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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임종룡 교수 비중 축소와 소비자 전문가 강화로 지배구조 모범답안 썼다, 이사회의 '성별 다양성'은 남은 숙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 속에서 선제적으로 '모범 답안'을 꺼내들었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권 안팎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지배구조 선진화 요구에 발맞춰 선제적이고 강력한 체질 개선 작업의 첫 발을 내딛었다. 금융당국이 주도하는 지배구조 개선 압박 속에서 수동적으로 가이드라인을 기다리기보다, 임종룡
'화학 투톱' LG화학 김동춘과 롯데케미칼 이영준은 난감하다 : 장기 불황 타개 나서는데 '중동 폭탄'
김동춘 LG화학 사장(왼쪽)과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 < LG화학, 롯데케미칼 > [씨저널] 미국과 이란 사이의 전쟁이 현실화하며 국제유가가 치솟는 등 글로벌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에너지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 속에서 김동춘 LG화학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와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은 원가 '폭탄' 우려에 직면하게 됐다. 지난해까지 석유화학 불황에 혹독한 겨울을 보낸 김 사장과 이 사장은 올해 업황 반등과 함께 고부가가치 제품(스페셜티) 전환, 업계 사업재편을 통해 반전의 기틀을 다지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다만 공식 취임을 앞두고 결의를 다진 김 사장과 그룹의 신뢰 속에 중책을 맡은 이 사장 모두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 깊은 고심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직전 거래일보다 6.28%(4.21달러) 급등한 배럴당 71.2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런던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같은 기간 6.68%(4.87달러) 뛴 배럴당 77.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대규모 군사작전을 펼쳤고 이란이 맞서면서 곧바로 유가가 급등하는 모양새다. 특히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배럴당 80달러를 넘기며 최근 1년 사이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석유를 직접 원재료로 하는 정유업계와 석유화학업계 모두 유가 향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도 열어두는 등 전쟁이 격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가운데, 이란이 세계 석유 물동량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원유 공급 시장에 대형 악재가 현실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로이터 등 해외언론에 따르면 이란 최정예부대인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의 보좌관인 에브라힘 자바리 소장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을 불태울 것'이라며 '이 지역에서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겠다'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의 에너지 동맥으로 불리는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된다. 특히 한국이 지난해 중동에서 도입한 원유는 전체의 70%에 이르고 이 가운데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 수입된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루 평균 이란의 원유 수출 규모는 160만 배럴 수준인데 전쟁 충격에 따라 140만 배럴 이상의 공급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유가의 추가 상승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으로, 해협이 봉쇄되고 전쟁이 장기화하면 유가는 최대 배럴당 120달러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두 업계는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 전망을 놓고 온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유기업에 단기 유가 급등은 재고평가이익, 정제마진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리 사둔 원유의 가치가 시차를 두고 올라 판매 때 오르는 평가이익을 볼 수 있고 정제마진도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물론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가 오르면 중장기적으로 원유 가격이나 물류비 등 원가 부담만 높여 이익이 악화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반면 석유화학업계는 장기 불황의 늪을 벗어나기도 전에 고유가에 따른 원가 상승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상황에 놓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도 주로 원유를 정제해 만든 나프타로 에틸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해 원가 부담이 늘어난다. 특히 중국의 건설경기 불황을 중심으로 글로벌 소비 위축 탓에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는 구조에서는 높아진 원가를 판매 가격에 전가하기 어렵다. 정유기업들이 단기 호재를 누릴 수 있는 것과 다르게 꾸준히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미 화학업계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가격에서 나프타 가격을 뺀 수치)는 톤당 60달러 안팎에 머물고 있다.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톤당 250달러를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석유화학업계 쌍두마차인 LG화학 김동춘 사장과 롯데케미칼 이영준 사장의 한숨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석유화학(기초화학) 부문은 나프타분해설비(NCC)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탓에 2023년부터 3년 넘게 낮아진 수익성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해 LG화학 석유화학사업부 영업손실은 3560억 원, 롯데케미칼 기초화학사업부 영업손실은 8476억 원으로 집계됐다. 두 사업부 모두 2024년보다 오히려 손실 폭이 커진 것이다. 다만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모두 바닥을 찍고 점진적으로 회복될 석유화학업황에 올해부터 소폭 회복을 바라보고 있었다. 김 사장과 이 사장 모두 스페셜티 전환에 고삐를 죄는 상황에서 업황 회복세와 맞물려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받았는데 예기치 못한 전쟁이라는 암초를 만난 셈이다. 게다가 롯데케미칼이 HD현대오일뱅크와 합작한 대산 HD현대케미칼을 통해 정부의 석유화학 사업재편 1호 자리를 차지했고 LG화학도 여수와 대산에서 사업재편을 추진하고 있는 등 업계 차원의 구조조정을 타고 체질 개선에 속도를 붙이던 때이기도 하다. 지난해 LG화학 대표이사로 내정돼 공식 선임을 앞둔 김 사장은 '파부침주(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히다)'의 결의를 다지며 실적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이 사장도 지난해 강도 높은 그룹 차원의 인사 '칼바람' 속에서도 자리를 지키며 롯데케미칼의 정상화라는 무거운 과제를 짊어지고 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전쟁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업종 가운데 하나로 석유화학을 꼽으며 '석유화학 업종은 공급과잉이 극심해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으로 전가하기 어려워 스프레드가 축소될 것'이라며 '전쟁·협상의 장기화, 제3의 국가 참전 등 유가와 경기 등에 미치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해 향후 진행 상황에 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장상유 기자
노태문 삼성전자 갤럭시 AI 체급 확장, '기능' 중심에서 '에이전트·운영체제'로 레벨 높인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2월25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26' 행사 직후 국내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씨저널]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글로벌 인공지능(AI) 사용 인식에 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AI를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 2월25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6' 행사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갤럭시의 미래를 AI에서 찾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특히 올해 출시되는 모든 모바일폰 제품군의 성장을 발판 삼아 'AI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매년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올해 업계의 관심사는 메모리 공급 부족에 이어지는 제품 가격 상승폭,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탑재와 함께 AI 시대 갤럭시의 대응이기도 했다. 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1년 전 언팩 행사와 비교해 노 사장은 올해 갤럭시에 활용될 AI의 체급을 키웠다는 점이 눈에 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체적으로는 '기능' 중심에서 '인프라'와 'OS(운영체제)' 레벨로 진일보한 것이다. 노 사장은 지난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소통하는 능력, '멀티모달 AI'를 강조했다. AI가 애플리케이션(앱)을 넘나들며 사용자가 시키는 일을 더 잘 수행하는 '기능적 똑똑함'에 집중한 행보였다. 반면 올해는 '에이전틱(Agentic) AI'라는 개념을 전면에 내세웠다. 노 사장은 "갤럭시 S26은 모바일 에이전틱 AI는 새로운 방향을 처음으로 제시하는 제품으로 사용자 중심의 AI 경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이전틱 AI는 사용자 의도를 이해해 작업을 스스로 이어가며 필요한 과정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결과를 완성한다"며 "삼성전자는 AI를 일부만을 위한 특권이 아닌 누구나 매일 사용하는 기본 인프라로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용자가 시키기 전에 AI가 의도를 이해하고 작업의 결과를 스스로 완성하는 단계로 진화한 것이다. 갤럭시의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나를 대신해 일을 처리해 주는 요원(Agent)으로 정의됐다. AI가 구동하는 위치의 변화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갤럭시 S25에는 AI 플랫폼인 '원(ONE) UI'를 통해 '앱을 넘나드는 연결성'이 강조됐다. 기존 스마트폰 생태계 위에 AI 기능을 얹는 형태에 가까웠다. 올해는 앱 단위를 넘어 OS 자체가 AI를 위해 설계된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노 사장은 "에이전틱 AI가 더 매끄럽게 작동하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OS 레벨에서 맥락을 이해하고 연결할 수 있는 더 발전된 형태의 AI OS를 구글과 공동 개발해 곧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의 근간부터 AI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갤럭시의 AI가 대중화를 넘어 일상의 '인프라'로 자리잡게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접근성 △보편성 △신뢰 등 3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노 사장은 "AI대중화를 위해 지난해 말까지 4억 대 이상의 갤럭시 기기에 AI를 사용할 수 있도록 확대했고 올해는 이를 두 배로 확대할 것"이라며 "올해 출시하는 모든 모바일 신제품은 스마트폰을 포함해 태블릿, PC, 웨어러블까지 AI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AI가 특정 사람만 사용하는 기술이 아닌 모두가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삼성은 사용자가 안심하고 쓸 수 있도록 데이터 보호와 통제 경험을 지속해서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상유 기자
김대일에게 펄어비스 '붉은사막' 성공이 중요한 이유, '검은사막' 이후 회사 운명 올인한 셈이다
김대일 펄어비스 창업주 겸 이사회의장은 '붉은사막' 출시에 펄어비스의 명운을 건 셈이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김대일 펄어비스 창업주 겸 이사회의장은 '붉은사막'으로 게임업계에 한 획을 긋기 위해 7년가량 칼을 갈았다. 붉은사막은 한국에서 드문 AAA급 게임으로, 성공한다면 세 번째 '역사'를 쓰게 된다. 2023년 네오위즈 'P의 거짓'과 2024년 시프트업 '스텔라블레이드'의 뒤를 잇는 것이다. 붉은사막 출시는 여섯 번 미뤄졌다. 그때마다 김 의장은 붉은사막의 성공에 점점 더 많은 것을 거는 셈이 됐다. 초기작 검은사막에서 뽑을 수 있는 수익은 한계에 달했고, 펄어비스의 개발력에 쏟아지는 의혹의 눈초리도 견디기 힘들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붉은사막의 성공이 절실히 필요했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3월20일로 예정된 붉은사막의 출시일이 임박하면서 게임의 성공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붉은사막의 흥행에 펄어비스의 실적과 지속가능성 두 측면이 모두 걸려 있기 때문이다. 최근 펄어비스 실적을 보면 매출의 75%를 이끌고 있는 '검은사막 효과'는 사그라든 지 오래다. 펄어비스의 적자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이어졌다. 영업손실 규모는 2023년과 2024년, 2025년 각각 164억 원, 123억 원, 148억 원이다. 증권업계는 검은사막의 매출 감소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본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6년 검은사막 온라인의 매출 증가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검은사막의 올해 매출 감소율을 16% 수준으로 추정했다. 붉은사막은 이 흐름을 단숨에 반전시킬 마지막 카드다. 증권사들은 올해 펄어비스 매출 전망치를 최대 9165억 원까지 바라본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4년 만의 흑자전환을 넘어 3629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나로 모인 장밋빛 전망은 오로지 붉은사막의 흥행에만 근거하고 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붉은사막이 중국에서 성과를 내면 900만 장 이상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결국 붉은사막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에게 붉은사막의 성공이 중요한 이유는 실적 때문만은 아니다. 붉은사막은 게임사로서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현재 펄어비스의 유일한 무기다. 김 의장은 검은사막 하나로 펄어비스를 단숨에 메이저 게임사로 도약시켰고 10년 이상 회사를 먹여 살렸다. 하지만 마법은 거의 한계에 도달했다. 이제 '제2의 검은사막'이 나오지 못하면 다음 10년을 보장하기 힘든 시점까지 왔다. 김 의장이 다음 10년을 반드시 벌어야 하는 이유는 남아있는 신작 '도깨비'와 '플랜8'을 완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도깨비와 플랜8은 펄어비스가 2019년 지스타에서 개발 사실을 처음 공개한 게임으로 붉은사막과 마찬가지로 대규모 자금력이 동원돼야 할 AAA급 게임이다. 붉은사막의 흥행이 개발 자금을 뒷받침해줘야 펄어비스의 다음 신작 출시가 보장되는 구조다. 펄어비스의 개발력에 대한 믿음을 유지하는 측면에서도 붉은사막의 역할이 중요하다. 붉은사막 출시가 지연되는 동안 한쪽에서 검은사막 이후를 지속하는 펄어비스의 개발력에 의구심을 표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김 의장이 붉은사막으로 시장의 기대감을 회복해야 도깨비와 플랜8 개발도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붉은사막 출시까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글로벌 유저들이 새로운 재미를 느끼고 모험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완성도 높은 게임으로 출시할 수 있게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은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중동 위기'에 "필요한 모든 조치" 업무 지시, 직원·가족 172명 현지 체류 중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일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중동 지역에 주재하는 임직원 보호를 최우선으로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사진 배경은 한화그룹이 참여하고 있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현장.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중동 지역에 체류하고 있는 임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점검할 것을 당부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자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도 긴급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중동 지역의 주재 임직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비상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김 회장은 '무엇보다 중동 임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라'며 '회사는 철저한 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의 계열사들은 현지와의 실시간 소통 체계를 구축해 임직원과 가족들의 이동동선 및 안전 여부를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또한 현지 공관이나 한인회 등 교민들과의 소통채널을 확보하면서 현지 임직원들의 안전 확보여 적극 협조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에서 방산·금융·기계 분야의 수출과 현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이라크에서는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현지에 체류하고 있는 임직원은 123명 정도이며 가족을 포함하면 172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주요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란을 포함한 중동 지역 주재원들의 피해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LG전자 역시 현지 근무 직원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필요한 보호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안수진 기자
