데 건설현장에서 토사나 골재를 덤프 차량에 적재·운반하는 로더를 주력으로 하는 반면 바커노이슨은 텔레핸들러와 소형휠로더를 중심에 두고 있다.특히 북미 위주의 두산밥캣의 시장 포트폴리오를 보완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2024년 기준 두산밥캣의 시장별 매출 비중을 보면 북미가 74%, 유럽이 15%를 차지하고 있다. 바커노이슨은 두산밥캣과 정반대로 유럽에서 78%, 북미에서 20%의 매출을 내고 있다.지난해 12월 바커노이슨 공시에 따르면 두산밥캣과 바커노이슨은 지분 과반수 인수 등을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두산밥캣이 바커노이슨의 주요 주주로부터 63%의 지분을 인수하고 나머지 모든 주주에게 현금 공개매수 제안을 하는 구조다.바커노이슨의 현재 시가총액은 17억3900만 유로(약 2조9428억 원)이다. 25%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 일반적으로 시세보다 높은 공개매수 가격 등을 고려하면 두산밥캣이 바커노이슨 지분 100% 인수에 필요한 금액은 4조 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두산밥캣은 최근 공시를 통해 "바커노이슨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낮아진 영업이익 기대치, 스캇 박 M&A로 현금창출력 높일까두산밥캣은 2023년까지 두산그룹의 영업이익을 담당하는 핵심 캐시카우였다.두산밥캣은 2022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716억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조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2023년에는 영업이익이 1조3899억 원까지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건설기계 제조업에서는 보기 드문 두 자릿수인 14%에 이르렀다.다만 북미를 중심으로 고금리에 따른 수요 감소 현상에 관세 영향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크게 저하했고 이 여파는 지난해까지 이어졌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두산밥캣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6980억 원이다. 절대 규모 자체는 여전히 수천억 원에 이르지만 영업이익률은 8%까지 낮아진 수치다.증권업계에서는 두산밥캣이 바커노이슨을 품는다면 적지 않은 효과를 볼 것이라는 우호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바커노이슨은 2024년 영업이익 1억2250만 유로(약 2천억 원),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 9750만 유로(약 1650억 원)를 기록했다. 최근 2년 동안 연간 영업이익 2천억 원대와 영업이익률 6%가량의 수준을 보인 것이다. 다만 내년에는 유럽 건설기계 업황 회복과 함께 영업이익이 2억 유로(3385억 원), 영업이익률 8.5%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배성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커노이슨은 매출의 4분의 3 이상이 유럽에서 발생하며 상대적으로 농업·조경 제품 비중이 높은 것이 두산밥캣과 차별점"이라며 "유럽 수요 반등 신호가 포착되는 현재 시점에서 인수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바라봤다.◆ 스캇 박 M&A로 두산밥캣 성장 채찍질, 부회장 승진까지박 부회장은 지난해 2월 열린 두산밥캣 인베스터데이에서 M&A를 중장기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예고했다. 두산밥캣의 바커노이슨 인수 추진은 박 부회장이 주주들과 약속을 실행에 옮기는 셈이다.박 부회장은 인베스터데이에서 "두산밥캣은 M&A를 본격적으로 추진한 최근 5년 동안 잔디깎이(모어), 지게차 등 업체 인수를 통해 연평균 매출 15%, 영업이익 18%의 고성장을 이뤘다"며 "이런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에 혁신을 더하고 M&A 등 비유기적 성장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청사진을 내놨다.박 부회장은 혁신과 함께 M&A를 두산밥캣의 미래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두 축'이라고 강조했는데 직접 언급한 것처럼 최근에도 M&A의 효과를 톡톡히 보기도 했다.두산밥캣은 2019년 조경장비 전문업체인 쉴러그라운드케어의 승용식 잔디깎이(제로턴모어) 사업을 인수하며 조경장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고 2021년에는 두산의 산업차량BG(두산산업차량) 지분 100%를 품고 지게차 분야로도 발을 뻗었다.특히 두산산업차량은 2022년 매출 1조4075억 원, 영업이익 986억 원을 기록하며 두산밥캣이 외형 성장과 함께 사상 첫 영업이익 1조 원 이상을 기록하는 데 기여했다.2013년부터 두산밥캣 대표이사 사장으로 회사를 이끌어온 박 부회장은 M&A를 통한 사업확장에서 성과를 거둔 점을 인정받아 2023년 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두산그룹은 당시 인사에서 "박 부회장이 두산밥캣을 이끈 이후로 회사는 농업 및 조경용 장비 사업을 확장하고 두산산업차량을 인수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해서 확대해왔다"며 "이에 힘입어 9년 동안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2배씩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장상유 기자
박정원 반도체에서 두산그룹 미래 먹거리 찾는다, SK실트론 인수 '신의 한 수' 될까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그래픽 씨저널>[씨저널]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그룹의 인수합병(M&A) DNA를 살려 기존 에너지와 산업기계에 더해 반도체를 3대 핵심 사업 축으로 삼기 위한 구도를 잡아가고 있다.두산그룹은 에너지 부문의 두산에너빌리티, 산업기계 부문의 두산밥캣과 옛 두산인프라코어까지 주력 사업 대부분을 M&A를 통해 확보해 왔다. 특히 2007년 두산밥캣 인수금액은 49억 달러, 당시 4조5천억 원 규모로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사례 가운데 2번째로 큰 '빅딜'이었다.이런 가운데 박 회장의 눈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시장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는 SK실트론으로 향해 있다.박 회장은 2022년 두산테스나를 인수할 당시부터 반도체 분야를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연간 매출 2조 원이 넘는 SK실트론 인수는 박 회장의 청사진 실현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의 새로운 승부처 반도체 현재는? 두산테스나는 아쉽지만 전자BG에서 성장"'반도체'는 두산의 새로운 승부처로 기존 핵심 사업인 에너지, 기계 분야와 더불어 또 하나의 성장 축이 될 것이다." 박 회장이 2022년 6월 두산테스나(옛 테스나) 인수 뒤 서안성 사업장을 방문해 반도체 사업을 향한 기대감을 담아 한 말이다.두산그룹의 두산테스나 인수는 시기적으로 적지 않은 의미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산그룹은 2022년 2월28일 채권단 관리 체제를 졸업하고 열흘 만인 3월8일 두산테스나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며 반도체 사업 진출을 알렸다. 이후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은 4월27일 인수를 마무리 짓고 두산테스나를 출범시키기도 했다.다만 두산테스나는 두산그룹에 인수된 뒤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카메라이미지센서(CIS) 테스트 수요 감소에 영향을 받은 탓으로 분석된다.두산테스나의 연간 연결기준 매출은 2022년 2777억 원에서 2024년 3731억 원까지 늘었지만 지난해에는 3천억 대 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영업이익은 2022년 672억 원에서 매년 감소하며 지난해에는 수억 원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다만 두산은 자체 사업부문인 전자BG에서 기판용 소재를 통해 반도체 사업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두산은 전자BG에서 반도체 기판용 동박적층판(CCL)을 생산한다. CCL은 반도체에 필수인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소재다.두산의 전자BG 사업부문 실적을 보면 2024년 매출 1조63억 원, 영업이익 1226억 원을 거뒀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33.9% 늘고 영업이익은 3.5배 이상 뛴 수치다. 