에이피알 2년 전 코스피 상장 후 첫 결산배당 실시, 그간 2900억 규모 주주환원 집행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이사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핫'한 기업 중 하나인 에이피알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결산배당을 지급한다. 창업주인 김병훈 대표이사가 역대급 실적을 기반으로 주주환원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주당 1500원의 결산배당을 지급하겠다고 공시했다. 총 562억 원 규모다. 배당기준일은 3월31일, 지급예정일은 4월30일이다. 이번 배당은 2024년 2월27일 코스피에 상장한 에이피알이 처음으로 지급하는 결산배당이다. 현금배당 기준으로는 앞서 2025년 8월 지급한 중간배당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에이피알은 주당 3590원, 총 1344억 원의 배당을 지급했다. 에이피알은 자사주 매입·소각에도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2024년 신탁계약을 통해 6백억 원 규모의 자사주 88만4335주를 취득해 2025년 1월 이를 전량 소각했다. 또한 2025년 2월부터 8월까지 신탁계약을 통해 취득한 300억 원 규모의 자사주(61만3400주)도 8월에 전부 소각했다. 이에 따라 에이피알이 상장 후 2년 동안 집행한 주주환원은 2900억 원이 넘는다. 김병훈 대표가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배당 확대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확고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에이피알은 2025년 연결기준 매출액 1조5273억 원, 영업이익 3654억 원, 당기순이익 2904억 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전년에 견줘 각각 111.3%, 197.8%, 169.9% 성장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그간의 성장을 주주들과 나누기 위해 과감한 환원 정책을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독보적인 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상장사로서 책임을 다하며 주주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승열 기자
김민덕 한섬 자사주 전량 소각하면서 자사주 비율 '0%', 주주환원 실천과 상법 개정 대응 '일석이조'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사장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패션회사 한섬은 2024년 말 기준으로 자기주식(자사주) 192만1506주(8.21%)를 들고 있었다. 한섬은 2025년 1월과 올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이 자사주를 절반(96만753주)씩 소각했다. 이에 따라 한섬은 보유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게 됐다. 총 소각 규모는 장부가액 기준으로 97억 원씩 총 194억 원 수준이다. 이 회사 전문경영인인 김민덕 대표이사 사장은 2024년 11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2024년부터 2027년까지 현금배당 재원을 별도 영업이익 15% 이상으로 높이고 이 4년간 22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4년 2월에도 자사주 49만2600주를 직접 취득한 후 이를 포함해 총 123만1500주를 소각한 적이 있다. 소각 규모는 약 124억 원이었다. 이에 따라 한섬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300억 원 이상의 자사주를 소각한 셈이 됐다. 애초 밸류업 계획에서 제시했던 목표를 넘어선 셈이다. 배당 측면에서 보면 한섬은 2025년 결산배당으로 주당 750원, 총 161억 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겠다고 지난 9일 공시했다. 이는 잠정 영업이익 554억 원의 29%에 달하는 규모다. 한섬의 별도 영업이익에서 결산배당금 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9.5%를 기록한 이후 2023년부터 줄곧 15%를 넘겼다. 2023년에는 영업이익 1073억 원을 기록한 가운데 165억 원의 배당을 지급해 15.35%의 비중을 보였고, 2024년에는 723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가운데 배당 161억 원을 지급해 22.28%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할 때 김민덕 사장은 2024년 11월 발표한 밸류업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유한 자사주를 이번에 전량 소각하면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내용으로 하는 상법 개정의 취지를 이행하고 강력한 주주환원 의지를 다시 확인하는 효과를 거뒀다. 다만 충실한 주주환원 이행에도 한섬의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 상태다. 2월26일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4에 그치고, 주가수익비율(PER)은 업종PER 18.98배에 못미치는 11.77배에 머무른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은 앞으로도 주주환원책을 지속해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를 추가로 취득해 다시 소각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한섬은 이번에 자사주를 소각하면서 '배당가능 이익 범위 이내 취득'한 물량(2만4218주)과 기존에 '기타취득'한 물량(93만6535주)에 대한 소각 방법을 달리했다. 배당가능 이익 범위 이내 취득 물량은 이익소각, 기타취득 물량은 감자소각을 실시한다. '배당가능 이익 범위 이내 취득'은 회사가 자사주를 장내 매수, 장외 매수, 공개매수, 신탁계약을 통해 취득하는 것을 말한다. '기타취득'은 '배당가능 이익 범위 이내 취득'이 아닌 △회사의 합병 또는 다른 회사의 영업 양수 △단주 처리 △무상취득 △포괄적 주식교환 등을 통해 취득하는 것을 말한다. 배당가능 이익 범위 이내 취득한 물량은 대체로 누적된 이익잉여금을 활용해 소각한다. 기타취득은 원칙적으로 소각할 주식 수에 액면가를 곱한 금액을 자본금으로 줄이는 감자소각 방식을 쓴다. 감자소각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한다. 이번에 2만4218주를 이익소각함에 따라 이익잉여금 2억4381만6365원이 줄어든다. 아울러 93만6535주에 대한 감자소각으로 자본금이 123억1500만 원에서 118억4673만2500원으로 감소한다.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사장은 1967년생으로,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해 기획조정본부 경영관리팀장, 기획조정본부 경영전략담당을 거쳤다. 2017년 한섬으로 옮겨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을 지냈고, 2020년 한섬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이승열 기자
장인화 포스코 '초격차 철강 경쟁력' 승부수' 던졌다, 8대 핵심 전략제품 중심으로 프로젝트팀 조직개편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포스코홀딩스>[씨저널]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철강 계열사 포스코의 조직개편을 통해 본원 경쟁력의 강화에 나섰다.장 회장은 최근 꾸준히 철강 부문의 '핵심 전략제품'을 내세워 왔다.지난해 11월 열린 포스코그룹 테크포럼에서는 "핵심 전략제품과 혁신 공정에 자원을 집중하고 연구·생산·판매 등 모두가 참여하는 '원팀'형 초격차 대형과제를 추진해야 한다"며 "기술개발의 속도를 높이고 혁신 기술로 미래 경쟁력을 완성해 나가자"고 주문했다.올해 신년사에서도 "미래 산업의 핵심인 8대 핵심 전략제품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장 회장은 연초부터 곧바로 프로젝트팀 조직을 완성하고 본업인 철강 경쟁력 완성을 위한 '초격차' 실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포스코는 '8대 핵심 전략제품 기술개발 프로젝트팀' 구성을 모두 마치고 본격적 가동에 돌입했다고 27일 밝혔다.포스코는 지난해 12월 △에너지후판 △전력용 전기강판 △기가스틸(GigaSteel) △하이퍼엔오(HyperNO, 무방향성 전기강판)팀을 출범한 데 이어 2월 초 △차세대 성장시장용 스테인리스(STS) △신재생에너지용 합금도금강판(PosMAC) △고망간(Mn)강 △전기로 고급강팀을 신설했다.포스코는 지난해 말 철강 경쟁력 재건 및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8대 핵심 전략제품을 선정하고 기술개발부터 생산·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프로젝트팀 체계 구축을 추진해 왔다.각 제품을 책임질 프로젝트팀 8개는 포항·광양제철소 직속으로 배치돼 연구 성과가 생산 공정에 즉시 적용될 수 있는 현장 중심으로 운영된다.특히 포스코는 두 제철소의 연구개발(R&D) 및 생산공정 특성에 맞춰 전략 제품군을 차별화해 경쟁력을 고도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포항제철소는 글로벌 전력수요 증가에 발맞춰 석유·가스·발전·재생에너지 분야에 사용되는 에너지강재의 성능 향상과 제품개발에 집중해 '미국 에너지강재 선도 제철소'로 역량을 집중한다.자동차용 강판이 주력인 광양제철소는 자율주행 및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철강 주도권을 확보하고 저탄소 제품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신성장강재 중심의 '신 모빌리티 전문 제철소'로 경쟁력을 강화한다.포스코 관계자는 "저가 수입재 범람과 글로벌 관세 장벽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부서 사이 경계를 허문 '원팀' 시너지를 통해 8대 핵심 전략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미래 산업 시장의 주도권을 견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휠라 신화' 윤윤수 미스토홀딩스 경영 2선 후퇴, 2세 윤근창 시대 본격 개막
미스토홀딩스 윤윤수 회장(오른쪽)과 윤근창 사장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윤윤수 미스토홀딩스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명예회장으로 추대된다.앞으로 회사 경영은 아들인 윤근창 미스토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이 주도하게 된다.27일 미스토홀딩스에 따르면윤 회장은 28일자로 미스토홀딩스 이사회 의장 및 사내이사직을 사임한다.후임 의장직은 아들인 윤 사장이 맡게 되며, 윤 회장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사내이사 한 자리는 3월26일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이호연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경영전략본부장이 물려받는다.미스토홀딩스는 2025년 3월 휠라홀딩스가 이름을 바꾼 회사다.윤윤수 회장은 맨손에서 시작해 연매출 4조 원이 넘는 기업을 일군 자수성가형 경영인이다. 평범한 샐러리맨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변신해 '샐러리맨 신화'를 일군 인물로 평가된다.1945년생으로, 서울고등학교와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한진해운과 미국계 유통회사 JC페니, 화승을 거쳐 1984년 대운무역, 1985년 케어라인을 각각 설립하며 독립했다.그러던 중 미국 휠라 라이선스를 보유한 호머 알티스라는 사람을 설득해 한국에서 만든 신발에 휠라 상표를 붙여 미국에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것이 크게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1991년 휠라코리아 사장을 맡게 됐고, 2005년 휠라코리아를 아예 인수했다.이어 2007년 이탈리아 휠라 본사를 통으로 인수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때부터 휠라는 한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브랜드가 됐다.2011년에는 미국 골프용품 회사인 아쿠쉬네트를 인수해 회사의 규모를 크게 키웠다.윤근창 사장은 1975년생으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UC Davis)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컴퓨터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로체스터대 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수료했다.2001년 삼성테크윈에서 경력을 시작했고 2007년 휠라USA에 입사해 최고재무책임자를 지냈다.2015년 휠라코리아(현 미스토홀딩스)로 옮겼고 경영관리본부장(부사장)을 거쳐 2018년 휠라코리아 대표이사 사장,2020년 휠라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에 각각올랐다.이승열 기자
LG그룹도 코스피 상승장 합류하나, LG전자 류재철-LG디스플레이 정철동 실적에 '로봇의 힘'까지 보탠다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왼쪽)와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 LG전자, LG디스플레이 >[씨저널]코스피가 '5천피'를 달성한 지 한 달여 만에 역대 처음으로 6천 고지까지 넘어선 상황에서 그간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들이 상승 흐름에 올라탈지 주목된다.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와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눈에 띄는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데 로봇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주며 시장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기전자기업들의 주가가 반도체기업의 상승세를 이어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이는 코스피 연일 최고치 경신하면서 반도체에 몰렸던 관심이 전기전자 업종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기전자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있는 데다 미국의 관세 정책에 일정 부분 제동이 걸리는 등 우호적 경영환경이 마련되고 있다는 점도 깔려있다.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연일 상승하면서 반도체에서 전기전자, 대형주 중심으로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며 "(주요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트럼프 관세 정책에 관한 위법 판결로 관세 확산에 제동이 걸린 것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특히 전기전자 계열사를 핵심으로 둔 LG그룹을 향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코스피가 6천 시대를 맞이했지만 당초 LG그룹 계열사들은 랠리에 탑승하지 못했다.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대거 몰리는 상황에서 이른바 '메가사이클'을 맞이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올해 초부터 휴머노이드 로봇을 동력 삼아 주가가 크게 뛴 현대자동차 등 다른 4대 그룹 주요 계열사와 비교해 LG그룹에서 나타난 상승세는 상대적으로 뒤처졌기 때문이다.LG그룹의 주요 전기전자 부문 계열사의 LG전자 대표이사에 내정된 류재철 사장과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지지부진했던 주가 흐름을 반전할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된 셈이다.류 사장과 정 사장은 모두 올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호실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1090억 원을 냈다.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결과지만 2016년 4분기 이후 9년 만에 영업적자를 봤다는 점이 주가를 누르는 한 요인으로 지목됐다.다만 연초부터 빠르게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3조2822억 원, 영업이익 1조7355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1년 전보다 매출은 2.4% 오르는 것이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실적(2조4784억 원)의 절반을 뛰어넘는 수치다.올해는 연결기준 매출 92조1822억 원, 영업이익 3조4555억 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도 3.3% 오르면서 영업이익은 39.4% 뛰는 것이다.가전 사업에서 미국과 멕시코 생산 비중을 늘리는 등 관세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점, 수익성이 높은 기업간거래(B2B)로 포트폴리오 중심축을 이동하는 점 등이 LG전자 영업이익 증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3월로 공식 대표 임기를 시작하는 류 사장의 첫 발걸음이 가벼워 진 셈이다.정 사장은 이미 지난해 '정철동 매직'이라 불릴 만큼의 실적 반등을 이뤄냈다. LG디스플레이는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올레드(OLED)로 구조 전환 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LG디스플레이는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295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2배 이상 급증하면서 2021년 이후 5년 만에 '조 단위'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수치다.류 사장과 정 사장에게 추가 기업가치 상승을 위한 주요 재료는 '로봇'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LG전자는 최근 그룹의 AI연구원이 개발한 AI 모델 '엑사원(EXAONE)'과 연계해 로봇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특히 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기업 베어로보틱스(지분율 61.1%), 산업용 로봇기업 로보스타(33.4%), 로봇 구동장치 액츄에이터기업 로보티즈(7.3%) 등 다수의 로봇기업에 최대주주 등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가정용·산업용 로봇 모두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역량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류 사장은 올해 1월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유한 사업역량을 활용해 시장 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분야 가운데 하나로 '로봇'을 점찍기도 했다.LG디스플레이는 올해 본격적으로 OLED 패널의 포트폴리오가 로봇 분야로 넓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LG디스플레이는 전장 분야 OLED 디스플레이에서 시장 신뢰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이를 기반으로 로봇 산업의 디스플레이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초기 로봇에서 정보 전달, 소통의 과정은 음성보다는 OLED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진행될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가 옵티머스의 테슬라, 아틀라스의 보스턴다이내믹스 등 많은 휴머노이드 로봇기업에 협력사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LG전자 주가는 올해 1분기 실적 개선과 로봇 사업 기대감에 2월 첫 거래일부터 전날까지 35.7% 뛰었다. 지난해 연간 주가 상승률 10.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29.4% 상승했던 LG디스플레이 주가도 2월에만 26.8% 올랐다.재계 한 관계자는 "AI 시대 주목받고 있는 로봇 산업과 연계한 사업 유무가 주식시장에서 기업가치를 가르는 핵심이 될 것"이라며 "다만 향후 실제 본격적으로 사업화됐을 때 기업의 실적에 얼마나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고열·연기 속 소방관들의 희생이 늘 맘에 걸렸다 : 무인 소방로봇의 탄생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과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이 24일 경기 남양주시 수도권119특수구조대에서 무인소방로봇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씨저널]올해 1월 초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 최고의 화제 가운데 하나로는 단연 현대자동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꼽힌다.아틀라스의 자연스러운 걸음걸이, 불완전하지만 착지를 해낸 공중제비 등은 현대차그룹의 로봇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쓰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기대감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아틀라스는 한 달여 뒤 더 고난도의 공중제비를 완벽하게 해내기도 했다.다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로봇을 활용하는 방식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산업현장에만 머물지 않았다. 정 회장은 화재 현장에서 위험에 노출된 소방관을 지키는, '사람을 살리는 기술'로 로봇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2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24일 경기 남양주시에 위치한 수도권119특수구조대에서 소방청과 함께 개발한 원격 화재 진압장비 '무인소방로봇' 4대를 소방청에 공식 기증했다.정 회장은 기증식에 직접 참석해 로봇이 바꿀 세상이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국민의 목숨을 위해 헌신하는 소방 분야에서도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했다.정 회장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사투의 현장으로 뛰어드는 소방관분들의 모습은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일깨워 준다"며 "소방관 여러분들이 지켜온 '안전의 가치를 함께 실현하고자 소방청과 무인소방로봇을 개발해 왔다"고 설명했다.이어 "오늘 기증하는 무인소방로봇은 현대차그룹의 핵심 기술을 집약한 장비로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라는 우리 공동의 목표를 구현한 새로운 모빌리티"라며 "위험한 현장에 한 발 먼저 투입돼 여러분의 안전을 지키는 든든한 팀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현대차그룹과 소방청은 원격 주행이 가능한 현대로템의 전동화 다목적 무인차량(HR-셰르파)에 여러 화재 진압장비를 탑재해 무인소방로봇을 제작했다.무인소방로봇은 방산 부문에서 주로 활용되는 다목적 무인차량에 방수포, 자체 분무 시스템, 시야 개선 카메라, 원격 제어기 등을 탑재했다. 고열과 짙은 연기 속에서 국민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사투하는 소방관을 대신하기 위한 현대차그룹과 소방청의 고민이 만들어낸 첫 작품이다.소방관의 안전을 향한 정 회장의 행보는 과거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다.현대차그룹은 2023년 각종 재난 현장에서 소방관의 휴식과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소방관 회복지원차' 10대를 전국 소방본부에 기증했다. 회복지원차는 현대차그룹의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를 개조한 고급 특장버스다.또 2024년에는 배터리팩에 구멍을 뚫어 물을 분사하는 관통형 전기차 화재 진압 장비(EV드릴랜스)를 개발해 250대를 소방청에 기증하기도 했다.현대차그룹은 올해도 6월 정식 개원 예정인 국내 최초 소방관 전문 의료기관인 충북 음성군 소재 국립소방병원에 재활 전문 차량 및 재활장비를 기증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정 회장은 "올해 개원하는 국립소방병원에는 차량과 재활장비를 지원해 소방관분들의 빠른 회복에도 힘을 보탤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소방관 여러분들이 더욱 안전한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하실 수 있도록 필요한 기술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장상유 기자
깨끗한나라 오너 3세 최현수 '100원 생리대'로 관심, 영업 적자와 지배력 확보 '이중 과제' 풀어야 할 상황
최현수 깨끗한나라 회장이 지난해 청주시 자연보전 유공 표창 수상을 기념해 사진을 찍고 있다. ⓒ깨끗한나라[씨저널] 이재명 대통령이 1천 원에 소포장 판매되는 깨끗한나라 생리대를 직접 언급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대통령이 특정 기업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칭찬한 사례는 이례적으로, 올해부터 회장으로서 경영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최현수 깨끗한나라 오너 3세의 리더십에 강화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물론 최 회장의 경영 능력 입증은 다른 문제다.이 대통령은 25일 깨끗한나라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생리대 소포장 저가 판매 취지에 공감을 표했다. 관련 기사를 링크로 공유하며 '깨끗한나라에 감사합니다. 우리는 이제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게시했다.깨끗한나라의 10매 단위 소포장 생리대는 5월부터 다이소의 전국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판매된다. 생리대는 대용량 구매 시 개당 가격이 낮아진다. 출시될 생리되는 기존 20~22개 단위보다 적은 10개 단위로 소포장해 판매하지만 1개당 100원 꼴로 낱개 가격은 더 낮아졌다.최 회장은 이동열 깨끗한나라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를 거쳐 올해 회장에 올랐다. 최 회장의 지분율은 7.7%, 안정적 지배력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최대주주는 외척 계열사인 희성전자이며 동생인 최정규 깨끗한나라 상무의 지분율도 16.1%로 최 회장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여동생 역시 최 회장과 비슷한 7%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이러한 지분 구도를 감안하면 가족 내 지지 기반이 흔들릴 경우 경영권 안정성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으로 판단된다.깨끗한나라는 또 영업적자를 3년 째 이어오고 있다.2022년 영업이익 37억 원에서 2023년부터 영업적자를 189억 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선 뒤 지난해까지 영업적자를 이어왔다. 깨끗한나라 연결 기준 영업적자는 지난해 226억 원 수준으로 2024년보다 2408%가량 늘었다.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가운데 차입 상환 부담까지 겹치며 재무 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만기 도래 회사채 규모와 비교하면 보유하고 있는 유동자산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서 단기 유동성 압박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깨끗한나라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미상환 회사채는 1329억 원 규모에 달하며 이 가운데 1년 이내 만기 도래 물량은 450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79억 원으로 자체 상환 여력은 제한적이다. 현금성 자산은 같은 기간 190억 원 수준이고 단기금융상품도 같은 기간 35억 원 수준으로 당장의 유동성 자산도 회사채 규모에 미달되는 상황이다.이런 재무 부담 속에서도 최 회장은 구조 전환을 통한 중장기 체질 개선에 승부를 걸고 있다. 최 회장은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는 깨끗한나라의 사업 구조를 제조 기반에서 기술과 데이터 기반의 지속가능한 구조로 확장해나가겠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이에 따라 생활용품사업은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경험과 브랜드 신뢰를 강화하고 기업간거래(B2B) 특판사업의 독립 조직화로 전문성을 높이기로 했다. 제지사업은 패키징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온라인 플랫폼·풀필먼트 체계로 전환해 고객 중심의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전력비용과 인건비 등 구조적 비용 상승이 제조원가에 큰 부담이 됐고 글로벌 시황 변화와 백판지 생산량 감소로 손실 폭이 커졌다'며 '깨끗한나라는 올해부터 비용 구조 정상화를 본격화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안수진 기자
현대약품 '자사주 소각 의무화' 임박해도 미동 없어, 이상준 우호 지분 확보 없이 바로 소각 가나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이사 사장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현대약품은 현재 586만4302주에 달하는 많은 자기주식(자사주)을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 보유 비율은 18.33%에 달한다.현대약품의 자사주 비율은 2025년 6월 말 기준으로 제약회사 중 일성아이에스(48.75%), 대웅(29.67%), 광동제약(25.07%)에 이어 4위에 해당했다. 환인제약(17.92%), 안국약품(12.86%) 등이 그 뒤를 이었다.그런데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으로 하는 상법 개정이 눈 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현대약품이 여태껏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아 향후 대응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위에 언급한 제약사들 중 안국약품을 제외한 모든 회사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자사주 비율을 줄였거나 줄이는 중이다.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상법개정안은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달 중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약품은 1995년 자사주펀드를 통해 처음으로 자사주를 보유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처분과 매입을 반복하면서 2024년 8월 말에는 현재의 비율(18.33%)에 이르게 됐다.다만 이 회사가 자사주를 소각한 적은 지금껏 한 번도 없다.그런데 현대약품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법제화하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거론된 2025년 이후에도 아무런 처리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특히 현대약품의 경우 오너의 지분율이 낮은 편이어서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이 회사 이한구 회장과 이상준 대표이사 사장 부자의 지분율은 각각 17.88%, 4.22%에 불과하고,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도 24.26%에 그친다.게다가 현대약품은 이한구 회장(1948년생)에게서 이상준 사장(1978년생)으로 이어지는 지분 승계 작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018년 이 회장이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이 사장에게 경영권을 사실상 물려줬지만, 지분율은 최근 몇 년간 줄곧 현 수준에서 머물러 있다.지분 승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변수를 생각하면 자사주를 활용한 경영권 안정화를 꾀해봄직도 했으나 그러지 않았다.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현대약품 경영진이 법안의 국회 통과 후 대책을 마련하기로 하고 여러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법적 시한과 규제 방식이 완전히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행동하기 어렵다는 불확실성에 오히려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반면 역시 오너 일가 지분율이 낮아 비슷한 상황에 있던 광동제약이나 환인제약은 다른 기업과 자사주를 맞교환(스왑)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사주 비율을 적극 낮췄다. 이 두 회사는 올해 1월 기준으로 자사주 비율을 각각 0.28%, 0.62%까지 줄이면서 기존에 갖고 있던 자사주를 우호지분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이번 상법개정안에 따르면 기업들은, 새로 취득한 자사주는 취득일로부터 1년 내에, 기존 보유 자사주는 기준일로부터 1년 내에 각각 소각해야 한다. 기존 보유 자사주의 기준일은 법 시행일로부터 6개월이 지난 날로 설정될 예정이다.예외적으로 자사주를 보유 또는 처분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예외 사유를 담은 자기주식보유처분계획을 작성해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예외 인정 사유는 △주주에 대한 비례·균등 처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부여 등 임직원 보상 △우리사주제도 실시 △포괄적 주식교환·이전·합병에 따른 활용 △정관에서 정한 경영상 목적 달성 등이다.법안에는 이 법이 공포한 날부터 시행된다고 돼 있어, 소각 의무화는 유예기간 없이 즉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 보유 자사주의 기준일이 6개월 뒤로 설정되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자사주를 소각 외의 방법으로 처분할 수 있는 추가 유예기간을 번 셈이다.씨저널은 자사후 활용 방안에 대해 묻고자 현대약품에 수차례 문의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이승열 기자