지난해 연간 추정치도 매출 1조8576억 원, 영업이익 5162억 원으로 급성장을 이어갔는데 두산은 AI 시대 반도체 성능을 결정짓는 고성능 CCL 기술력이 전자BG 성장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두산 3대 핵심 사업 축 구축의 마지막 퍼즐, 박정원의 결단두산은 지난해 12월 SK실트론 인수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SK실트론 최대주주인 SK와 후속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상은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다.SK실트론 지분 100%의 가치는 4~5조 원가량으로 평가된다. 최소 3조 원의 자금이 필요한 대규모 거래라는 점에서 박 회장의 의지가 엿보인다는 시선이 많다. 최근 두산은 자회사 두산로보틱스의 주식 1170만 주를 처분하면서 9477억 원을 확보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SK실트론 인수를 위해 선제적으로 자금조달을 추진하는 것이다.박 회장은 AI를 중심으로 확장하고 있는 글로벌 산업 흐름에 따라 반도체 수요가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신규사업 확장을 꾸준히 모색해왔다. SK실트론이 지닌 경쟁력을 보면 반도체를 새로운 중심으로 키우겠다는 SK실트론이라는 매물은 박 회장의 계획에 알맞은 조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SK실트론 및 증권업계 추정을 종합하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SK실트론의 고객사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27.7%, SK하이닉스는 26.5%로 두 기업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특히 SK실트론은 실리콘(Si) 및 탄화규소(SiC) 웨이퍼를 생산하는 데 최근 차세대 전력반도체의 핵심 소재로 수익성이 우수한 SiC 웨이퍼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실트론은 미국 미시간주 베이시티에 SiC 웨이퍼 생산량을 10배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로 신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강태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업황 고점 이후 둔화 국면에서도 SK실트론은 연간 6천억 원 이상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유지해왔다"며 "SiC 웨이퍼의 높은 평균판매가격(ASP)과 우수한 마진 구조로 큰 폭의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채권단 체제 매각 아픔, M&A로 극복한다박 회장과 두산그룹에게 SK실트론 인수 추진은 과거 어쩔 수 없이 출혈을 경험했던 아쉬움을 재차 M&A로 회복한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두산그룹은 2022년 초 채권단 체제를 졸업했다. 23개월 만에 성공한 '조기졸업'으로 역대 재계 구조조정 가운데 긍정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다만 두산그룹은 핵심 건설기계 계열사였던 두산인프라코어와 당시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 각광받던 두산솔루스는 물론 두산건설, 두산타워, 클럽모우CC 등 주요 계열사 및 자산을 처분해야만 했다.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하기 직전인 2020년을 보면 당시 자회사 두산밥캣을 제외하고 두산인프라코어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4조3천억 원, 영업이익 3200억 원가량에 이르렀다. 또 동박 기업인 두산솔루스는 당시 전기자동차 시장 개화와 함께 시장에서 주목받는 배터리 소재 기업이었다.박 회장은 앞으로도 적극적인 M&A를 통해 비유기적 성장(Inorganic Growth) 전략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존 자원만으로 성장이 어렵다면 외부에서 기회를 찾는 것을 포함해 빠르게 보완책을 찾고 실행해야 한다"며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유기적 성장 전략을 지속적으로 검토하자"고 당부했다. 장상유 기자
동아에스티 경쟁력 있는 의약품 많다, 정재훈 신용등급 회복 위해 수익성 개선 어떻게
정재훈 동아에스티 대표이사 사장 <동아에스티>[씨저널] 동아쏘시오그룹의 전문의약품(ETC) 계열사인 동아에스티는 2025년 6월 NICE신용평가가 실시한 신용평가에서 신용등급이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변경됐다.한국기업평가 역시 6월 동아에스티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NICE신용평가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근거로 △해외 연구개발 전문 자회사의 R&D 비용 부담 증가로 수익성이 저하됐고 △지분투자 관련 자금 소요가 지속되고 있고 △이 같은 상황 때문에 단기간 내 차입금 감축 가능성이 제한될 것으로 판단된다는 점을 들었다.한국기업평가 역시 연구개발비 부담과 차입 규모 확대로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이 저하됐고 단기간 내 차입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여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실제로 최근 몇년간 동아에스티의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은 나빠졌다. 2020년 말 2069억 원이던 동아에스티의 총차입금은 2025년 6월 말 4795억 원까지 늘어났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52.7%에서 99.6%로, 차입금의존도는 21.1%에서 36.0%로 높아졌다.2021년 5.79%에 달하던 영업이익률은 2021년 2.63%, 2022년 2.62%, 2023년 1.68%로 하락했고 2024년에는 250억 원의 영업적자(영업이익률 –3.58%)가 났다.◆ 신용등급 하향의 원인 : R&D 비용과 지분투자 법인 사업비용 증가R&D 비용부담과 관련된 우려는 주로 2022년 자회사로 편입된 메타비아(MetaVia Inc.)에서 기인한다. 2025년 6월 말 현재 동아에스티는 메타비아 지분 41.31%를 들고 있다.다만 동아에스티는 2025년 3분기부터 메타비아를 연결대상 종속기업에서 제외했다.메타비아는R&D 전문기업으로, 현재 개발 중인 DA-1241(대사이상지방간염/제2형당뇨), DA-1726(비만치료제)의 임상이 진행되면서 2023년과 2024년 연평균 291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또한 동아에스티는 2022년부터 메타비아를 비롯해 앱티스, 아이디언스 등R&D 회사에 대한 지분투자를 이어 왔다. 2025년 6월 말 현재 앱티스 지분 73.09%, 아이디언스 지분 37.63%를 들고 있는데, 이 기업들의 개발 성과가 드러나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투입되는 자금 부담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이 같은 문제에도 시장에서는 동아에스티의 성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는 경쟁력 있는 제품들 덕분이다.특히 성장호르몬제인 그로트로핀과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인 자큐보는 당분간 매출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 1189억 원이던 그로트로핀 매출액은 2025년 1365억 원, 2026년 1488억 원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 2024년 10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자큐보는 지난해 503억 원, 올해 917억 원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아울러 2024년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를 받은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이뮬도사도 2025년부터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를 개시했고,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동아에스티의 실적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스텔라라는 존슨앤존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증권가에서는 동아에스티의 2025년 매출액이 2024년(6979억 원)보다 약 3.9% 성장한 72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영업이익도 흑자전환(350억 원)할 것으로 전망한다. 메타비아를 연결대상 종속기업에서 제외한 것도 흑자전환의 한 요인이다.동아에스티를 이끌고 있는 전문경영인인 정재훈 대표이사 사장은 주력 제품과 신제품을 통한 실적 향상 및 수익성 개선과 미래 신사업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에서 동시에 성과를 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정재훈 사장은 1971년생으로, 성균관대학교 임상약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1997년 동아제약에 입사해 줄곧 동아쏘시오그룹에서만 일했다. 동아제약 운영기획팀장, 동아쏘시오홀딩스 정도경영실장을 거쳐 2021년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 부사장, 2023년 같은 회사 대표이사 사장에 각각 올랐다. 2024년 동아에스티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조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영업 전략에 밝은 조직 운영 전문가로 평가된다.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 재직 당시 계열사들의 유기적 협력을 통한 실적 향상과 디지털 헬스케어 등 신사업 추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동아에스티 실적 반등을 이끌 적임자로 낙점됐다.이승열 기자