SK이노베이션 '호주 바로사 가스전' 14년 만에 결실, 추형욱 LNG 성과 발판으로 '전기화' 전략 고삐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8월7일 SKE&S 대표 시절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SK이노베이션과 합병을 앞두고 사업 경쟁력 등을 발표하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씨저널]SK이노베이션이 해외 가스전의 탐사부터 도입까지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한 바로사 가스전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2012년 최초 투자로부터 14년 만의 결실이다.추 사장은 직접 일궈온 LNG 사업의 성과를 밑바탕 삼아 SK이노베이션 미래 성장전략의 중추인 '전기화(Electrification)' 전략의 선봉에 설 것으로 보인다.24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23일 충남 보령 LNG터미널에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한 첫 LNG 카고(물량)가 입항했다. 이번 물량은 호주 북서부 해상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현지 다윈 LNG터미널에서 액화해 들여온 것이다.이번 첫 해외 LNG 카고 입항은 국내 에너지업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썼다는 평가가 나온다.국내 민간기업이 해외 가스전 탐사 단계부터 참여해 개발, 생산, 도입까지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완수한 최초 사례이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이번 첫 입항을 시작으로 향후 20년 동안 매년 130만 톤의 LNG를 국내에 공급한다. 한국 연간 LNG 전체 도입량의 3%에 이르는 규모다.이번 호주 바로사 가스전의 결실은 추 사장에게도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 것으로 풀이된다.추 사장은 2010년부터 SK그룹의 LNG 사업 기획 과정 전반에서 주축 역할을 맡아왔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사내독립기업(CIC)인 SK이노베이션 E&S(옛 SKE&S)가 바로사 가스전에 지분을 투자한 것도 2012년이다.추 사장은 2021년 1월부터 SK이노베이션과 SKE&S가 합병한 2024년 11월까지 SKE&S 대표로서 한때 원주민의 반대로 지연됐던 바로사 가스전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추 사장은 임기 동안 호주 기후변화에너지부장관, 자원장관 등과 만남을 갖고 현지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하는 등 SKE&S 바로사 가스전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말 인사 이전까지는 SK이노베이션 E&S 사장을 겸하며 최근까지 직접 사업을 챙기기도 했다.SK그룹은 고 최종현 선대회장의 '무자원 산유국'의 꿈에서 시작해 해외 자원개발의 영토를 확대해왔다. SK이노베이션의 바로사 가스전 LNG 도입의 의미가 큰 이유다.SK그룹은 1983년 인도네시아 카리문 광구에 처음으로 투자했고 1984년에는 북예멘 마리브 광구에서 석유를 발견하고 이어 민간기업 최초로 1987년 상업생산에 성공했다. 이후 베트남, 페루 등에서 잇따라 석유개발에 성공하며 자원빈국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기여했다.SK이노베이션과 추 사장의 성과는 선대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아 경영환경 변화에 발맞춰 석유사업 중심에서 LNG로 사업분야를 넓힌다는 의미가 있는 셈이다.최근 SK이노베이션은 해외 초대형 LNG 발전사업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되며 사업 보폭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앞서 19일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 응에안성 정부로부터 '뀐랍 LNG 발전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됐다.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LNG 터미널, 전용 항만을 동시에 짓는 대규모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로 총사업비가 23억 달러(3조3천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발전 프로젝트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직접 두 차례 면담을 진행하는 등 전폭적으로 지원에 나섰던 가운데 추 사장도 수시로 베트남을 방문해 부총리 및 산업무역부장관과 만나 SK이노베이션의 사업모델 이행계획과 경쟁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며 사업자 선정에 기여했다.추 사장은 직접 키워온 LNG 사업을 필두로 SK이노베이션의 미래를 책임질 전기화 전략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SK이노베이션의 앞으로의 경영 방향은 크게 두 축으로 명확한 편이다. 하나는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강화하고 자회사 SK온의 배터리사업의 근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구조 재편이다. 비핵심자산 유동화를 통한 순차입금 규모 감축, 재무구조 안정화도 비슷한 결이다.또 하나는 전기의 생산-소비-솔루션에 이르는 완결된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글로벌 LNG 인프라를 확장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는 전기화 전략을 추진하는 데 있다.LNG 사업은 전기화 전략을 뒷받침하는 가장 실질적 수단으로 꼽힌다. 매우 많은 양의 전기가 끊김 없이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하는 AI 시대 LNG는 친환경성과 안정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중간다리'로서의 에너지원으로 부각되고 있다.LNG는 석유보다 탄소배출이 적으면서도 신재생에너지의 한계인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원자력 발전과 견줘보면 LNG 발전은 사업 추진 기간이 짧다는 우위로 '적기 공급'을 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SK이노베이션은 2021년 SKE&S 대표 취임 이후 저탄소 LNG, 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수소 사업 등 4대 핵심사업을 기반으로 성장전략을 추진해온 '에너지 전문가' 추 사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베트남 및 미주 사업개발 조직과 함께 에너지솔루션 사업단을 추 사장 직속 조직으로 편제했다.에너지솔루션 사업단은 2024년 설립된 SK이노베이션 조직이다.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에 더불어 비용절감, 탄소감축을 위한 고객 맞춤형 솔루션 제공을 담당한다. 구체적으로 SK그룹 관계사들의 전력수급을 최적화하는 사업과 AI 데이터센터 등에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추 사장은 지난해 산업의 지속가능성 및 미국과 아시아 사이 사업협력 방안을 모색한 자리에서 LNG 사업의 성과와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추 사장은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아시아퍼시픽LNG커넥트' 세션에서 "SK는 미국 LNG 프로젝트 초기부터 핵심 장기계약 바이어로 참여해왔고 덕분에 효과적으로 리스크 분산을 실현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아시아와 미국 두 지역의 에너지 안보와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한화 3남 김동선 F&B 사업 고도화 실험 가속, 지주사 체제 전환 뒤 본격 드라이브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F&B사업 고도화를 위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식음료(F&B) 사업 고도화를 위해 다각도의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로 김 부사장의 사업이 한데 묶이면서 F&B 부문의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한화그룹은 올해 김 부사장이 미래비전총괄로서 주도해 온 영상보안과 로봇, 반도체, 호텔, 유통, 리조트 등의 사업 부문을 한데 묶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김 부사장이 오랫동안 총괄했던 F&B 유통 부문과 신사업으로 제시한 푸드테크 부문은 새 지주사의 핵심 축으로 꼽혔다.이러한 체제 변화 속에서 김 부사장은 기술투자와 출점확대를 동시에 밀어붙이고 있는 모습이다.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올해 자체 F&B브랜드 점포 확장과 푸드테크 기술 고도화 등을 병행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한화갤러리아의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는 자체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의 점포를 다음달까지 3곳 더 늘릴 계획을 세웠다. 올해 유동인구가 많은 핵심 상권인 강남과 잠실새내, 둔촌 등에 신규 매장을 연이어 열며 출점 속도를 끌어올리는 모양새다.이 브랜드는 김 부사장이 메뉴 개발과 브랜드 운영에 직접 관여할 정도로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이 브랜드의 맛과 품질에 대한 대중 평가를 높이기 위해 국내 미식 가이드인 블루리본 서베이에 운영 점포를 등록 신청했고 2026년 서울의 맛집으로 소개되며 일정 수준의 공신력을 확보했다.벤슨은 새로 문을 여는 점포를 포함해 11개 오프라인 매장과 SSG닷컴, 마켓컬리, 쿠팡 등 주요 온라인 채널, 전국 스타벅스 매장까지 유통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베러스쿱크리머리는 앞으로 더 많은 핵심 상권과 생활권에 점포를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입지조건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한화호텔앤드리조트도 자회사 한화푸드테크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로봇 공정 기반 F&B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달 한화푸드테크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4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이로써 2021년부터 한화푸드테크 지원을 위해 출자한 금액은 누적 520억 원 수준에 달한다.한화푸드테크는 로봇 공정 기반의 매장 운영을 실험하고 있다. 한화푸드테크는 2024년 4월부터 1년 동안 서울 한남동에 로봇 조리 파스타 매장 '파스타X'를 운영했다. 뒤이어 지난해 5월에는 1달 동안 로봇 조리 우동 매장 '유동'을 운영했다.현재는 로봇 조리 피자 매장 컨셉의 '스텔라피자'를 선보이기 위한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푸드테크는 대외적으로 정확한 출점 시기를 특정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지난해 10월 자회사 아워홈 사옥에서 팝업 스토어 형태로 제품을 선보이면서 본격 사업에 앞서 시장 반응을 점검한 바 있어 사업이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안수진 기자
피지컬AI의 씨앗이 게임 속에? 크래프톤 대표 김창한과 'AI 오른팔' 이강욱이 '루도 로보틱스' 설립하는 이유
이강욱 크래프톤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 <크래프톤>[씨저널]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가 인재 영입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인공지능(AI) 리더십을 확대하고 있다. AI 본부장을 C레벨 임원으로 격상하고 경쟁기업에서 C레벨 AI 전문가들을 영입해 그에 맞는 AI 조직을 신설했다. 단 4개월간 일어난 변화다.23일 크래프톤에 따르면 김 대표가 지난해 10월 'AI 퍼스트' 전략을 선언한 이후 AI 조직이 역동적으로 재편됐다. 그동안 AI 관련 조직 2개가 신설됐고, 경쟁사 CTO들이 조직 수장을 맡았다. AI 본부의 수장은 20일 C레벨로 격상됐다.크래프톤의 AI 리더십 강화를 상징하는 인물 셋은 설창환 '스튜디오 서포트 본부' 본부장, 임경영 'AI 트랜스포메이션 본부' 총괄(VP), 이강욱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다. 이들 가운데 김 대표의 AI 오른팔로 가장 두드러지는 인물이 이 CAIO다.이 CAIO는 크래프톤이 AI 연구를 시작한 초기부터 김 대표와 함께한 인물이다. 김 대표는 크래프톤 대표이사로 선임된 지 1년쯤 지난 2021년부터 AI 전문가들을 연구팀으로 하나씩 모았다. 이때 영입 인재들의 자문 역할을 한 것이 이 CAIO였다.당시 이 CAIO는 2016년 UC버클리 전기컴퓨터공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2019년부터 위스콘신-매디슨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었다. 김 대표가 2022년 '딥러닝 본부'를 신설하고 그에게 본부장 직을 제안하면서 이 CAIO는 크래프톤의 AI 개발을 총괄하게 됐다.크래프톤이 AI 영역에서 C레벨 임원을 신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김 대표가 AI 조직을 키우려는 의지가 큰 것으로 읽힌다. 이 CAIO는 크래프톤의 AI 전략 수립에 집중하기 위해 최근 종신교수직을 사임하고 CAIO직 수행에 전념하기로 했다.김 대표는 이 CAIO에게 AI 연구 영역을 더욱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김 대표는 올해 자회사 '루도 로보틱스'를 세우고 이 CAIO에게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길 예정이다. 게임에의 AI 적용을 넘어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연구로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이를 두고 이 CAIO는 "크래프톤의 AI 조직을 최고의 AI 게임 조직으로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세계적 수준의 피지컬 AI 연구개발을 수행하기 위해 루도 로보틱스를 설립했다"며 "크래프톤은 이미 전 세계 게임 AI 연구개발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기업"이라고 말했다.딥러닝 본부는 김 대표가 AI 퍼스트를 선언한 2025년 10월 '크래프톤 AI'로 명칭을 바꿨다. 조직은 크게 AI 리서치 본부와 AI 서비스 본부로 나뉜다. 이 CAIO는 '버추얼 프렌드(가상 친구)' 연구를 현재 CPC(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 개발로 발전시켰다. 지난해 신작 '인조이'와 핵심 지식재산권(IP) '배틀그라운드'에 이를 적용하기도 했다.새로 영입된 설창환 스튜디오 서포트 본부 본부장, 임경영 'AI 트랜스포메이션 본부' 총괄(VP)은 독립적 조직에서 이 CAIO에게 힘을 보낼 예정이다. 설 본부장은 지난해 7월까지 넷마블에서 AI 개발을 총괄하던 인물로 넷마블 AI·테크랩 부사장을 역임했다. 임경영 총괄은 지난해 12월까지 롯데온 CTO를 맡았다.크래프톤이 AI 조직을 확대하는 것은 단순히 게임 개발 효율을 높이는 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크래프톤이 축적한 대규모 상호작용 데이터와 가상 환경 운영 경험은 AI 연구에 경쟁력으로 작용한다"며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분야가 당장의 게임 개발과 관련이 없더라도 장기적으로 크래프톤이 잘 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판단해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주은 기자
아모레퍼시픽 둘째 딸 서호정 증여세 납부 위해 지분 매각, 언니 서민정과 후계 경쟁구도 변수 될까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차녀인 서호정씨가 최근 자신이 보유한 아모레퍼시픽홀딩스와 아모레퍼시픽 지분을 일부 매각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차녀인 서호정씨가 최근 자신이 보유한 아모레퍼시픽홀딩스와 아모레퍼시픽 지분을 일부 매각했다.화장품 업계에서 서호정씨와 언니 서민정씨의 후계 경쟁 구도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이번 지분 매각의 배경과 향후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호정씨는 최근 세 차례에 걸쳐 지분을 매도했다.우선 지난해 11월 자신이 보유한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64만6531주(0.81%) 중에서 6만2483주(0.08%)를 매각했다. 서씨의 지분율은 0.74%로 내려갔다.이어 서씨는 이달 들어 다시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25만6795주(0.22%)를 장내매도했다. 지분율은 0.43%가 됐다.또한 서씨는 이달 자신의 아모레퍼시픽 보통주도 전량(7880주) 내다팔았다. 지분율은 0%가 됐다.이로써 서씨의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지분율은 보통주 0.43%, 전환우선주 12.77%(172만8천 주)가 됐다.이번 지분 매각으로 서씨는 120억 원가량의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쪽은 증여세 재원 마련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서호정 지분 매각으로 서민정-서호정 지분 간격 벌어져이번 지분 매각으로 서호정씨는 합계지분율(보통주+전환우선주) 측면에서 언니인 서민정씨와의 거리가 더 멀어졌다.지난해 12월1일 기준 합계지분율은 서민정씨 3.08%, 서호정씨 2.79%로 그 차이가 0.29%p였는데, 2월20일 기준으로 0.56%p(서민정 2.84%, 서호정 2.28%)가 됐다.서민정씨의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지분율은 보통주 3.16%, 전환우선주 1.04%다. 보통주 지분율은 동생보다 앞서지만 전환우선주 지분율에서 뒤진다.하지만 2023년 형성된 자매 간 경쟁구도는 큰 틀에서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아모레퍼시픽홀딩스의 전환우선주에는 발행 뒤 10년이 지나면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붙어 있다. 서호정씨가 보유한 전환우선주는 2029년에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로 전환되는 주식이다.아모레퍼시픽홀딩스는 2006년 처음으로 전환우선주를 발행했는데,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주로 승계 목적으로 쓰이리라고 예상했다. 우선주 가격이 일반적으로 보통주 주가보다 싸기 때문이다.실제로 서민정씨는 2006년에 발행된 전환우선주를 증여받아 보유하다가 2016년 이 주식이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추가 지분을 확보한 바 있다.서호정씨는 2023년 5월 아버지인 서 회장으로부터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67만2천 주와 전환우선주 172만8천 주를 증여받았다. 당시 약 637억 원 규모였다.당시는 서민정씨가 2021년 이혼 여파로 회사에 휴직계를 내면서 아모레퍼시픽의 후계구도가 요동치던 시점이다. 특히 재계에서는 서 회장과 서민정씨의 갈등이 심해져 후계자 수업을 받던 서민정씨가 서 회장의 눈 밖에 난 것 아니냐는 소문도 돌았다.이 때문에 서호정씨가 언니를 대신해 유력한 후계자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적어도 이 시점에 아모레퍼시픽 그룹 후계구도가 서민정 단독 구도에서 자매 경쟁구도로 바뀐 것은 확실해 보인다.다만 서 회장이 1963년생으로 한참 일할 나이이고 두 자매의 경영성과가 아직 부족한 만큼 후계구도를 점치기에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민정씨는 1991년생, 서호정씨는 1995년생이다.서 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향방은 여전히 큰 변수다. 현재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57.12%, 전환우선주 11.65%를 갖고 있다. 합계지분율은 50.28%에 달한다.서호정씨는 미국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지난해 7월부터 계열사인 오설록 제품개발(PD)팀에서 일하고 있다.이승열 기자