에스티팜에 미국 생물보안법이 새 기회 열어줘, 성무제 CDMO 글로벌 확장 사활 건다
성무제 에스티팜 대표이사 사장 <에스티팜>[씨저널] 미국이 중국 바이오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생물보안법'이 지난달 미국 하원과 상원을 통과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까지 거쳐 법안이 발효됐다.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의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동아쏘시오그룹 계열사인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에스티팜에도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생물보안법 : 중국 바이오기업 견제 목적, 한국 업체에는 기회생물보안법은 미국 행정부와 관련 기관, 정부 지원금을 받는 기업들이 '우려기업(Biotechnology Companies of Concern)'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우려기업은 미국 국민의 유전자 데이터와 생물 정보를 수집해 군사 목적으로 활용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을 말한다. 즉 미국인의 생체 정보 등 민감 데이터가 이들 기업을 통해 타국 정부에 전달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우려기업'에는 중국 기업들이 주로 포함됐다. 세계 3위 CDMO 업체 우시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BGI, MGI, 컴플리트 지노믹스, 우시앱택 등이 대상이 된다.시장에서는 한국의 CDMO 기업들이 중국 기업들을 대체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국내 기업이 중국 기업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해 추가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에 따르면 우시바이오로직스의 2024년 매출만 186억7540만 위안(약 3조880억 원)에 이른다.대표적인 수혜기업으로는 대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이 꼽힌다. 중견기업 중에서는 동아쏘시오그룹 CDMO 계열사 에스티팜이 거론된다.◆ 전문경영인 성무제, 에스티팜 장점 살려 원료의약품 CDMO 시장 확대 주력에스티팜은 애초 저분자 신약 CDMO로 출발했다가 2018년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올리고핵산치료제) 전용 신공장을 반월캠퍼스에 준공하면서 핵산치료제 CDMO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2025년에는 제2올리고동을 증설하면서 현재 아시아 1위, 글로벌 3위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CDMO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는 몇 개에서 수십 개에 이르는 짧은 뉴클레오타이드(DNA·RNA의 구성단위)가 연결된 합성분자로, 특정 유전자를 표적으로 삼아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차세대 의약품으로 각광받고 있다.2020년에는 올리고 CDMO를 통해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메신저 리보핵산(mRNA) CDMO 및 mRNA 기반 자체신약 개발사업에도 진출했다. 이후 글로벌 신약 개발사 및 장비업체와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트랙 레코드를 쌓았고 글로벌 제약사들과도 다양한 협력을 논의 중이다.이와 함께 에스티팜은 고분자 화합물의 전 단계인 모노머(단량체) 생산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5대 생산기지 중 하나로 평가된다. 또한 저분자 화학합성 의약품((Small Molecule Drug)도 생산한다.요컨대 에스티팜은 모노머에서부터 원료의약품(API)인 저분자 화합물,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mRNA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갖춘 CDMO 기업으로 평가된다.이 때문에 에스티팜은 미국 생물보안법 통과에 따른 최대 수혜기업으로 거론된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과점하고 있는 모노머와 원료의약품 시장에서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에스티팜의 경영은 2023년 합류한 전문경영인 성무제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성무제 사장은 1965년생으로, 고려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유기화학 석사학위를, 미국 앨라바마대학교 대학원에서 유기화학 박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쳤다.스위스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에서 약 20년간 신약개발 업무를 담당하다가 2023년 에스티팜에 합류해 혁신개발실장(부사장)을 지냈다. 2024년 6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유기화학 학위를 가진 유기화학 전문가이자 신약개발 업무 전반에 능통한 신약 전문가로 평가된다. 노바티스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하면서 경구용 유방암 치료제 키스칼리 등 여러 신약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력이 있다.향후 글로벌 제약사들을 상대로 원료의약품 CDMO 수주를 따내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이승열 기자
동아쏘시오홀딩스 '남성 일변도' 이사회 구성 아쉬워, 오너 강정석 젠더 다양성으로 갈까
강정석 회장이 이끄는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이사회 젠더 다양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동아쏘시오그룹은 1932년 동아제약으로 시작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자양강장제 박카스로 대중에게 익숙한 기업이다.동아제약은 2013년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을 통해 동아에스티(전문의약품 부문)와 동아제약(일반의약품 부문)을 새로 설립했다. 존속법인은 동아쏘시오홀딩스로 이름을 바꾸고 지주회사로 전환했다.동아쏘시오그룹은 현재 27개 계열사를 거느린 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동아쏘시오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오너 3세인 강정석 회장으로 지분율은 29.26%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42.59%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이사회 여러 장점에도 젠더 다양성 아쉬워동아쏘시오홀딩스의 이사회 구성은 모범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우선 사내이사와 사외이사의 수는 각각 3명과 4명으로, 사외이사가 과반을 차지한다. 사내이사에는 오너 일가가 포함돼 있지 않으며, 강 회장도 사내이사를 맡고 있지 않다. 이사회 의장도 사외이사가 맡는다. 오너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구조다.다만 책임경영 측면에서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강 회장은 계열사의 사내이사도 맡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이사회 아래에는 평가보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ESG위원회와 감사위원회가 구성돼 있다. 