'회장 연임' 좌우할 KB금융지주 이사회 눈앞, 양종희는 과연 '연임 특별결의'와 '사외이사 단임제' 도입할까
[씨저널] 2024년 이사회 여성 의장 선출,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유일한 소비자 분야 전문가 사외이사 보유,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ESG평가 3년 연속 최상위(AAA) 등급, 스탠다드앤푸어스(S&P)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 9년 연속 포함.KB금융지주는 국내 금융지주회사 가운데 단연 첫 번째로 꼽히는 '지배구조 모범생'이다.그런 KB금융지주의 이사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결정하기 위해 열리는 이사회다.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과 KB금융지주는 그동안 지배구조 측면에서 모범적 행보를 보여왔다. < KB금융지주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25일 개최 예정인 KB금융지주 이사회에그 어느 때보다 금융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한 금융당국이 금융지주들의 지배구조 개선에 굉장히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 속에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양종희 회장은 그동안 지배구조 측면에서 모범적 행보를 보여왔다. 과연 양 회장이 자신의 연임을 앞에 두고도 '모범생'이 될 수 있을지, KB금융지주 이사회가 이번 주주총회 안건으로 어떤 것을 제시하는지에 달려있는 셈이다.◆ 정부의 지배구조 개선 압박, 선제적 대응 시험대 오른 KB금융금융당국은 최근 금융지주 지배구조에 대한 특별 감사에 나섰으나, 이 결과 발표를 금융지주의 주총 이후로 미뤄둔 상태다. 이는 금융지주에게 선제적으로 스스로 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자율적 기회를 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금융당국은 이와 함께 회장 연임 시 특별결의(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 도입, 사외이사 단임제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특기할만한 점은 금융당국이 개선안 도출 전에 금융지주들의 선제적 대응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이찬진 금융감독원원장은 12일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이사회의 견제 기능을 확보하고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지배구조 선진화 TF를 운영하고 있으며 조만간 논의를 통해 도출된 개선 방안과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마련될 것"이라며 "그러나 좋은 일이라고 판단되면 그것을 미룰 이유는 없다, 반드시 필요한 것은 망설임 없이 언제라도 추진하고, 개선이 필요한 것은 반드시 고쳐달라"고 말했다.정치권에서도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금융지주회사 대표이사가 연임할 경우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이사회는 양 회장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정부의 정책적 목표와 궤를 같이한다는 '진심'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양 회장은 현재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전북혁신도시 KB금융타운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KB금융지주를 칭찬하기도 했다.◆ 지배구조 모범생 양종희,연임 특별결의·사외이사 단임제 화답할까이번 이사회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다. 금감원의 지배구조개선 TF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회장 연임 특별결의와 사외이사 단임제를 선제적으로 정관 변경을 통해 도입할지 여부, 그리고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추천 수용 여부다.양 회장의 임기 종료 시점은 2026년 11월이다. 4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만약 KB금융지주가 선제적으로 금융당국의 메시지에 정관변경을 통해 화답한다면 그 영향을 가장 처음, 그리고 직접적으로 받게 되는 인물이 양 회장 본인이 된다.이번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조화준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여정성, 최재홍, 이명활, 김성용 등 사외이사 7명 중 5명(70%)의 임기가 만료된다.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재편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직 베일에 싸인 국민연금 주주제안은 초미의 관심사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추천 여부는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사안이다.KB금융지주는 지난 11일(직전 연도 주주총회 개최일 6주 전)까지 사외이사 후보자 추천 주주제안을 받았다. 주주제안 마감일은 지났지만, 그 구체적 내용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만약 국민연금이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제안을 했고, KB금융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관련 내용이 이번 25일 이사회 결의에 반영되면서 외부로 알려지게 된다. 과연 국민연금이 주주제안을 실제로 진행했을지, 그리고 이사회가 이를 수용했는지가 공개되는 것이다.다만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가능 범위와 관련해서는 해석이 갈린다. 국민연금은 KB금융 지분 8.28%(2025년 3분기보고서 기준)를 '일반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일반투자 목적은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이 아닌 범위 내에서 정관 변경 등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가능하다.문제는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의 범위다.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54조는 경영권 영향 목적의 행위 중 하나로 '이사회 등 상법에 따른 회사의 기관과 관련된 정관의 변경'을 규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이 사실상 이사회 구성에 직접 개입하는 것인 만큼, 이 조항이 금지하는 '경영권 개입'의 연장선에 있다고 지적한다.반대로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해당 시행령이 엄격하게 제한하는 '정관 변경' 행위 자체에는 해당하지 않으며, 상법 제363조의2가 보장하는 고유한 주주제안권인 만큼 일반투자 목적이라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반론도 팽팽하다.KB금융지주는 국민연금이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일반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국민연금은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는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아예 불가능한 '단순투자'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시장에서는 만약 국민연금이 실제로 주주제안을 했다면, KB금융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 이사회가 해당 주주제안을 거부할 명분도, 실리도 없기 때문이다.KB금융지주는 '정기주주총회 주주제안(사외이사 후보 추천) 접수 마감일 안내' 공지사항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자에게 '금융사지배구조법' 등에 정하고 있는 결격사유가 발견될 시에는 주주총회에 부의되지 못할 수 있다"라며 "또한, 주주제안을 통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 인원이 과다하다고 판단될 경우 당사 이사회 규모와 집합적 정합성을 감안하여 주주제안과 관련된 이사회의 '의견 표명'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휘종 기자
"첫 현금배당으로 이익 공유" 알테오젠 전태연, 기술수출 실적 통한 주주신뢰 회복 과제 무겁다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이사 사장이 2026년 1월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6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비즈니스 성과 및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알테오젠>[씨저널]알테오젠이 보통주·우선주 1주당 371원의 현금배당을 지급한다고 최근 공시했다.24일 알테오젠에 따르면, 이는 창사 이래 첫 현금배당이다. 배당금 총액은 약 2백억 원, 시가배당률은 0.1% 수준이다.특히 이번 배당은 자본준비금에서 재원을 마련해 배당소득세(15.4%)가 면제되는 감액배당으로 진행된다.이에 대해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이사 사장은 "적은 인원으로 시작한 작은 벤처기업이 건전한 체력을 갖춘 국내 선도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주주 여러분의 성원 덕분"이라며 "첫 배당을 통해 회사 이익을 주주와 공유하게 된 점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이번 현금배당은 알테오젠이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낸 것이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알테오젠은 2025년 매출액 2021억 원, 영업이익 1148억 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각각 117.4%, 274.8% 성장한 것이다. 알테오젠은 2024년 연간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아울러 이번 현금배당은 최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공개된 로열티 규모에 실망한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알테오젠의 주가는 미국 머크(MSD)로부터 수령하는 키트루다SC(키트루다 큐렉스)의 로열티 비율이 당초 시장 예상치(4~5%)보다 낮은 2%라는 사실이 지난달 공개되면서 크게 떨어진 바 있다. 키트루다SC는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피하주사(SC) 제형 제품이다.전태연 사장은 알테오젠이 보유한 기술이 여전히 높은 수익성과 시장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이와 관련 전 사장은 1월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이피모건 2026 헬스케어 콘퍼런스(J.P. Morgan 2026 Healthcare Conference)' 기간 중 개최된 기업설명회(IR)에서 "올해 여러 건의 기술수출 계약 체결이 가능할 것"이라며 "일부 회사는 실사(DD) 단계에 있다. 순차적으로 계약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이어서 "자체 품목 매출과 하이브로자임 플랫폼의 지속적인 기술수출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동시에, 내부 혁신과 외부 협력을 병행해 안정성과 지속성을 강화하는 하이브리드 비즈니스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더 나은 실적을 확신하고 있음을 강조했다.또한 전 사장은 "알테오젠의 기술적 성취가 재무적 성과로 본격적으로 연결되고 있는 현 시점은 회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알테오젠을 연구개발부터 생산 및 상업화까지 내재화한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현재 추진하고 있는 코스피 이전상장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는 것도 전 사장의 과제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12월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코스닥 시장 조건부 상장 폐지 및 코스피 이전 상장 승인의 건'을 처리했다.앞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후 관련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오는 3분기 말 이전상장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전태연 대표이사 사장은 1965년생으로, 생화학 박사학위와 미국 특허 변호사 자격이 있는 바이오 전문가다. 위스콘신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인디애나대학교 로스쿨에서 변호사 자격을 각각 취득했다.2020년 알테오젠에 합류한 이래 사업개발 부문을 총괄해 왔다. 지난해 12월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대표이사에 올랐다.이승열 기자
HLB 진양곤 상장계열사 10곳 이사회 의장 독점, 책임경영 명분 뒤 비민주적 지배구조 해결 과제
진양곤HLB 회장이 2024년 5월23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제2회 HLB바이오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씨저널] 진양곤 HLB그룹 회장은 2025년 12월 있은 '2026 임원인사'에서 HLB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HLB 이사회 의장만을 맡기로 했다.종전까지 진 회장은 HLB 각자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었다.진 회장은 현재 그룹 내 모든 상장회사 10곳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이를 두고 HLB 쪽은 "HLB를 비롯해 계열사 현안을 직접 챙기면서 실행력을 높이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차원"이라고 밝혔다.하지만 진 회장의 과다한 겸직이 상장계열사 자율경영을 위한 의사결정 권한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각 기업 주주들의 이익을 해칠 수 있다.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양곤 회장은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HLB를 비롯해 HLB생명과학, HLB제약, HLB테라퓨틱스, HLB바이오스텝, HLB이노베이션, HLB글로벌, HLB파나진, HLB제넥스, HLB펩 등 10개 상장회사의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다.이 같은 겸직은 일부 전문경영인에게도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심경재 HLB펩 대표는 HLB파나진과 HLB제넥스 사내이사도 맡고 있다.진 회장의 겸직에 대해서는 계열사의 자율성을 해친다는 비판과 함께, 이사의 충실의무 이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시간·정보·역량의 한계가 있는데 개별 회사의 이사회 안건에 충분히 관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적이다.한편으로는 진 회장이 과다겸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존재한다는 해석도 있다. 총수가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경영을 지휘하기 어려운 HLB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 때문이다. HLB그룹 계열사들은 여러 상호출자와 순환출자로 얽혀 있다. 지주회사 중심의 지배구조 정비가 이뤄졌다면 과다겸직 논란은 애초에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진 회장이 겸직에 대한 다양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민주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각 계열사의 이사회 구성을 우선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통해 오너의 권한을 분산하고 경영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실제로 HLB그룹 계열사들의 이사회 구성을 보면 권한 분산과 효율적인 견제 측면에서 한계가 드러난다.우선 HLB를 비롯한 모든 상장계열사에서 사내이사의 수가 사외이사보다 많아 경영진에 대한 사외이사의 견제가 실현되기 힘든 구조다. HLB의 경우 사외이사 수(3명)는 사내이사(6명)의 절반에 그친다.또한 HLB를 제외한 다른 상장사에는, ESG위원회가 구성된 일부 계열사를 제외하면, 이사회 산하에 별도의 위원회가 구성돼 있지 않다. HLB에만 감사위원회, ESG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등 5개의 위원회가 존재한다.오너를 포함한 사내이사가 다수를 차지하고 산하 위원회가 구성돼 있지 않은 이사회는 대주주와 대표이사의 결정을 단순히 승인만 하는 거수기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무, 회계와 같은 전문적인 사안을 정밀하게 검토할 가능성도 낮아진다.특히 감사위원회가 존재하지 않으면 회계부정이나 사익편취를 사전에 차단하기 어렵게 된다. 아울러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없는 경우 오너와 경영진이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인물을 이사로 선임하기 쉬워져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훼손된다. 결국 내부통제에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이승열 기자