이 중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제외한 모든 위원회는 사외이사로만 짜여 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위원 세 자리 중 두 자리에 사외이사가 선임돼 있어, 경영진의 영향력이 차단된 구조다.동아쏘시오홀딩스는 독립적인 감사지원조직인 감사실을 두고 있다. 감사실 책임자인 실장은 상무급 임원이 맡는다. 이 회사는 2020년 내부감사부서 책임자의 임면 동의권을 감사위원회에 부여하는 감사위원회 규정을 신설해 감사실의 독립성을 제고했다.동아쏘시오홀딩스는 준법지원인도 선임해 놓고 있으며, 준법지원인 지원조직(정도경영팀)도 구성돼 있다.준법지원인은 임직원이 업무와 관련된 법적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준법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준법통제기준의 준수 여부를 점검해 이사회에 보고하는 직무를 수행한다.동아쏘시오홀딩스 이사회는 이와 같은 장점에도 눈에 띄는 문제점이 발견된다. 모든 이사가 남성으로만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한국ESG기준원의 'ESG 모범규준'에서는 이사회의 다양성을 위해 이사를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자본시장법은 자산총액 2조 원(별도기준) 이상인 대규모 상장회사의 경우 이사회에 특정 성별이 반드시 1명 이상 포함되도록 성별 균형을 의무화하고 있다.동아쏘시오홀딩스의 경우 자산총액 2조 원 이상의 상장회사에 속하지 않아 이 규정 적용을 받지는 않는다.다만 상장계열사인 동아에스티, 에스티팜 역시 이사회가 남성으로만 구성돼 있어, 동아쏘시오그룹이 이사 선임에서 의도적으로 여성을 배제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강정석 회장 부인·자녀 외부 노출 없어, 후계구도 안갯속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은 1964년생으로 강신호 동아제약 명예회장의 4남 4녀 중 4남으로 태어났다.중앙대학교 철학과와 미국 메사추세츠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약학 석사학위를 받았다.1989년에 동아제약에 입사해 의료기기사업부 이사대우, 메디컬사업본부장(상무), 영업본부장(전무이사), 대표이사 부사장을 거쳐 2013년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015년 부회장으로, 2017년 회장으로 각각 승진했다.강 회장의 형들 중에서 장남인 강의석씨는 처음부터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고 3남인 강우석씨도 개인사업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강 회장의 둘째 형인 강문석 전 부회장의 경우 한때 유력한 승계 후보로 주목받았다가 강 회장과의 경쟁에서 밀려났다.현재 강 회장의 부인과 자녀 등 가족에 대한 정보는 일체 알려진 바가 없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명단에도 강 회장의 가족은 한 명도 포함돼 있지 않다.이 때문에 강 회장 이후의 승계 구도는 아직 안갯속이다. 다만 강 회장이 아직 한참 활동할 나이이고 자녀도 어린 것으로 알려져, 후계구도가 부각되기 위해서는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이승열 기자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금융소비자 보호' 전문성 구멍, 임종룡 2기 체제 선결과제로 부상
우리금융지주 사내이사 9명 가운데 3명의 임기가 올해 3월 만료된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해선 이사회의 독립성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가 핵심적인 문제다. 지배구조 개선 TF(태스크포스)에서 현재 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겠다."금융지주회사 이사회 개선을 향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 이 원장은 8월 취임 이후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의 이사회 구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최근 사실상 연임에 성공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역시 임기 첫 과제 역시 이사회 개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특히 이찬진 원장이 '특정 최고경영자를 중심으로 이사들의 임기가 동일한 구조'를 지적한만큼, 올해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회 구성원들의 거취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임기 만료 앞둔 사외이사 3명 중 2명이 우리금융 추천 이사, 임종룡 개선 의지 보여줄 기회우리금융지주 정관에 따르면 사외이사의 임기는 2년, 연임 임기는 1년이다. 그리고 우리금융지주의 사외이사 7명 가운데 4명은 지난해 초 주주총회에서 신규 선임됐다. 이 5명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결정될 대상이 아닌 셈이다.올해 주주총회에서 향방이 주목되는 인물은 이은주 사외이사, 박선영 사외이사, 윤인섭 사외이사 등 3명이다.이 가운데 이은주 사외이사와 박선영 사외이사는 2024년 3월 주주총회에서 선임됐기 때문에 올해 3월로 임기가 만료된다. 윤인섭 사외이사는 지난해 선임되긴 했지만 신규선임이 아닌 재선임이었던 만큼 올해 주주총회에서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재미있는 점은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이은주 사외이사와 박선영 사외이사가 모두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가 아니라는 점이다.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통상적으로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가 과반을 차지하고 우리금융 추천 사외이사가 나머지를 채우는 방법으로 구성된다.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에 대한 임 회장의 영향력과 우리금융 추천 사외이사에 대한 임 회장의 영향력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3명 가운데 2명이 모두 우리금융 추천 사외이사인 만큼 임 회장의 이사회 개선 의지가 뚜렷하게 드러날 수 있는 기회라는 평가가 나온다.◆ 양호하지만 완벽하진 않다, 소비자보호 전문가 이사회 영입은 과제이찬진 금감원장이 이사회의 구성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지적한 사항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이사회 구성원들의 직업이 교수에 편중돼있다는 것', 다른 하나는 이사회 구성원들의 전문성이 지나치게 경제 영역에 한정돼있고 IT·보안, 금융 소비자 영역의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우리금융지주는 이 원장의 지적 사항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과점주주가 사외이사의 과반을 추천한다는 우리금융지주의 특수성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가운데 교수가 없기 때문이다.실제로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7명 가운데 학계 출신의 사외이사는 이영섭 사외이사, 이은주 사외이사, 박선영 사외이사 등 3명 뿐이다. KB금융지주 사외이사진이 7명 가운데 4명이 학계 출신, 신한금융지주는 9명 가운데 5명이 학계출신인 것을 살피면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가운데 학계 출신의 비율이 높지 않은 편이다. 다만 하나금융지주의 사외이사진 가운데 학계 출신은 9명 중 3명으로 가장 비율이 낮았다.다만 IT·보안 전문가, 금융소비자 전문가의 이사회 포함 여부와 관련해서는 우리금융지주 이사회가 다소 미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7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김영훈 사외이사는 한양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MBA를 취득하였으며, IT 및 디지털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온 IT분야의 전문가다. IT와 디지털 전환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금융 산업의 디지털 혁신과 데이터 기반 경영에 중요한 조언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이기도 하다.문제는 사외이사진 7명 가운데 금융소비자 전문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우리금융지주가 ESG분야의 전문가로 소개하고 있는 이은주 사외이사는 언론정보·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전문가다. 인공지능신뢰성센터 소장과 사회적가치연구원 이사를 역임하는 등 사회적 가치 구현 측면에서 우리금융지주에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금융소비자 보호 분야의 전문성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이사회 내 소비자분야 전문가의 부재는 비단 우리금융지주만의 문제는 아니다.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역시 소비자 분야의 전문가를 이사회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4대금융지주 가운데서는 KB금융지주만 유일하게 여정성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를 이사회에 참여시키고 있다.임종룡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도 '금융의 본질' 가운데 하나로 '소비자 보호'를 강조한 만큼, 이사회 구성에서도 이런 의지가 드러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계열사마다 소비자를 담당하는 임원을 배치하고 그분들의 임기를 최소 2년 보장하고 있다"라며 "지주회사는 소비자 접점이 약한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지주 차원에서 소비자보호실을 설치해 그룹 전체의 소비자 보호 업무를 총괄하도록 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우리금융 '손태승 그림자' 제거 성공할까, 임종룡 '내부통제 부실' 꼬리표 떼기 여전한 숙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빈틈없는 금융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더불어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빈틈없는 금융환경.'임종룡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금융그룹이 만들어 갈 금융사회의 모습으로 제시한 단어다.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임종룡 2기' 체제의 문을 열며 최우선 과제 가운데 하나로 '내부통제 혁신'을 다시 한 번 정조준하고 있다.손태승 전 회장 시절부터 이어진 '내부통제 부실'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소비자보호 압박 속에서 우리금융의 신뢰도를 완전히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제도와 거버넌스의 전면적 쇄신 이뤄낸 임종룡 1기임종룡 회장은 취임 이후 2025년을 '내부통제 혁신 원년'으로 선언하고 조직의 틀을 근본부터 바꾸는 데 주력해 왔다.임 회장은 2025년 2월27일 본사에서 '내부통제 현장점검회의'를 열고 내부통제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회의에 참석한 내부통제 관련 인력들과 일일이 손을 맞잡으며 내부통제 혁신을 당부하기도 했다.임 회장의 이런 의지는 실천으로도 드러났다. 우리금융그룹은 임종룡 회장의 1기 임기 동안 내부통제를 위한 여러 가지 조치들을 진행했다.우리금융그룹은 2025년 초 이사회 안에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했다.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 위원회는 경영진의 부당행위를 견제하고 내부통제를 감독하는 실질적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았다. 기존 감사위원회의 기능을 재편해 이사회가 내부통제의 전면에 나서는 구조를 확립한 것이다.조직 문화의 변화도 꾀했다. 2024년 12월에는 그룹 경영진을 감찰하는 '윤리경영실'을 신설하고, 2025년 1월에는 금융권 최초로 임원 친인척의 개인신용정보 등록제를 도입했다. 이는 과거 반복됐던 'CEO 리스크'와 확실히 선을 긋고 이해상충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상징적 조치로 평가받는다.영업 현장의 평가 지표(KPI) 역시 실적 중심에서 리스크와 준법, 소비자보호 비중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손질하며 '영업 압박이 사고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어내는 데 집중했다.◆ '개선'에는 성공했지만 '완성'은 아니다, 여전히 미완의 과제인 우리금융그룹 내부통제다만 이러한 제도적 정비에도 불구하고 임종룡 회장의 1기에 '내부통제의 완성' 단계에 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2024년 6월 드러난 우리은행 김해지점 직원의 179억 원대 횡령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이 직원은 2023년부터 2024년까지 고객 명의를 도용해 허위 대출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거액을 빼돌려 가상자산 등에 투자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결재권자 부재 시 실무자가 대출을 대신 결재하던 관행 등 은행 내부의 허술한 관리 체계가 지적됐다는 점은 임종룡 회장에게 뼈아픈 대목이다.금융감독원은 2025년 우리금융지주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한 단계 하향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지주가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을 받은 것은 2004년 이후 21년만이다.다만 2025년에 한정해서 본다면 우리금융지주의 내부통제가 확연히 '개선'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리은행 경영공시에 따르면 2025년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모두 3건으로, 사고 규모는 6월2일 공시된 인도네시아 법인의 무역금융 사기 사건 7850만 달러(약 1136억 원), 11월6일 공시된 인도네시아 법인의 업무상 배임 사고 17억 원, 8월22일 공시된 담보물 임의 매각 사건 24억 원 등이다.인도네시아 법인에서 발생한 사건을 제외하면 '금융사고 제로'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내부통제 개선의 효과는 확인한 셈이다. 다만 대형 금융사고가 해외 법인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해외 법인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우리금융지주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내부통제 고삐를 죄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인도네시아 법인의 사기 사건 직후 글로벌내부통제지원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이 부서는 각기 다른 글로벌 사업 환경에서도 내부통제가 적절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손태승 시절의 '내부통제 트라우마', 우리금융 신뢰의 발목을 잡다우리금융그룹에 있어 내부통제는 단순한 관리 영역을 넘어선 '트라우마'에 가깝다. 그 중심에는 손태승 전 회장 시절 발생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 펀드 사태, 그리고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이 자리 잡고 있다.손 전 회장은 DLF 사태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경고(중징계)를 받았고, 이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 최종 승소를 거두며 법적 책임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났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금융은 '경영진이 실적만을 독려하며 내부통제 기준 마련에 소홀했다'는 비판과 함께 시장의 신뢰를 크게 잃었다.손태승 전 회장의 부당대출 사건 규모는 조사에서 350억 원으로 파악됐었지만 올해 조사에서 380억 원(합산 730억 원)이 추가 적발됐다. 이 가운데 451억 원이 임종룔 회장의 취임 이후 취급된 것으로 집계됐다.이후 라임 사태에서도 추가적인 중징계 논란이 이어지자 결국 손 전 회장은 연임을 포기했고, 우리금융은 '내부통제 부실의 상징'이라는 뼈아픈 이미지를 떠안게 됐다.손 전 회장의 그림자는 손 전 회장의 퇴임 이후에도 우리금융그룹을 괴롭혔다. 바로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이다.금융감독원은 2020~2024년 우리은행에서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주로 처남·처남 관련 법인)을 대상으로 실행된 616억 원의 대출 가운데 350억 원이 '부적정'(심사, 사후관리 미흡)이라며 2024년 8월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해당 대출의 규모는 2025년 조사에서 380억 원이 추가로 적발돼 모두 730억 원으로 늘어났다.