진양곤 HLB 그물망으로 얽힌 계열사 지분관계 골치, 지배구조 단순화 위해 합병·구조조정 다각도 모색
진양곤 HLB 회장 <그래픽 씨저널>[씨저널] 진양곤 회장이 이끄는 HLB그룹은 제약·바이오를 주축으로 하는 상장회사 10개를 비롯해 60개 가까운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이 계열사들의 지분관계는 매우 복잡하다. 수많은 상호출자와 순환출자가 그물망처럼 얽혀 있다.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HLB는 중간지주회사격인 HLB생명과학을 통해 HLB셀, HLB제약, HLB이노베이션, HLB제넥스, HLB펩 등을 거느리고 있는데, HLB생명과학과 HLB셀은 HLB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HLB와 HLB생명과학은 상호출자관계, HLB와 HLB셀은 순환출자관계로 볼 수 있다.다른 계열사들끼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사례도 많다. 예컨대 HLB이노베이션의 지분구조를 보면 HLB를 비롯해 HLB생명과학, HLB테라퓨틱스, HLB바이오스텝, HLB제약, HLB인베스트먼트 등 6개 계열사가 주주명단에 올라 있다. HLB제넥스 역시 HLB생명과학 등 6개 계열사가 지분을 갖고 있다.이 같은 복잡한 상호출자·순환출자 구조는 인수합병(M&A)으로 성장해 온 HLB그룹의 역사를 반영한다. 모기업인 HLB 자체가 2008년 진양곤 회장이 인수한 회사(당시 이노GDN)다. 이후에도 진 회장은 신규 회사 인수 과정에서 계열사 다수를 동원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을 썼다.HLB테라퓨틱스(옛 지트리비앤티), HLB제약(옛 메디포럼제약), HLB바이오스텝(옛 노터스), HLB이노베이션(옛 PSMC), HLB파나진(옛 파나진), HLB제넥스(옛 제노포커스), 미국 베리스모테라퓨틱스, 이뮤노믹테라퓨틱스, 엘레바테라퓨틱스 등이 인수합병을 통해 편입된 계열사들이다.그런데 이처럼 복잡한 지분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진 회장의 지배력을 보완하는 측면도 있다. 진 회장의 HLB 지분율은 7.13%, 진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9.40%에 그친다. 계열사들이 보유한 지분이 진 회장의 우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문제는 이 같은 지배구조가 특정 계열사의 부실이 연쇄적으로 다른 계열사로 이전돼 그룹 전체가 재무적 어려움에 빠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HLB그룹은 신약개발 성과가 이어지지 않은 데 따른 수익성 부진과 나빠진 재무건전성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대표적으로 HLB의 경우 신약개발 지연과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이 원인이 되면서 2014년을 마지막으로 단 한 번도 연간 영업이익(연결기준)을 내지 못했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HLB의 누적 영업손실은 6117억 원에 이른다. 2025년에도 3분기 누적 748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진 회장 역시 이 같은 문제를 알기 때문에 그룹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추진한 HLB와 HLB생명과학의 합병도 이 같은 맥락이었다. 다만 이 합병은 합병에 반대하는 HLB생명과학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당초 상한선으로 설정한 400억 원을 넘어서면서 최종 무산됐다.HLB생명과학은 다른 주요 계열사들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중간지주회사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합병이 성사됐을 경우 그룹 지배구조를 상당부분 단순화할 수 있었다. 아울러 HLB와 HLB생명과학이 각각 보유하고 있는 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의 판권과 수익권을 통합하는 효과도 기대했었다.진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 HLB와 HLB사이언스 합병도 추진했다. 이 합병은 2025년 12월31일자로 완료됐다.앞으로도 진 회장은 지배구조 단순화를 위해 계열사 간 소규모합병 등을 지속해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업계에서는 진 회장이 부실 계열사나 파이프라인을 정리하는 등 그룹 구조조정도 병행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진양곤 회장은 1966년생으로, 원광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부산은행과 평화은행에서 일하다가 1998년 컨설팅회사 제이앤리파트너스를 세워 경영했다.2004년 투자회사 골든라이트를 세워 기업 인수합병에 뛰어들었고, 2008년 HLB를 인수하면서 바이오사업을 시작했다.2025년 12월 HLB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후 이사회 의장직만 맡고 있다.현재 진 회장은 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과 담관암 2차 치료제인 리라푸그라티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회사가 재도약할 기회로 보고 있다. HLB는 지난 1월 이 두 신약의 품목허가를 FDA에 신청했다.리보세라닙의 경우 '삼수' 도전이다. 2024년과 2025년 두 차례에 걸쳐 허가를 신청했지만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이승열 기자
SK그룹 회장 최태원 AI 대전환기 동북아-태평양 협력 강조 : "한·미·일 3국 협력이 향후 질서를 결정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이 2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샐러맨더 호텔에서 열린 '트랜스퍼시픽다이얼로그(TPD) 2026'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SK >[씨저널]"지금 우리가 맞이한 변화는 단순한 도전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존을 좌우하는 구조적 현실이다", "이 전환기에 한·미·일 3국이 어떻게 협력하느냐가 앞으로의 질서를 결정할 것이다"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은 2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샐러맨더 호텔에서 열린 '트랜스퍼시픽다이얼로그(TPD) 2026' 환영사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의 협력을 강조했다.대전환을 이끄는 핵심 동력은 AI라고 짚었다.최 회장은 "우리는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불확실성이 높은 '뉴노멀' 시대를 지나고 있다"며 "AI가 전 세계의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고 바라봤다.AI가 에너지와 금융 등의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쳐 국가와 기업의 전략이 발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최 회장은 "AI에 필요한 전력 수요를 적기에 충족하지 못하면 사회 전체가 큰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며 "새로운 기술과 시스템을 통해 친환경적이면서도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이어 "AI 경쟁을 멈출 수 없는 상황에서 막대한 AI 인프라 비용을 감당할 자본과 자원이 있어야 AI 설루션을 확보하고 경쟁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환영사 마지막에서 격변의 시기에 해결책을 찾기 위한 방안으로 한·미·일 사이 협력의 중요성을 재차 역설했다.최 회장은 "AI 대전환기 속에서 이제는 도전과제를 파악하는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 해법을 구축해 가야 할 때"라며 "한·미·일 3국의 긴밀한 협력을 새로운 시대를 여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최종현학술원이 주최하는 TPD는 한·미·일 전·현직 고위 관료와 세계적 석학, 싱크탱크, 재계 인사들이 모여 동북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의 국제 현안을 논의하고 경제·안보 협력 해법을 모색하는 집단 지성 플랫폼이다. 2021년 시작해 올해 5회째를 맞았다.이번 TPD는 △글로벌 질서 변화와 3국 협력 △AI 리더십 경쟁과 산업 변화 △금융질서 재편 △차세대 원전(원자력 발전)과 에너지 협력 △긴장 시대의 안보 동맹 등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다.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이사는 "TPD 5주년을 맞아 급변하는 글로벌 질서 속에서 한·미·일 협력의 전략적 의미를 다시 짚어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AI, 에너지 등 국가 경쟁력을 가를 핵심 분야에서 실질적 해법을 모색하는 논의의 장을 꾸준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엠바크스튜디오 패트릭 쇠더룬드 CEO, '아크 레이더스'로 넥슨 미래 열고 초대 회장 꿰찼다
패트릭 쇠더룬드 넥슨 회장 겸 엠바크스튜디오 CEO가 넥슨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씨저널]'아크 레이더스'가 실적과 거버넌스 양 측면에서 넥슨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글로벌 흥행으로 넥슨의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이끌어냈고, 개발사 엠바크스튜디오의 최고경영책임자(CEO)인 패트릭 쇠더룬드는 넥슨의 초대 회장이 됐다.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아크 레이더스의 글로벌 흥행이 넥슨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넥슨이 회장직을 신설하고 그 자리에 패트릭 쇠더룬드 엠바크스튜디오 CEO를 앉히겠다고 20일 발표하면서다.패트릭 쇠더룬드 넥슨 회장 겸 엠바크스튜디오 CEO는 2018년 스웨덴 소재 게임 개발사 엠바크스튜디오를 세운 창립자다. 회사 설립 초기부터 개발되기 시작한 아크 레이더스는 2025년 10월 정식 출시된 후 그야말로 글로벌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올해 1월 최고 동시접속자 수만 96만 명을 기록하고 현재까지 판매량 1400만 장을 돌파했다.이로 인해 지난해 넥슨의 연간 매출은 역대 최대인 4조5072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북미·유럽 매출은 직전 해 같은 기간보다 5배 가까이 불어났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의 8%에 불과했던 북미·유럽 매출은 아크 레이더스 출시 이후인 4분기 매출의 31%를 차지하며 비중이 뛰었다.패트릭 쇠더룬드 회장(당시 엠바크스튜디오 CEO)은 지난해 11월 열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아크 레이더스의 리텐션(이용자 유지율)이 넥슨의 어떤 게임보다 높다"며 게임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이사도 "아크 레이더스는 넥슨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글로벌 게임 출시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넥슨은 엠바크스튜디오의 설립 때부터 전략적 투자를 이어왔다. 넥슨 이사회는 2018년 쇠더룬드 회장을 이사회에 합류시켰고, 2019년 넥슨은 엠바크스튜디오 지분 100% 인수 계획을 발표하며 완전 자회사 편입을 결정했다. 초기 멤버 7명으로 시작한 엠바크스튜디오는 넥슨의 투자를 업고 직원 수 1천 명이 넘을 정도로 몸집이 커졌다.쇠더룬드 회장은 아크 레이더스의 성공을 바탕으로 넥슨 지식재산권(IP)의 큰 그림을 그려나갈 예정이다. 그가 넥슨의 장기 전략, 크리에이티브 방향, 글로벌 게임 개발 방식 등을 지휘하고 이정헌 대표가 그의 전략을 수행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쇠더룬드 회장은 "넥슨은 폭발적 성장을 위한 모든 자산을 갖추고 있다"며 "저와 이 대표는 회사의 발전을 위한 공감대를 이뤘으며 즉시 과업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쇠더룬드 회장은 20년 넘게 게임 개발을 해온 인물로 다이스(DICE)의 CEO로 재직하면서 '배틀필드', '미러스 엣지' 같은 성공적 게임 프랜차이즈를 만들었다. 2006년 다이스가 일렉트로닉 아츠(EA)에 인수된 이후에는 EA에서 총괄 부사장을 역임했다.아크 레이더스는 PvPvE(플레이어 대 플레이어 대 게임환경) 기반 익스트랙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이용자는 폐허가 된 미래 지구를 배경으로 생존자 '레이더'가 기계 생명체 '아크'와 맞서 싸우거나, 다른 생존자와 협력·경쟁하며 탐험을 이어간다.김주은 기자
최주선 삼성SDI 대표 2년차에도 자금수혈 바빠, '최대 11조' 현금으로 캐즘 이후 본다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 삼성SDI >[씨저널]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첫해인 지난해 조 단위의 유상증자에 이어 올해는 최대 11조 원까지 확보할 수 있는 보유자산 매각에 나선다.이는 전기자동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이후 업황 반등기에 대비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사업 전환과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SDI가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을 통해 최대 11조 원 안팎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전날 삼성SDI는 '투자재원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등의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공시했다.삼성SDI에 따르면 거래 상대나 규모, 조건, 시기 등 구체적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관련 내용은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된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서 검토해 이사회 보고 및 승인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삼성SDI는 비상장사인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15.2%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84.8%는 삼성전자가 들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삼성SDI가 보유한 지분은 장부가 기준 10조1천억 원으로 평가된다.하나증권은 삼성SDI의 삼성디스플레이 보유 지분을 통해 장부가 대비 1.1배 내외에서, 즉 최대 11조 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디스플레이기업 BOE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예측치가 올해 1.10배, 내년 1.04배인 점을 기준으로 삼아 도출된 수치다.지분 매각 규모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삼성SDI의 설비투자 예정금액이 올해와 내년을 합쳐 5조 원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5조 원 안팎의 자금을 수혈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최주선 사장은 대표 취임 첫해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 들었는데 2년 차 초반부터 대형 지분 매각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최 사장이 2년 연속으로 자금수혈에 고삐를 죈 이유로는 삼성SDI의 설명처럼 과거보다 재무 관련 지표가 다소 저하한 모습을 보이는 점이 꼽힌다.삼성SDI는 낮아진 이익창출력이 고스란히 재무 지표에 투영되는 모양새다.삼성SDI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22년의 1조8080억 원, 순이익은 2023년의 2조660억 원을 고점으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1조7224억 원, 순손실 5849억 원을 내며 모두 적자전환하기도 했다.삼성SDI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21년 말 70.0%에서 2024년 말 88.2%로 높아졌다. 최종 1조6549억 원으로 확정된 유상증자 효과로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79.3%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과거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여기에 올해 영업손익도 4분기에는 흑자전환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4천억 원대 손실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직 실적 개선을 장담할 수 없어 재무 지표가 지속해서 저하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셈이다.최대 11조 원의 현금이 유입되면 삼성SDI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50% 중반대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SDI가 가장 최근 50%대 부채비율을 기록한 때는 2019년(56.8%)이다.