임종룡 회장이 취임 당시부터 '리빌딩'과 '신뢰 회복'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금융권에서는 임종룡 2기의 성패가 '손태승 그림자'를 얼마나 완벽히 지워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1기가 제도의 틀을 만드는 과정이었다면, 2기는 실제 사고 발생률을 낮추고 소비자 신뢰 지표를 개선해 금융당국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기 때문이다.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그룹 전사적 AX 추진으로 AI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내부통제에도 이를 활용할 것'이라며 '현지 법규와 규제 변화에 대응하는 안정된 내부통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글로벌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내부통제 업무 플랫폼 구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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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로보틱스 시장 둔화에 실적 곤두박질, 박인원 '박정원 회장 강조 AI' 들고 미래 준비한다
박인원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사장. <두산로보틱스> 두산그룹은 2020년대 초반부터 지주사 두산의 자회사 3곳에서 신성장동력 육성에 힘을 쏟았다. 물류 부문의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과 수소드론 부문의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그리고 로봇 부문의 두산로보틱스다. 이 가운데 특히 두산로보틱스의 성과에 재계의 시선이 모였다. 3곳의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오너경영인인 박인원 사장이 경영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로봇 분야가 글로벌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박 사장이 이끄는 두산로보틱스는 당초 그룹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 사장 취임 이후 두산로보틱스는 영업손실 폭이 커졌을 뿐 아니라 외형도 후퇴했다. 다만 박 사장은 단기 실적 부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인공지능(AI)를 접목한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 오너4세 박인원 리더십 이후에도 협동로봇 시장 부진에 막힌 두산로보틱스 성장 두산로보틱스는 2023년부터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악화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박 사장이 두산로보틱스 대표에 오른 시점과 맞물린다. 박 사장은 2023년 1월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두산로보틱스 연결기준 실적을 보면 매출은 2023년 530억 원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468억 원을 지나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매출 200억 원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92억 원, 412억 원으로 확대됐고 지난해 1~3분기 이미 430억 원의 영업적자를 봤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협동로봇 시장의 성장이 둔화한 점이 지목된다. 국제로봇협회(IRF)의 2025년 세계 로봇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협동로봇 신규 설치량은 2017년 1만1107대에서 매년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며 2022년 5만7966대까지 5년 동안 5배 이상 성장했다. 그러나 2023년 5만7148대로 규모가 오히려 후퇴했고 2024년에도 6만4542대의 협동로봇이 새로 공급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이후 자동화 수요가 많아지는 흐름 속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산업용 로봇과 비교해 속도가 느리고 많은 물량이 필요하지 않아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협동로봇 시장점유율 1위인 덴마크 유니버설로봇도 역성장을 경험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2022년 12월 박 사장을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인사"라며 "성장기에 접어든 협동로봇 분야에서 국내외 핵심고객 발굴을 비롯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성장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제가 성립되지 않아 박 사장도 기대에 부응하기 어려웠던 셈이다. 박 사장은 신임 대표로서 실적 반등이라는 1차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오너4세 경영자로서 긴 호흡의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라는 2차 목표 달성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지능형 로봇 솔루션과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중심에는 박정원의 'AI' 두산로보틱스의 실적 부진 이면에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성격이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협동로봇을 생산하는 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 가동률은 2023년과 2024년 60%대에서 지난해 3분기 누적 16%까지 급락했는데 이는 시장 전반의 부진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지난해 1~3분기 수익성 지표를 보면 우선 매출원가율은 84%를 나타냈다. 제품 생산에 들어간 비용이 매출보다 적은 것으로 생산원가는 건전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는 매출(200억 원)을 2배 이상 뛰어넘는 461억 원을 나타냈다. 판관비가 증가한 주요 요인은 중장기 사업 전환을 위한 원엑시아(OnExia) 인수합병(M&A) 관련 일회성 비용 및 신규인력 채용 비용이다. 박 사장은 두산로보틱스의 사업 구조를 하드웨어(협동로봇) 중심에서 '지능형 로봇 솔루션'과 최근 로봇 분야에서 각광받는 '휴머노이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능형 로봇 솔루션은 협동로봇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AI 기능을 통합한 형태로 작업 경로와 순서를 최적화하고 다수의 협동로봇 사이 협업을 가능하게 해 정밀성,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3분기 로봇시스템 통합 및 첨단 자동화솔루션 기업 원엑시아를 인수한 일도 지능형 로봇 솔루션 사업 역량 강화의 일환이다. 두산로보틱스는 휴머노이드 사업 진출을 위해서 지난해 대규모 경력공채, 연구개발(R&D) 전문조직 신설 등도 진행했다. 또 9월 경기 성남시에 개관한 '두산로보틱스 이노베이션센터'의 주요 역할 가운데 하나가 휴머노이드 관련 기술개발이다. 두산로보틱스 AI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그룹의 미래를 위해 가장 강조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AI 기반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완전히 다른 선상에 있게 될 것"이라며 "빠른 인공지능 전환(AX)으로 기존 제품의 지능화, 새로운 사업모델 창출,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하자"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1973년생으로 2009~2012년 두산그룹 8대 회장을 역임한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의 셋째 아들이고 박정원 회장과 사촌지간이다. 두산로보틱스에서 김민표 부사장, 조길성 전무와 함께 각자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장상유 기자
박정원 반도체에서 두산그룹 미래 먹거리 찾는다, SK실트론 인수 '신의 한 수' 될까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그래픽 씨저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그룹의 인수합병(M&A) DNA를 살려 기존 에너지와 산업기계에 더해 반도체를 3대 핵심 사업 축으로 삼기 위한 구도를 잡아가고 있다. 두산그룹은 에너지 부문의 두산에너빌리티, 산업기계 부문의 두산밥캣과 옛 두산인프라코어까지 주력 사업 대부분을 M&A를 통해 확보해 왔다. 특히 2007년 두산밥캣 인수금액은 49억 달러, 당시 4조5천억 원 규모로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사례 가운데 2번째로 큰 '빅딜'이었다. 이런 가운데 박 회장의 눈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시장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는 SK실트론으로 향해 있다. 박 회장은 2022년 두산테스나를 인수할 당시부터 반도체 분야를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연간 매출 2조 원이 넘는 SK실트론 인수는 박 회장의 청사진 실현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두산의 새로운 승부처 반도체 현재는? 두산테스나는 아쉽지만 전자BG에서 성장 "'반도체'는 두산의 새로운 승부처로 기존 핵심 사업인 에너지, 기계 분야와 더불어 또 하나의 성장 축이 될 것이다." 박 회장이 2022년 6월 두산테스나(옛 테스나) 인수 뒤 서안성 사업장을 방문해 반도체 사업을 향한 기대감을 담아 한 말이다. 두산그룹의 두산테스나 인수는 시기적으로 적지 않은 의미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산그룹은 2022년 2월28일 채권단 관리 체제를 졸업하고 열흘 만인 3월8일 두산테스나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며 반도체 사업 진출을 알렸다. 이후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은 4월27일 인수를 마무리 짓고 두산테스나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다만 두산테스나는 두산그룹에 인수된 뒤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카메라이미지센서(CIS) 테스트 수요 감소에 영향을 받은 탓으로 분석된다. 두산테스나의 연간 연결기준 매출은 2022년 2777억 원에서 2024년 3731억 원까지 늘었지만 지난해에는 3천억 대 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영업이익은 2022년 672억 원에서 매년 감소하며 지난해에는 수억 원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두산은 자체 사업부문인 전자BG에서 기판용 소재를 통해 반도체 사업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두산은 전자BG에서 반도체 기판용 동박적층판(CCL)을 생산한다. CCL은 반도체에 필수인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소재다. 두산의 전자BG 사업부문 실적을 보면 2024년 매출 1조63억 원, 영업이익 1226억 원을 거뒀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33.9% 늘고 영업이익은 3.5배 이상 뛴 수치다. 지난해 연간 추정치도 매출 1조8576억 원, 영업이익 5162억 원으로 급성장을 이어갔는데 두산은 AI 시대 반도체 성능을 결정짓는 고성능 CCL 기술력이 전자BG 성장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 두산 3대 핵심 사업 축 구축의 마지막 퍼즐, 박정원의 결단 두산은 지난해 12월 SK실트론 인수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SK실트론 최대주주인 SK와 후속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상은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다. SK실트론 지분 100%의 가치는 4~5조 원가량으로 평가된다. 최소 3조 원의 자금이 필요한 대규모 거래라는 점에서 박 회장의 의지가 엿보인다는 시선이 많다. 최근 두산은 자회사 두산로보틱스의 주식 1170만 주를 처분하면서 9477억 원을 확보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SK실트론 인수를 위해 선제적으로 자금조달을 추진하는 것이다. 박 회장은 AI를 중심으로 확장하고 있는 글로벌 산업 흐름에 따라 반도체 수요가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신규사업 확장을 꾸준히 모색해왔다. SK실트론이 지닌 경쟁력을 보면 반도체를 새로운 중심으로 키우겠다는 SK실트론이라는 매물은 박 회장의 계획에 알맞은 조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SK실트론 및 증권업계 추정을 종합하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SK실트론의 고객사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27.7%, SK하이닉스는 26.5%로 두 기업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SK실트론은 실리콘(Si) 및 탄화규소(SiC) 웨이퍼를 생산하는 데 최근 차세대 전력반도체의 핵심 소재로 수익성이 우수한 SiC 웨이퍼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실트론은 미국 미시간주 베이시티에 SiC 웨이퍼 생산량을 10배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로 신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강태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업황 고점 이후 둔화 국면에서도 SK실트론은 연간 6천억 원 이상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유지해왔다"며 "SiC 웨이퍼의 높은 평균판매가격(ASP)과 우수한 마진 구조로 큰 폭의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 채권단 체제 매각 아픔, M&A로 극복한다 박 회장과 두산그룹에게 SK실트론 인수 추진은 과거 어쩔 수 없이 출혈을 경험했던 아쉬움을 재차 M&A로 회복한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두산그룹은 2022년 초 채권단 체제를 졸업했다. 23개월 만에 성공한 '조기졸업'으로 역대 재계 구조조정 가운데 긍정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다만 두산그룹은 핵심 건설기계 계열사였던 두산인프라코어와 당시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 각광받던 두산솔루스는 물론 두산건설, 두산타워, 클럽모우CC 등 주요 계열사 및 자산을 처분해야만 했다.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하기 직전인 2020년을 보면 당시 자회사 두산밥캣을 제외하고 두산인프라코어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4조3천억 원, 영업이익 3200억 원가량에 이르렀다. 또 동박 기업인 두산솔루스는 당시 전기자동차 시장 개화와 함께 시장에서 주목받는 배터리 소재 기업이었다. 박 회장은 앞으로도 적극적인 M&A를 통해 비유기적 성장(Inorganic Growth) 전략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존 자원만으로 성장이 어렵다면 외부에서 기회를 찾는 것을 포함해 빠르게 보완책을 찾고 실행해야 한다"며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유기적 성장 전략을 지속적으로 검토하자"고 당부했다. 장상유 기자
LG유플러스 '해킹의 1년' 동안 조용히 반사이익 챙겨, '임직원 정보' 유출 관련 경찰 수사는 부담
LG유플러스가 해킹 사태에 대한 공식적 사과나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해킹 사태와 관련한 위원 질의에 답하는 모습. <연합뉴스> 통신3사가 모두 해킹 사고로 홍역을 앓은 가운데 LG유플러스만이 아직까지 해킹에 대한 공식적 사과나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SK텔레콤과 KT가 차례로 위약금 면제 조치를 발표한 가운데 LG유플러스만 공식 대책 없이 반사이익만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2월29일 KT와 LG유플러스의 해킹 관련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KT와 달리 LG유플러스의 조사 결과 발표 분량은 짧았다. 과기부에 따르면 LG유플러스에서 서버목록과 임직원 성명 등이 유출된 것은 사실이었다. 다만 과기부는 이러한 내용을 LG유플러스가 제공한 자료에서는 "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LG유플러스 해킹 사태 공식 사과 없이 일단락되나 LG유플러스는 과기부에 의해 경찰청의 수사를 받게 됐다. 혐의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다. 이는 LG유플러스가 허위 자료를 제출하고 고의로 서버를 폐기한 것이 아닌지 조사하겠다는 것으로 정보 유출 자체에 대한 수사와는 결이 다르다. 