배터리업계와 증권업계에서는 삼성SDI가 추진하는 대규모 자금조달과 관련해 '미래 준비'라는 측면에 더 주목하는 모양새다.전기차 캐즘이 장기화하면서 배터리 시장의 무게추가 ESS로 옮겨가고 있어 이를 향한 대비와 함께 차세대 제품을 준비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최 사장도 신년사에서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규정하고 "우리가 맞닥뜨린 상황은 간단치 않지만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슈퍼사이클을 향해 한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머지않아 가슴 벅찬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삼성SDI는 이번에 확보할 현금을 ESS용 배터리사업과 기술개발 투자 확대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점쳐진다.삼성SDI는 지난해 유상증자 발표 당시 미국 GM과 합작법인 투자에 9천억 원, 유럽 헝가리 공장 생산능력 확대에 6천억 원, 국내 전고체 배터리 라인 시설투자 등에 45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이런 삼성SDI의 전략과 견줘보면 현재진행형인 유럽 증설과 국내 투자는 지속하는 반면 미국 GM과 합작법인에 추가 투자 가능성이 낮은 점을 고려하면 이 부분이 ESS용 배터리사업 확장에 할애될 것으로 예상된다.삼성SDI는 지난해 말 미주법인이 맺었던 2조 원 이상의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계약 등을 계기 삼아 스텔란티스와 합작한 미국 공장 생산라인을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하고 있다.이와 연계해 이번 자금이 스텔란티스가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합작법인 지분을 사는 데도 투입될 것이라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최근 해외언론의 보도로 스텔란티스가 삼성SDI과 합작관계에서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 알려졌기 때문이다.삼성SDI는 최 사장이 강조하는 '기술이 희망'이라는 기조도 뚜렷하게 나타내고 있다.삼성SDI에 따르면 지난해 연구개발(R&D) 비용으로 1조4천억 원을 투입했다. 2023년 1조1364억 원, 2024년 1조2976억 원에서 꾸준히 증가하는 것이다.전체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율도 2023년 5.0%, 2024년 7.8%를 지나 지난해 10.6%로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이 20.0% 축소되고 대규모 영업손실을 본 상황에서도 연구개발 투자를 의미 있게 늘린 셈이다.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이 배터리 업황의 마지막 고비로 전망되는 만큼 삼성SDI가 장기적 투자재원 확보 및 안정적 재무구조 구축을 위해서 진행하는 지분 매각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삼성SDI는 전날 공시를 통해 "보유자산 매각과 관련해 향후 경영환경, 회사의 이사회 승인 결과 등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상유 기자
GS건설 허윤홍 '새로운 자이'로 성수1지구 무혈입성하나, 2조 원대 수주로 '검단 사고' 후 부활 노린다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새로운 '자이'로 2조 원 넘는 첫 대규모 수주에서 무혈입성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배경은 GS건설이 성수1지구 조합에 제안한 '리베니크 자이' 투시도. <그래픽 씨저널>[씨저널]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새로운 '자이'로 2조 원 넘는 첫 대규모 수주에서 무혈입성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GS건설이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액으로 8조 원을 제시한 가운데, 성수1지구 수주에 성공해 올해 목표의 상당 부분을 채우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성수1지구 재개발 조합이 이날 입찰을 마감한 가운데 GS건설의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GS건설은 19일 조합에 입찰보증금 1천억 원을 전액 현금으로 납부했지만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는 GS건설이 유일해 최종 유찰됐다. 이후 재입찰 공고에서 GS건설이 또 단독 응찰하면 도시정비법에 따라 조합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GS건설은 지난해부터 성수1지구 수주 도전 의사를 표명해왔다. 올해 1월 입찰 참여를 공식화하며 '비욘드 성수(성수, 그 이상의 가치)'라는 슬로건을 내놨다. 조합원을 사로잡기 위한 대외적 조건도 내걸었다.'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 데이비드 치퍼필드와의 협업, 특허 출원한 파노라마 조망 구조 설계 적용, 단지명 '리베니크 자이' 제안 등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GS건설이 이렇게 적극적이었던 이유는 성수1지구가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 달성의 가늠자이기 때문이다. GS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로 8조 원을 제시했다. '도시정비사업 최강'이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단 선언이나 마찬가지다. 2015년 GS건설은 당시 업계 최고액이었던 8조810억 원의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기록한 바 있다. 이 지위가 크게 흔들린 것은 2023년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벌어지면서다. 이 해 GS건설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1조5878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수주 축소 원인으로 GS건설이 제시한 것은 팬데믹과 전쟁 등으로 공사비가 급등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증권업계에는 검단 붕괴 사고가 수주경쟁력 약화로 직결된 것으로 분석했다.허 사장은 2024년 사고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대표이사로 등판했다. 도시정비사업에서 GS건설이 맞닥뜨린 최대 위기를 돌파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같은 해 그는 22년 만에 처음으로 '자이 리브랜딩'을 추진했다. 실추된 GS건설의 이미지를 반전시킬 계기를 필요로 했다.다행히도 자이 리브랜딩 이후 GS건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성적은 상승세다. 2024년과 2025년 각각 3조1098억 원, 6조3461억 원을 기록해 해마다 2배가량 뛰었다. 허 사장이 내세운 올해 목표 8조 원은 이러한 상승 추세를 올해에도 지속해나가겠단 의지 표명인 셈이다.성수1지구는 허 사장의 새로운 자이가 2조 원 넘는 대규모 수주에서 경쟁력을 확인받는 첫 번째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이후에도 대규모 수주 참여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GS건설이 올해 입찰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서울의 주요 도시정비사업은 성수1지구 외에도 개포우성6차, 서초진흥아파트, 압구정 4·5구역 등이다. 이 가운데 성수1지구의 예정 공사비는 2조1540억 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GS건설이 성수1지구 수주에 성공하면 허 사장은 올해 수주 목표의 4분의1가량을 한 번에 채우게 된다. 1월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한 6856억 원 규모 송파한양2차아파트 재건축사업까지 포함하면 목표의 35% 이상을 달성하는 셈이다. 김주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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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도 코스피 상승장 합류하나, LG전자 류재철-LG디스플레이 정철동 실적에 '로봇의 힘'까지 보탠다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왼쪽)와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 LG전자, LG디스플레이 > 코스피가 '5천피'를 달성한 지 한 달여 만에 역대 처음으로 6천 고지까지 넘어선 상황에서 그간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들이 상승 흐름에 올라탈지 주목된다.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와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눈에 띄는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데 로봇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주며 시장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기전자기업들의 주가가 반도체기업의 상승세를 이어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는 코스피 연일 최고치 경신하면서 반도체에 몰렸던 관심이 전기전자 업종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기전자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있는 데다 미국의 관세 정책에 일정 부분 제동이 걸리는 등 우호적 경영환경이 마련되고 있다는 점도 깔려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연일 상승하면서 반도체에서 전기전자, 대형주 중심으로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며 "(주요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트럼프 관세 정책에 관한 위법 판결로 관세 확산에 제동이 걸린 것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전기전자 계열사를 핵심으로 둔 LG그룹을 향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코스피가 6천 시대를 맞이했지만 당초 LG그룹 계열사들은 랠리에 탑승하지 못했다.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대거 몰리는 상황에서 이른바 '메가사이클'을 맞이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올해 초부터 휴머노이드 로봇을 동력 삼아 주가가 크게 뛴 현대자동차 등 다른 4대 그룹 주요 계열사와 비교해 LG그룹에서 나타난 상승세는 상대적으로 뒤처졌기 때문이다. LG그룹의 주요 전기전자 부문 계열사의 LG전자 대표이사에 내정된 류재철 사장과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지지부진했던 주가 흐름을 반전할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류 사장과 정 사장은 모두 올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호실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1090억 원을 냈다.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결과지만 2016년 4분기 이후 9년 만에 영업적자를 봤다는 점이 주가를 누르는 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연초부터 빠르게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3조2822억 원, 영업이익 1조7355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1년 전보다 매출은 2.4% 오르는 것이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실적(2조4784억 원)의 절반을 뛰어넘는 수치다. 올해는 연결기준 매출 92조1822억 원, 영업이익 3조4555억 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도 3.3% 오르면서 영업이익은 39.4% 뛰는 것이다. 가전 사업에서 미국과 멕시코 생산 비중을 늘리는 등 관세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점, 수익성이 높은 기업간거래(B2B)로 포트폴리오 중심축을 이동하는 점 등이 LG전자 영업이익 증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3월로 공식 대표 임기를 시작하는 류 사장의 첫 발걸음이 가벼워 진 셈이다. 정 사장은 이미 지난해 '정철동 매직'이라 불릴 만큼의 실적 반등을 이뤄냈다. LG디스플레이는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올레드(OLED)로 구조 전환 효과를 톡톡히 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295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2배 이상 급증하면서 2021년 이후 5년 만에 '조 단위'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수치다. 류 사장과 정 사장에게 추가 기업가치 상승을 위한 주요 재료는 '로봇'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LG전자는 최근 그룹의 AI연구원이 개발한 AI 모델 '엑사원(EXAONE)'과 연계해 로봇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기업 베어로보틱스(지분율 61.1%), 산업용 로봇기업 로보스타(33.4%), 로봇 구동장치 액츄에이터기업 로보티즈(7.3%) 등 다수의 로봇기업에 최대주주 등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가정용·산업용 로봇 모두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역량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류 사장은 올해 1월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유한 사업역량을 활용해 시장 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분야 가운데 하나로 '로봇'을 점찍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본격적으로 OLED 패널의 포트폴리오가 로봇 분야로 넓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전장 분야 OLED 디스플레이에서 시장 신뢰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이를 기반으로 로봇 산업의 디스플레이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초기 로봇에서 정보 전달, 소통의 과정은 음성보다는 OLED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진행될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가 옵티머스의 테슬라, 아틀라스의 보스턴다이내믹스 등 많은 휴머노이드 로봇기업에 협력사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LG전자 주가는 올해 1분기 실적 개선과 로봇 사업 기대감에 2월 첫 거래일부터 전날까지 35.7% 뛰었다. 지난해 연간 주가 상승률 10.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29.4% 상승했던 LG디스플레이 주가도 2월에만 26.8% 올랐다. 재계 한 관계자는 "AI 시대 주목받고 있는 로봇 산업과 연계한 사업 유무가 주식시장에서 기업가치를 가르는 핵심이 될 것"이라며 "다만 향후 실제 본격적으로 사업화됐을 때 기업의 실적에 얼마나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진양곤 HLB 그물망으로 얽힌 계열사 지분관계 골치, 지배구조 단순화 위해 합병·구조조정 다각도 모색