이와 관련해 통신업계 관계자는 "혐의가 공무집행 방해라는 것은 해킹에 대한 조사는 일단락 됐다는 의미"라며 "수사 방향은 해킹이 아니라 고의성을 입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킹 사안 자체에 대한 조사는 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해킹과 관련해 공식 사과를 발표할 계획은 없지만 조사 결과를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금까지 과기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해왔으며 앞으로 남은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 SK텔레콤 해킹 이후 그해 최대 번호이동 가입자 받은 LG유플러스 한쪽에서는 LG유플러스가 소극적 해킹 대응으로 경쟁사 해킹 사태로 인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을 보면, 지난해 3위였던 LG유플러스의 번호이동 가입자 점유율은 SK텔레콤의 해킹 사태 이후 2위로 올라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통신사 두 곳이 위약금 면제 방안을 차례로 발표하면서 LG유플러스의 반사이익도 불어난 것으로 보인다. 먼저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해킹 사실이 알려진 이후 7월 열흘간의 위약금 면제 기간을 발표했다. 사안이 알려진 직후인 5월 LG유플러스는 21만6160명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받았다. 그해 LG유플러스의 번호이동 가입자 수 가운데 최대 규모다. 번호이동 점유율은 KT가 27.07%를, LG유플러스가 23.16%를 각각 차지했다. SK텔레콤은 3.75%로 비중이 급감했다. 6월에는 LG유플러스의 번호이동 점유율이 21.8%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 무단 소액결제 사태 이후 알뜰폰 시장 망 점유율 KT 꺾고 1위 차지한 LG유플러스, 고객 보상안 나오기 어렵다는 지적도 다음으로 KT는 지난해 9월 무단 소액결제 사건이 알려진 뒤 12월 올해 13일까지 14일간의 위약금 면제 기간을 발표했다. KT의 발표 직후 10월부터 12월까지 LG유플러스는 26만337명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받아 같은 기간 35만525명을 받은 SK텔레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알뜰폰(MVNO) 가입자 가운데 LG유플러스의 망을 선택한 가입자까지 포함하면 LG유플러스가 반사적으로 얻은 수혜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알뜰폰 시장에서 LG유플러스의 망 점유율은 KT를 뛰어넘어 1위를 기록했다. LG유플러스가 알뜰폰 망 점유율에서 KT와 확연히 격차를 벌리기 시작한 시점은 SK텔레콤 해킹이 알려진 지난해 4월 이후다. 한쪽에서는 LG유플러스가 직접적 보상안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KT는 고객 정보가 유출된 것이지만 LG유플러스는 직원 정보가 유출된 것"이라며 "서로 보상 주체가 다르기 때문에 대응 방식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주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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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 하루 만에 약 1.1조 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기관 투자자들의 본격적인 귀환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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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UP & DOWN
기아 대표이사 사장
송호성
기아의 첫 전동화 전용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더 기아 PV5’가 한국 최초로 세계 최고 권위 상을 받았다. 기아는 19일(현지시각)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세계 상용차 박람회 ‘솔루트랜스’에서 PV5가 ‘2026 세계 올해의 밴’을 수상했다고 20일 밝혔다. 1992년부터 세계 올해의 밴을 선정한 이래 한국 브랜드가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 전기 경상용차 가운데서도 최초 수상이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은 “PV5가 데뷔와 동시에 ‘세계 올해의 밴’에 선정된 것은 기아가 글로벌 경상용차 시장의 기준을 재정의하고 전 세계 비즈니스 고객을 위한 스마트하고 지속가능한 모빌리티의 미래를 열어갈 것임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 총괄사장
박철희
호반건설이 ‘경영권 부당 승계’ 오명을 벗게 됐다. 건설사가 수익이 날지 불투명한 상태에서 단순히 낙찰 받은 공공택지를 계열사에 양도한 것이 ‘부당한 지원행위’라는 공정거래위원회 규제에 법원이 판단을 달리한 것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20일 호반건설이 공정위 제재를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과징금 608억 원 중 364억6천여만 원을 취소하라”고 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다만 공공택지 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해 무상 지급 보증을 한 행위에 대해서는 ‘시공사가 시행사에 지급 보증을 서는 것은 업계 관행’이라는 호반건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휠라홀딩스 대표이사
윤근창
‘K패션’ 업계가 불황 터널을 지나는 가운데 미스토홀딩스(구 휠라홀딩스)의 호실적이 두드러진다. 미스토홀딩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882억 원, 영업이익 1319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7%, 41.2% 증가했다. 이호연 미스토홀딩스 CFO는 “3분기에도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효율적 자산 운용을 기반으로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5대 패션사(삼성물산, LF,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코오롱FnC)는 전년도보다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폭이 확대되는 등 올해 3분기 실적이 모두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
장인화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유해가스가 유출돼 작업자 3명이 중태에 빠졌다. 포스코그룹에서 올해만 노동자 6명이 사망하는 등 중대재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20일 포항제철소 STS 4제강공장에서 50대 용역업체 작업자 2명과 40대 포스코 직원 1명이 가스를 흡입해 쓰러졌다. 당국은 슬러지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에 작업자가 질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포스코이앤씨, 포항제철소, 광양제철소 등 포스코그룹 내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만 6명이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은 반복된 사고를 막기 위해 8월1일 안전특별진단 TF를 가동했지만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쿠팡아이엔씨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
김범석
쿠팡에서 4500여명의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첫 개인정보 노출 시점으로부터 열흘 넘게 이를 인지하지 못하다가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쿠팡은 “18일 고객 4500여명의 개인정보가 비인가 조회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조회된 정보는 고객의 이름과 이메일 주소, 배송지 주소록 등 배송 정보와 최근 5건의 주문 정보로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최민희 의원실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제출받은 침해사고 신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6일 오후 6시38분 자사 계정 정보에 대한 무단 접근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침해 사실을 인지한 시점은 12일이 지난 18일 오후 10시52분으로 기록돼 있다. 쿠팡이 침해 사실을 열흘 넘게 파악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정확한 유출 시점을 고객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