진양곤 HLB 회장 <그래픽 씨저널> 진양곤 회장이 이끄는 HLB그룹은 제약·바이오를 주축으로 하는 상장회사 10개를 비롯해 60개 가까운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계열사들의 지분관계는 매우 복잡하다. 수많은 상호출자와 순환출자가 그물망처럼 얽혀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HLB는 중간지주회사격인 HLB생명과학을 통해 HLB셀, HLB제약, HLB이노베이션, HLB제넥스, HLB펩 등을 거느리고 있는데, HLB생명과학과 HLB셀은 HLB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HLB와 HLB생명과학은 상호출자관계, HLB와 HLB셀은 순환출자관계로 볼 수 있다. 다른 계열사들끼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사례도 많다. 예컨대 HLB이노베이션의 지분구조를 보면 HLB를 비롯해 HLB생명과학, HLB테라퓨틱스, HLB바이오스텝, HLB제약, HLB인베스트먼트 등 6개 계열사가 주주명단에 올라 있다. HLB제넥스 역시 HLB생명과학 등 6개 계열사가 지분을 갖고 있다. 이 같은 복잡한 상호출자·순환출자 구조는 인수합병(M&A)으로 성장해 온 HLB그룹의 역사를 반영한다. 모기업인 HLB 자체가 2008년 진양곤 회장이 인수한 회사(당시 이노GDN)다. 이후에도 진 회장은 신규 회사 인수 과정에서 계열사 다수를 동원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을 썼다. HLB테라퓨틱스(옛 지트리비앤티), HLB제약(옛 메디포럼제약), HLB바이오스텝(옛 노터스), HLB이노베이션(옛 PSMC), HLB파나진(옛 파나진), HLB제넥스(옛 제노포커스), 미국 베리스모테라퓨틱스, 이뮤노믹테라퓨틱스, 엘레바테라퓨틱스 등이 인수합병을 통해 편입된 계열사들이다. 그런데 이처럼 복잡한 지분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진 회장의 지배력을 보완하는 측면도 있다. 진 회장의 HLB 지분율은 7.13%, 진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9.40%에 그친다. 계열사들이 보유한 지분이 진 회장의 우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지배구조가 특정 계열사의 부실이 연쇄적으로 다른 계열사로 이전돼 그룹 전체가 재무적 어려움에 빠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HLB그룹은 신약개발 성과가 이어지지 않은 데 따른 수익성 부진과 나빠진 재무건전성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 대표적으로 HLB의 경우 신약개발 지연과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이 원인이 되면서 2014년을 마지막으로 단 한 번도 연간 영업이익(연결기준)을 내지 못했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HLB의 누적 영업손실은 6117억 원에 이른다. 2025년에도 3분기 누적 748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진 회장 역시 이 같은 문제를 알기 때문에 그룹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추진한 HLB와 HLB생명과학의 합병도 이 같은 맥락이었다. 다만 이 합병은 합병에 반대하는 HLB생명과학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당초 상한선으로 설정한 400억 원을 넘어서면서 최종 무산됐다. HLB생명과학은 다른 주요 계열사들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중간지주회사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합병이 성사됐을 경우 그룹 지배구조를 상당부분 단순화할 수 있었다. 아울러 HLB와 HLB생명과학이 각각 보유하고 있는 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의 판권과 수익권을 통합하는 효과도 기대했었다. 진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 HLB와 HLB사이언스 합병도 추진했다. 이 합병은 2025년 12월31일자로 완료됐다. 앞으로도 진 회장은 지배구조 단순화를 위해 계열사 간 소규모합병 등을 지속해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진 회장이 부실 계열사나 파이프라인을 정리하는 등 그룹 구조조정도 병행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진양곤 회장은 1966년생으로, 원광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부산은행과 평화은행에서 일하다가 1998년 컨설팅회사 제이앤리파트너스를 세워 경영했다. 2004년 투자회사 골든라이트를 세워 기업 인수합병에 뛰어들었고, 2008년 HLB를 인수하면서 바이오사업을 시작했다. 2025년 12월 HLB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후 이사회 의장직만 맡고 있다. 현재 진 회장은 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과 담관암 2차 치료제인 리라푸그라티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회사가 재도약할 기회로 보고 있다. HLB는 지난 1월 이 두 신약의 품목허가를 FDA에 신청했다. 리보세라닙의 경우 '삼수' 도전이다. 2024년과 2025년 두 차례에 걸쳐 허가를 신청했지만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 이승열 기자
산업은행의 뜨거운 감자 'HMM 매각' 노란불, 박상진 해운업황 둔화에 '단독 매각' 포함 새 돌파구 모색
박상진 KDB산업은행 회장이 HMM의 매각을 위해 다시 신발끈을 동여매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박상진 KDB산업은행 회장이 HMM의 매각을 위해 다시 신발끈을 동여매고 있다. 해양진흥공사의 보유 지분까지 한번에 매각하기 어려우니 산업은행의 보유 지분만 단독으로 매각한다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HMM의 실적이 해운업황 둔화로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것이다. 2025년 HMM은 2024년보다 무려 58.4% 감소한 영업이익을 냈다. 안그래도 '너무 비싸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HMM이 매물로서의 매력도도 떨어지고 있는 형국인 셈이다. 하지만 반대로 오히려 해운업황이 악화되고 있는 지금이 매각의 적기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해운업이 대표적 '사이클' 산업인만큼, 불황이 오히려 매각가 현실화 측면에서 조기 매각의 윤활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식지 않는 매각 의지, '통매각' 대신 '단독매각' 카드 만지작 최근 산업은행은 HMM의 신속한 매각 추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하며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에서 "산은 지분 35.4%(3억3400만주)만 단독 매각하는 방안도 HMM 매각 방안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기존에 고수해 온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와의 '통매각' 원칙에서 한 발 물러나, 유연한 매각 구조를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 회장의 매각 의지는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2026년 업무현황' 자료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산업은행은 해당 자료를 통해 "HMM의 경영 정상화로 구조조정의 목적이 달성됐다"며 "HMM 주식 보유에 따르는 산은의 재무 부담 등으로 신속한 매각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산업은행이 보유한 HMM 지분은 그동안 산은의 BIS 자기자본비율을 끌어내리는 '재무 족쇄'로 지목되어 왔다. 물론 지난해 6월 금융당국이 HMM 지분 가치가 산은 자기자본의 15%를 초과하더라도 한시적으로 그 초과액에 대해 위험가중치 1250%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비조치의견서를 발급하면서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이 조치의 유효기간이 2028년 6월 말까지로 한정된 만큼, 박 회장 입장에서는 그 전에 매듭을 지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 '반토막' 난 HMM 실적, 해운업황 둔화가 매각 발목 잡나 문제는 HMM의 최근 성적표다. HMM은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0조8914억 원, 영업이익 1조4612억 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24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6.9%, 영업이익은 무려 58.4%나 급감했다. 이익 규모가 사실상 반토막이 난 셈이다. 이는 해운업황의 둔화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해운업계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24년 평균 2506포인트에서 2025년 1581포인트로 37% 가까이 급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어져 온 이례적인 호황이 막을 내리면서 HMM의 몸값에도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산업은행은 2023년부터 2024년에 걸쳐 HMM의 조기 매각을 시도했으나, 당시 지나치게 높은 몸값과 영구채 전환 이슈 등으로 매각이 불발된 바 있다. 업황이 꺾인 현시점에서의 재추진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12일 종가 기준으로 산업은행이 보유한 HMM 지분 가치는 약 7조1337억 원, 해진공 보유 지분 가치는 7조640억 원에 이른다. 두 기관의 지분을 합치면 14조 원이 넘는다. 산업은행 지분만 따로 떼어내 매각한다고 해도 7조 원 수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매각가는 10조 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여전히 원매자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표다. ◆ 몸집 줄어든 지금이 적기? 배임 논란 넘을 명분은 충분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적 둔화와 업황 악화가 오히려 매각의 '윤활유'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실적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국면이 오히려 원매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춰줄 수 있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HMM의 기초 체력이다. 글로벌 주요 선사들이 업황 악화로 적자 전환의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도 HMM은 13.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 부실 덩어리였던 '현대상선' 시절과는 체질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뜻이다. 세계 2위 해운사인 머스크의 컨테이너 사업부문, 일본의 유일 국적 컨테이너선사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등은 2025년 4분기에 영업적자를 냈다. 반면 HMM은 2024년 4분기보다 68%나 감소하긴 했지만, 영업이익 3173억 원을 내면서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가격을 빼놓고 본다면 HMM은 여전히 매력적 매물임이 확실하다'며 '산업은행의 매각 의지가 확고하고 업황 둔화로 몸값 조정의 여지가 생긴다면 원매자들과의 협상 테이블이 의외로 빠르게 차려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물론 헐값 매각에 따른 '배임 논란'은 넘어야 할 산이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을 제값보다 싸게 팔 경우 배임 시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매각가가 현실적으로 조정되더라도 배임 성립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임무에 위배하여 자신 또는 타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이미 회수한 공적자금, 그리고 현실화 하더라도 여전히 매우 높은 HMM의 매각 가격 등을 고려하면 손해의 인식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산업은행과 해진공은 이미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투입한 공적자금(약 4조2천억 원) 중 3조 원 정도를 회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거하고 지분가치만으로 매각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투입된 공적자금의 두 배 이상을 회수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매각 타이밍을 놓쳐 업황이 더 악화되고 기업 가치가 폭락하게 두는 것은 오히려 더 큰 국가적 손실이 될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동원그룹과 포스코홀딩스 등이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포스코홀딩스가 최근 인수 검토 축소 기류를 보이는 등 변수는 여전하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HMM이 지난해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글로벌 해운업계 탑티어 수준의 수익성을 보이고 있는 매력적 매물인 것은 확실하다"라며 "HMM 매각을 위한 공고가 나기 전까지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뉴 CEO 프로파일
김우찬 TKG휴켐스 대표이사 사장
삼성SDI 출신 소재 전문가, 반도체·이차전지 신사업 다각화 주력 [2026년]
구혁서 LX인터내셔널 대표이사 내정자
인니 니켈광산 인수 진두지휘한 30년 자원 전문가, 신규 광물 개발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주력 [2026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
K-뷰티 위상 끌어올린 혁신가, 2~3년간 실적부진에 경영위기 2025년 4조 클럽 복귀에 안도 [2026년]
이경후 CJENM 브랜드전략담당실장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 CJENM서 문화 사업 도맡아 승계능력 입증은 과제 [2026년]
뉴 채널 WHO
한국 경제 비상, 중동 군사 충돌이 불러올 금리 인상 압박 가능성
이란의 군사 대응 강화로 중동 사태가 악화되면서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큰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사태가 단기에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유가 상승과 물류 차질이 일시적
세계가 트럼프의 친인척과 친구들에게 휘둘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교 경험이 부족한 측근과 친인척을 외교 전면에 내세우며 ‘네포티즘(족벌주의)’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40년지기 친구인 스티브 윗코프
기능을 넘은 갤럭시 S26 ‘에이전틱 AI’, 삼성전자 갤럭시 전략의 판을 다시 짜다
삼성전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6'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갤럭시의 미래 전략을 'AI 리더십' 강화로 명확히 했다.
특히 갤럭시
토스증권 잇따른 전산 장애, '시스템 안정성 비상' 무엇이 문제일까?
26일 밤 토스증권 MTS와 WTS에서 약 31분간 '원화 주문 가능 금액'이 실제 잔고와 다르게 표시되는 전산 오류가 발생해 이용자들이 혼란을 겪었다.
온라인상에서는 잔액이
crown
CEO UP & DOWN
기아 대표이사 사장
송호성
기아의 첫 전동화 전용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더 기아 PV5’가 한국 최초로 세계 최고 권위 상을 받았다. 기아는 19일(현지시각)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세계 상용차 박람회 ‘솔루트랜스’에서 PV5가 ‘2026 세계 올해의 밴’을 수상했다고 20일 밝혔다. 1992년부터 세계 올해의 밴을 선정한 이래 한국 브랜드가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 전기 경상용차 가운데서도 최초 수상이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은 “PV5가 데뷔와 동시에 ‘세계 올해의 밴’에 선정된 것은 기아가 글로벌 경상용차 시장의 기준을 재정의하고 전 세계 비즈니스 고객을 위한 스마트하고 지속가능한 모빌리티의 미래를 열어갈 것임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 총괄사장
박철희
호반건설이 ‘경영권 부당 승계’ 오명을 벗게 됐다. 건설사가 수익이 날지 불투명한 상태에서 단순히 낙찰 받은 공공택지를 계열사에 양도한 것이 ‘부당한 지원행위’라는 공정거래위원회 규제에 법원이 판단을 달리한 것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20일 호반건설이 공정위 제재를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과징금 608억 원 중 364억6천여만 원을 취소하라”고 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다만 공공택지 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해 무상 지급 보증을 한 행위에 대해서는 ‘시공사가 시행사에 지급 보증을 서는 것은 업계 관행’이라는 호반건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휠라홀딩스 대표이사
윤근창
‘K패션’ 업계가 불황 터널을 지나는 가운데 미스토홀딩스(구 휠라홀딩스)의 호실적이 두드러진다. 미스토홀딩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882억 원, 영업이익 1319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7%, 41.2% 증가했다. 이호연 미스토홀딩스 CFO는 “3분기에도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효율적 자산 운용을 기반으로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5대 패션사(삼성물산, LF,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코오롱FnC)는 전년도보다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폭이 확대되는 등 올해 3분기 실적이 모두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
장인화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유해가스가 유출돼 작업자 3명이 중태에 빠졌다. 포스코그룹에서 올해만 노동자 6명이 사망하는 등 중대재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20일 포항제철소 STS 4제강공장에서 50대 용역업체 작업자 2명과 40대 포스코 직원 1명이 가스를 흡입해 쓰러졌다. 당국은 슬러지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에 작업자가 질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포스코이앤씨, 포항제철소, 광양제철소 등 포스코그룹 내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만 6명이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은 반복된 사고를 막기 위해 8월1일 안전특별진단 TF를 가동했지만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쿠팡아이엔씨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
김범석
쿠팡에서 4500여명의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첫 개인정보 노출 시점으로부터 열흘 넘게 이를 인지하지 못하다가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쿠팡은 “18일 고객 4500여명의 개인정보가 비인가 조회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조회된 정보는 고객의 이름과 이메일 주소, 배송지 주소록 등 배송 정보와 최근 5건의 주문 정보로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최민희 의원실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제출받은 침해사고 신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6일 오후 6시38분 자사 계정 정보에 대한 무단 접근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침해 사실을 인지한 시점은 12일이 지난 18일 오후 10시52분으로 기록돼 있다. 쿠팡이 침해 사실을 열흘 넘게 파악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정확한 유출 시점을 고객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